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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라봄 Sep 13. 2023

주제

신랑 독자의 한마디

"주제라는 게 있어야 할 거 아냐."

발행 글을 본 신랑의 말이다.


주제 파악도 못하고 아무꺼나 생각나는 대로 일기 같았나 보다. 어느 부분은 인정한다. 언젠부턴가 일기를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앞서 목과 어깨에 힘주다. 여전히 내 안에 갇힌 글, 나만 아는 이야기를 나열하고 있나 돌아보게 하는 당신의 한마디. 말 한마디가 성찰하게도 하지만 의욕을 꺾기도 한다.  

'그런 주제에 무슨 글을 쓴다고...'


습관처럼 아이들이 등교하면 쓰고 있다.

써야 한다는 강박인지,

쓰고 싶다는 열망인지,

더 나은 글을 쓰려는 욕망인지 모르겠다.

심플하게 생각하며 살고 싶다.   


그렇다면 신랑 독자님께서 해주신 조언을 되살려 나는 과연 어떤 글을 주제로 쓰고 싶은 건지 묻는다. 오전엔 가사 노동자이고 오후엔 유치원 근로자다. 아침, 저녁엔 아내, 엄마 노릇을 약간 한다. 그나마 쓸 수 있는 건 내 삶을 쓰는 일이다. 상상력과 창의력은 부족해서 경험한 일만 쓴다.


아직 걸러지지 않은 복잡한 생각도 쓰고

오고 가는 말들도 쓰고

오래 머무르는 마음도 쓴다.


그런 나기에 한 가지 주제를 잡는다는 건 꽤나 어려운 일이다.

 

도움이 되는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컸다. 반대로 기대와 목적 없이 툭 털어놓은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오늘은 어깨 힘 빼고 하루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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