투명한 '블루'와는 거리가 먼 ‘보라’에 가까운 불투명함
비슷한 듯 다른 그 어디쯤, 과연 사춘기와 오춘기는 어떻게 다를까?
사춘기의 불안은 불투명함에서 온다.
어린이도 아닌 것이, 어른도 아닌 애매한 몸과 마음이 그동안 투명했던 것들을 흐리게 만든다.
나의 정신세계는 분명, 어른들보다 한수 위 같은데 도대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어른이라고 우기기엔 미래가 너무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도 모르겠고, 꿈도 없고, 그런데 폼 나게는 살고 싶다.
어릴 적 내뱉은 꿈과 희망 직업은 나의 머릿속에서 점점 불투명해진다.
어른이 되면 투명해질 수 있을까?
오춘기의 불안은 더 짙어진 불투명함에서 온다.
대학만 가면, 대학만 졸업하면, 취업만 하면, 결혼만 하면…
적어도 불혹만 넘으면…. 모든 것이 투명해질 줄 알았다.
투명까지는 아니어도 조금은 선명한 블루에 가까워질 거라고 착각했다.
하지만 어린이도 아닌 것이, 어른도 아닌 애매한 이 놈의 마음이 문제다.
정신세계는 분명, 아직도 아이들처럼 천진난만한데 도대체 아무도 인정해주지 않는다.
여전히 오춘기들의 미래는 불확실하고 불안하다.
아직도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고, 꿈?
그런 건 개나 줘버려…라고 하기엔 요즘 개들도 그런 건 안 먹는다.
(요즘 반려견들은 나보다 더 잘 먹고 잘 산다. ㅠㅠ)
그런데 오춘기들도 폼 나게는 살고 싶다.
워라밸(Work-life balance), 욜로족(You only live once!)
경제적 자립과 조기 퇴직(Financial Independence, Retire Early)을 바라는 파이어족이 꿈이다.
하지만 취업도 어렵고, 연애도 결혼도 어렵고, 육아는 더욱 어렵고,
인간관계는 더더욱 어렵고, 대출 너마저도 어려운…
‘안정’된 삶과는 점점 멀어진다.
투명은커녕 보라색이 ‘빨간색’으로 바뀌기 일보직전이다.
20대가 되면 눈부신 청춘일 줄 알았다.
30대가 되면 조금은 당당할 줄 알았다.
40대가 되면 여유가 생길 줄만 알았다.
50대가 되면 조금은 내려놓을 줄 알았다.
사춘기가 막연함이라면, 오춘기는 막막함이다.
오춘기들도 설마,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너무 빨리 변하는 세상이, 우리를 둘러싼 비합리적이고 정의롭지 못한 환경들이
우리를 오춘기로 내몰았다.
그러므로 오춘기들을 철없는 어른이라고 폄하하거나 핀잔주지 말자!
우리는 오춘기들이 ‘불투명함’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응원하고 도와주어야 한다.
도대체 어떻게???
때로는 블루에 가까운 바다로 끌고 가자!
때로는 어릴 때처럼 유치하게 놀아주자!
마음속 다락방에 숨어 있는 아이가 똥꼬 발랄하게 뛰어놀 수 있도록~
때로는 강력한 마음의 펀치 한방 날려 펑펑 울게 해주자!
오춘기들은 생각보다 마음 놓고 울 기회도, 공간도 없다.
때로는 ‘고요 속의 외침’ 같은 게임으로 뱃살까지 땡길 정도로 힘껏 소리치게 해주자!
때로는 투명한 맑고 맑은 소주로~ 수다를 가장한 위로를 따라주자
때로는 고백해보자. “사실…, 나….도… 오춘기야”
그리고 듣는 사람이 쑥스러워서 심장이 간질간질해질 정도로
아주 자주, 반복적으로, 과하게 칭찬해주자!
오춘기들은 사실, 칭찬에 굶주려 있다. (어릴 때는 밥만 잘 먹어도 칭찬받았는데)
“넌 그 어려운 시간들을 참 잘 버텨왔다.”
“역시 넌 달라! 어쩜 아직도 아이처럼 그렇게 순수하니!”
만약 간지러운 칭찬이 어렵다면, MBTI의 성격유형을 통해 구체적으로 칭찬하는 걸 추천한다.
“어머! 너 INFP였어. 어쩐지 넌 잔다르크처럼 열정적이고 정의로운 면이 있다고 생각했었어.
여기 봐. 상냥하고 이타주의자라네. 공감 능력도 뛰어나고 글도 잘 쓰고, 임기응변도 뛰어나고.
딱! 너네. 너야!”
“아… 내가… 그랬던가?”
세상의 오춘기들이여~ 당당하게 힘들어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