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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Apr 07. 2021

우아한 어른 (Are you ggondae?)

꼰대 & 라떼 방지 프로젝트

우리 회사에는 현재 18명의 직원이 근무를 하고 있다. 가장 어린 직원은 25살부터 가장 많은 직원 40살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존재한다. 물론 대다수의 직원이 20대와 30대로 구성되어 있고, 나와 가장 어린 직원의 나이차는 무려 22살 차이이다.


심지어 그 직원은 3년 전 22살에 우리 회사에 처음 입사를 했으니, 입사 당시에는 딱 2배 나이 차이가 나는 셈이었다. 10살 차이를 넘어, 띠동갑을 넘어, 20살 차이를 넘어, 2배 차이라니. 조만간 2번째 띠동갑을 맞이할 날도 머지않았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날이 오겠지..




나이를 먹으면 가장 좋은 점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한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 물론 나이를 먹는다고 누구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험이라는 것이 주는 안정감은 책이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값진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본인에게만 값진 자산일 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은 듯하다.


나이가 어린 혹은 경험이 많지 않은 요즘 시대의 젊은 친구들은 예전의 우리와는 달리 다양한 방법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데이터와 정보화 시대에 검색하지 못할 것이 없는 젊은 세대들에게 기성 세대의 멘토링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멘토링이 필요하다 해도 자신들이 직접 멘토를 찾고 필요한 정보만 취득하는 게 그들의 방식인 것이다.


기성세대(기존의 방식으로 살아온 세대)가 자신의 경험을 믿고, 확신하는 것 자체는 전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확고한 신념과 경험과 방식을 다른 사람, 특히 자신보다 어리거나 경험이 적은 후배들에게 자신의 경험과 신념을 강요하는 사람을 우리는 이른바 '꼰대'라고 부르는 것이다.


우리가 자라왔던 시절에는 선배의 경험과 가르침이 세상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전부였고, 인터넷 세상에서도 극히 제한된 정보만이 제공되었기에 우리 선배들의 경험은 절대적인 것과 마찬가지였다. 물론 '라떼' 이야기이다. 그때는 정말 여기가 군대인가 싶을 정도로 소리 지르고, 조인트(?) 까고, 집어던지는 일이 일상다반사였고, 그거 잘하는 사람을 회사에서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 그거 풀어준다고 또 저녁에는 회식하고.. (ㅠㅠ)


하지만 지금은 세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그런 것들이 전혀 먹히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보스' 보다는 '리더', "가라" 보다는 "가자"를 외치는 사람을 필요로 하는 세상이다. 지금까지 내가 그렇게 살아온 게 억울해서 후배들에게 배운 대로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그런 사람 주변에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묻기 전에 먼저 알려주지 마라

궁금한 것도 많고 모르는 것도 많을 것이다. 보고 있자면 답답하기도 할 것이고, 당장이라도 뛰어가서 해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겠지만 끝까지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방식대로 해결하는 모습을 지켜보자. 그러다 방법이 없을 때, 혹은 벽에 막혔을 때 물어오면 그때 알려줘도 늦지 않다. 그리고 그게 훨씬 더 효과가 좋을 것이다. '꼰대' '멘토'가 되는 순간이다.


2.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라

질문에서부터 답까지 모든 것을 알려주기보다는 마지막 판단과 결정할  있는 여지를 남겨야 한다. 우리는 과외 선생님이 아니라 멘토라는 본분에 충실해야 한다. 정답까지 물어본다면 책임을 본인이 진다는 전제하에 답을 이야기해줄 수는 있지만 전적으로 본인이 결정하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다. (마치 주식처럼)


3. 자신의 경험이 정답이 아닐 수 있음을 늘 인정하라

누군가가 조언을 요청했을 때, 마침 나의 경험에 비추어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매우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것은 조언을 듣는 사람에게 참고가 될 뿐, 절대적인 정답이 될 수 없음을 늘 인정해야 한다. 결국 조언을 받은 사람이 전혀 다른 결정을 내리더라도 절대 상처 받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하지만 나는 매일 상처 받는다.)


4. 새로운 것에 대한 공부를 멈추지 마라

오늘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은 하루가 지나면 바로 어제의 지식이 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문화도 바뀌고, 트렌트도 바뀌고, 유행도 바뀐다. 시간이 지날수록 변화의 주기가 훨씬 더 짧아지고 있다. 소위 '틀딱' 취급을 받지 않으려면 많이 알아야 하고, 최소한 노력이라도 해야 조금이라도 인정받고 자연스럽게 그들과 어울리고 소통할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워야 한다.


5. 나이가 벼슬은 아니다

나이로, 지위로, 권한으로 상대의 인격을 무시하는 것이 바로 '꼰대'가 되는 지름길이다. 나이 어린 직원들에게 존칭을 해주고, 의견에 대해 존중을 해주면 내가 오히려 더 대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게 참 쉽지 않은 일인데 습관이 되면 직원에게 반말로 얘기하는 것이 더 어색해지는 날이 온다.  





글을 마무리하며...


사실 위의 내용 중 나 역시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것들이 많다. 알면서도 못 지키는 것이 더 나쁜 일일 수도 있지만, 최소한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는 아주 정확하게 알고 있고 또 하나씩 하나씩 고쳐 나가는 중이다. 다른 후배들로부터 존경받는 멋진 위인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라떼는 말이야..'를 시전 하는 '꼰대' 보다는 '우아한 어른'이 되기 위해 오늘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는 그런 '으른'이 되어보고자 한다.


#꼰대 #라떼 #라떼는말이야 #라떼이즈홀스 #ggondae #kkondae #진짜어른 #우아한어른 #근사한어른


<출처 : 약치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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