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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쏘쓰 Mar 06. 2023

Chat GPT는 내 일을 대신 해줄 수 있을까?


매년 새해가 되면 하는 일이 있다.


정확히는 연말부터 하는 일인데,

그동안 나와 일을 했던 클라이언트들이나, 회사 내부, 또는 한 번이라도 미팅을 했던 사람들에게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를 읽고 정리해서 요약본을 보내주는 일이다.


벌써 한 3년째 해오는 일인데, 이 레포트를 만들때마다 느끼는 건 확실히 소비자 트렌드는 한국이 앞서 나간다는 점이다. 그리고 워낙 소비 패턴과 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이곳의 실정과는 조금 동떨어지는 내용도 많다.


그럼에도 이 레포트를 계속 정리해서 보내는 이유는, 한국에서 일어나는 소비 트렌드는 결국에는 노르웨이로 오긴 온다는 것이다. 다만 시기의 문제일 뿐. 그리고 워낙 다양한 트렌드를 읽어내는 클라이언트들이기에, 이 레포트를 은근 기다리고 있어, 이제는 계속 해야하는 연례 행사처럼 자리 잡았다. 나도 이 레포트를 만들면서 올해 트렌드는 어떨지 다시 한 번 들여다보게 되고, 한 해 사업 계획을 세울 때 염두에 둘 수 있어서 좋다.


연말 연초가 되면 내가 이렇게 한해의 한국의 소비자 트렌드 전망을 요약해서 레포트를 준비하듯이 다양한 기관에서 한 해 전망을 예측하는 트렌드 관련 세미나를 열고는 한다. 나도 1-2월 동안 거의 네 개가 넘는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트렌드 청취를 했는데, 모든 세미나에서 하나 같이 강조한 것이 있다.



바로


Chat GPT


Chat GPT 대화창 첫 화면

올해는 Chat GPT를 필두로 AI의 중요한 변곡점이 되는 해일 것이라는 게 모두의 전망이었다. 처음 Chat GPT를 들었을 땐, 아 뭐 그런가보다 했었다. 우리는 벌써 다양한 AI를 접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아직 갈 길이 멀다.'란 생각을 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두번째 세미나에서 였나, 한 연사가 Chat GPT 시뮬레이션을 해주고 나서부터 눈이 번쩍 뜨이기 시작했다. 명령어를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내가 원하는 바를 잘 입력한다면 Chat GPT가 내가 원하는 바와 거의 흡사하게 텍스트를 추출해내는 것이 아닌가. 그 길로 Open AI에 가입하고 Chat GPT를 돌려보기 시작했다.


이미 앞서 나가는 사람들은 Chat GPT를 통해 어떻게 업무 자동화를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Chat GPT가 아직 한국어까지는 딥러닝이 다 이루어진 단계가 아니라서 그런지 한국어로는 섬세한 텍스트를 추출할 수 없지만, 영어와 노르웨이어는 어느 정도 완성형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명령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넣느냐에 따라 원하는 대답에 근접한 텍스트를 추출할 수 있는 Chat GPT


처음에는 너무 무서웠다.

아 이제, AI가 진정 인류의 대부분의 일을 가져가기 시작하겠구나.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 이후에 근 한 달 간, 틈이 나면 Chat GPT와 AI의 세계에 대해 유튜브와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발 빠르게 Chat GPT와 AI 프로그램으로 업무 자동화를 실천하는 사람들의 꿀팁도 많았고,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그러다 이 짤을 봤다. 아마 구글링을 하다 걸린 것 같은데, 이걸 보고 무릎을 탁 쳤다.




AI가 내 일을 가져갔어 ㅠㅠ 
vs. 
AI가 내 일을 가져가서 하고 있어!!(오예!)


AI가 고도화되기 전까지 우리는 AI를 어떻게 활용해야될지 생각해 볼 문제다.

AI를 최대한 잘 활용해서 AI와 함께 업무를 할 수 있는 사람만이 살아남는다는 데에 동의한다.


한 세미나의 말미에서 한 연사가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의 세계는 AI를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구분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어서 한 말도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AI에 인간이 지배되는 것은 먼 미래의 일일지 모르지만,
 AI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을 지배하는 것은 아주 가까운 미래의 일이라 봅니다.


Chat GPT로 대표되는 AI가 고도화될 수록 사실 내 업무는 간편해졌다. 마케팅용 자료를 쓸 때도 명령어를 상세하게 잘 넣으면 왠만한 완성도의 텍스트가 나왔고, 심지어 내가 노르웨이어로 쓴 초안을 중심으로 상세 자료를 뽑아 내주기도 하고, 어법 오류까지 잡아준다!


영원히 노르웨이어가 완성형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나로서는 쾌재를 부를만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일이 점점 더 쉬워지면서 내가 과연 이 포지션에서 이 업무를 계속 영위할 수 있는가란 물음표도 떠올랐다. 그러나 앞의 짤을 다시 되새겨 보면 된다. AI가 내 일을 대신 해서 나는 한결 편하게 업무할 수 있는 방법을 인지하면 된다.


현재의 Chat GPT는 방대한 인터넷 상의 자료를 기반으로 딥러닝 된 기술인만큼, 높은 수준의 평균만을 구현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워낙 방대한 자료로 딥러닝이 된 만큼, 리서치와 초안을 잡는 데에 이용한다면 업무 효율성을 크게 증진시키는 좋은 도구가 되어줄 것이다.


다만 이제 왠만한 모두가 높은 수준의 평균을 Chat GPT로 구현해낼 수 있게 된만큼, 거기에 나만의 또는 우리 회사만의 차별성을 어떻게 돋보이게 하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결국 AI시대가 고도화될 수록 내가 가진 (또는 회사가 가진) 고유성(Originality)를 어떻게 표현해내는지가 이 업계의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다. 내가 가진 고유성은 AI가 딥러닝할 수 있는 만큼의 방대한 자료가 없기 때문에(물론 회사라면 말이 달라질 수 있다.) 내가 어떻게 그 고유성을 잘 드러낼 것인가가 핵심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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