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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이엠 저리킴 Sep 12. 2021

지옥에서 사옥까지 #015_fin

창업 5년 만에 지옥에서 사옥까지, 스릴 넘치는 창업 드라마

* 창업 5년 만에 지옥에서 사옥까지, 그 흥미진진한 스릴 넘치는 창업 드라마의 마지막 회가 펼쳐집니다.



#15-1. 2021년 1월~3월


2021년의 새해가 어김없이 밝았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새해맞이 카운트다운 행사를 매년 해왔던 진혁은 안방에서 따뜻하게 맞이하는 새해가 여전히 어색하기만 하다. 최소 40시간 동안 추운 거리에서 세팅-리허설-행사-철수까지 마쳐야 하는 빡빡한 일정에 초긴장상태로 새해를 맞이해야만 했었다. 더구나 진혁의 생일은 1월 1일이었기에 매년 거리에서 초췌한 모습으로 생일 케이크의 초를 불었다.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생일 케이크를 챙겨준 직원들의 마음이 따뜻하게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1년이면 충분히 코로나가 물러나고,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확진자는 맹위를 떨치고 있었다. 다행히 겨울임에도 불구하고 100-200명대를 오가는 확진자 수치에 대회는 무리 없이 진행되었다. 1월 8일부터 선수단들의 입국이 시작되었고, 도착한 선수들은 간단한 수속을 거친 후 사전에 마련된 격리 시설로 이동을 해서 2주간의 시설 격리를 진행하게 된다. 격리 시설 안에도 연습용 PC를 제공해서 지속적으로 선수들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시설 격리를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면 약 1주일 간의 적응 기간을 마친 후 7주간의 본격적인 대회에 돌입을 한다.


이번 대회에서 진혁의 회사는 아쉽게도 무대와 시스템 등의 연출 파트를 맡지 못하게 되었다. 다른 회사와의 경쟁입찰에서 탈락하여 무대/시스템 파트를 제외한 선수단 운영과 통역인원, 심판진, 식사 등의 업무를 맡게 되었다. 전체를 다 운영했다면 좋았겠지만, 이 정도만 해도 작은 규모의 예산은 아니었다. 2019년에 100억 이상의 매출을 달성했었지만 2020년에는 80% 이상 줄어든 20억의 매출을 간신히 올릴 수 있게 되었다. 1년 전체 운영비가 10~11억이 필요했지만, 20억 매출 중 제작비를 제외하면 영업 이익은 6~7억으로 2020년은 4억의 적자가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진혁은 4억의 적자에도 불구하고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코로나로 거의 대부분의 회사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진혁은 그런 와중에도 20억 규모의 매출이 발생한 것이다. 수익은 비록 많지 않아서 결국 3년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갔지만 결코 슬퍼할 일이 아니었다. 고용을 100% 유지하면서 이 정도의 적자는 예측 가능한 수치였고, 사전에 충분히 대비하여 감수할 준비가 되어있었기 때문이다.


"여러분들의 고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약간의 손실이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코로나에도 이 정도면 굉장히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아쉽게도 작년처럼 대규모 성과급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작년 유급휴직 기간에 받지 못했던 급여 삭감분과 추가로 급여의 50%에 해당하는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입니다. 또한 연봉도 정상적으로 인상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하였습니다. 2021년에는 더 많이 성장해서 예전처럼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지난 1년간 모두 고생 많으셨습니다."


2개월 동안 진행된 대회는 여러 가지 사건 사고가 있었지만, 결국 단 한 명의 확진자도 없이 완벽하게 잘 마무리되었다. 1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모든 대회를 중지하고 전원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했지만, 정말 너무 다행스럽게도 그런 불미스러운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코로나 기간 동안 게임사들은 오히려 매출이 급격히 상승을 했다. 대부분 집에서 외출을 삼가다 보니 당연히 게임이나 OTT 콘텐츠 업체의 몸값이 올라간 것은 당연했다. 1년이 넘도록 이스포츠 대회가 없었기 때문에 팬들은 목말라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글로벌 이스포츠 대회의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7주간 전 세계 이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대회는 성대하게 마무리되었다.


[ 아쉽게도 다른 회사에서 만든 글로벌 대회 무대 ]


#15-2. 2021년 9월 12일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갔다. 상반기에는 코로나가 완벽히 극복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마스크 때문인지 안 그래도 더운 여름이 한층 더 덥게 느껴졌다. 하지만 몇 번의 장마와 함께 기세가 등등하던 무더위는 조용히 물러가고 새벽으로는 오히려 서늘한 한기가 느껴질 정도의 날씨가 되었다.


반년 동안 진혁은 무수히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예전만큼 큰 규모의 행사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꾸준히 프로젝트들이 생겼다. 2020년 상반기에는 다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느라 아무 일도 없었다면, 그래도 2021년의 상반기는 다들 자신만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했다. 게임사들도 이제는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각종 대회를 진행했다.


그러는 사이 진혁의 회사 사옥 지하에 게임사-방송사와 합작해서 전문 게임 스튜디오를 만들어졌다. 이곳에서 S 게임사의 연간 플랫폼 운영 및 대회가 진행이 된다. 진혁의 입장에서는 크게 수익이 되는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괜찮은 레퍼런스가 되는 프로젝트이기에 기꺼이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로 인해 추가로 10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했다. 그렇게 진혁의 회사 총 직원수는 30명을 채웠다.



진혁은 지난 5년을 차분히 돌아보았다. 사업을 하기 이전에도 언제나 그의 인생이 그러했듯, 항상 힘들고 괴로운 일이 생겼지만, 매번 그 뒤에는 항상 좋은 기회가 따라왔다. 그 힘듦을 견디지 못하고 쉽게 포기했다면 절대 잡을 수 없었던 기회들. 그런 긍정적 마인드를 가졌기에 좋은 기회가 따라온 건지, 좋은 기회가 따라오니까 긍정적인 마인드가 된 것인지는 영원히 알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나를 스쳐가는 사람들과의 수많은 연결들 속에서 어떤 인연이 나에게 도움이 될지 어떤 인연이 나에게 해를 끼칠지 그 당시에는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때로는 10년 전의 인연이, 때로는 5년 전의 인연이, 때로는 어제 만난 인연이 나에게 엄청난 행운을 가져다줄 수 있다. 기회라는 녀석이 후줄그레한 노인의 모습일지, 멀끔하게 차려입은 청년의 모습일지 우리는 알 수가 없다. 후배이건, 하청업체 직원이건, 경쟁자이건, 그런 세상이 정한 질서는 언제고 뒤집어질 수 있다. 오늘 우리에게 찾아온 인연을, 그 소중한 연결을 감사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고 나서 혹시 모를 행운을 기다려야 한다고 진혁은 다짐했다.


* 창업 5년 만에 지옥에서 사옥까지, 스릴 넘치는 창업 드라마 세상을 바꾸는 <연:결> 끝.


>> 다음 화에 에필로그 & 아직 못다 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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