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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심 작가 진절 Oct 03. 2020

코로나19, 의외의 긍정적 효과

Positive Effect of COVID 19


코로나 19가 이 세상에 알려진지도 벌써 8개월이 흘렀다. 처음엔 그저 메르스나 신종플루 같이 잠깐 머물다 스쳐지나갈 녀석이라고 가볍게 치부했었으나, 그 생각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8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그 위세를 떨치고 있다. 어찌 보면 아직 본격적인 시작도 안 한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기 시작한다.


코로나 19는 우리 모두의 삶을 아주 강력하게 파괴하고 있다. 경제는 활력을 잃고, 생활은 답답하고, 미래는 불투명하여 언제쯤 이 지긋지긋한 코로나 블루에서 빠져나올 수 있을지 이제는 아무도 장담을 못하는 실정이다. 혹자는 2021년을 이야기하고, 혹자는 2025년까지 지속될 것이라 이야기한다. 누구의 말이 맞을런지 시간이 지나면 그 답을 알게 되겠지만, 안개가 잔뜩 낀 도로 위를 비상 깜빡이를 켜고 천천히 달리는 심정으로 모든 국민들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여하튼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힘든 시절이지만, 그래도 이 와중에 코로나로 오히려 기회를 잡는 사람들도 주변에서 간혹 발견된다. 코로나 초기에 마스크 공장 하는 사람이 그랬을 것이고, 배달업을 주로 하는 사업, 온라인 콘텐츠 관련 사업, 비대면 관련 기술을 가진 사업 등 예상치 못한 호황을 누린 사업들도 있다.


반면 우리 회사는 오프라인 이벤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이다 보니 코로나 시대에 아주 제대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에 속한다.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지만 여행 관련 업종과 더불어 코로나에 가장 피해가 막심한 산업일 것이다. 작년까지 파죽지세로 매년 200% 이상의 성장을 해오던 우리 회사에 아주 강력한 브레이크가 걸려버렸다. 전년대비 매출 90% 감소. 순손실은 매월 1억에 달한다. 그렇게 6개월을 버티다 7월부터 잠정 휴업에 들어가 3개월째 고용유지 지원금을 받고 휴업을 하고 있는 신세이다.


하지만 그렇게 손 놓고 멍하니 앉아서 하늘만 원망하기엔 아직 우리는 젊고 기회가 많다. 현재 회사의 상황만 놓고 보면 다소 불안하고,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위기를 기회 삼아 새로운 영역에 도전을 해보려고 한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지금까지 해오던 일에 그저 만족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스스로를 업그레이드 해보겠다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살았을 것이 아닌가.


새로운 사업을 한다고 모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즐거운 상상을 하고, 또 그것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믿을만한 근거가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생각을 바꾼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상황을 지켜보면서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고, 현재 우리의 컨디션을 냉철하게 판단하여 얻은 결과를 종합하여 우리의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게 되었다.


첫째 나는 코로나 초기에서부터 나오는 뉴스를 꾸준히 지켜보면서 이것이 장기전이 될 것이라고 예측을 했기 때문에, 회사 운영 자금을 보다 장기적으로 운영할 계획을 코로나 초기부터 수립하였다. 현재 자산과 금융권 추가 대출 등 2021년 상반기까지는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을 사전에 확보해 놓은 상태이다.


코로나가 발생하자마자 대다수의 중소기업이나 자영업들이 자금 대출을 위해 몰려들 때 우리는 전년도에 많은 거래와 실적, 안정적인 담보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자금 확보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특히나 작년 매출 중 700만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유치하여, 은행에서 상당히 신뢰를 얻게 된 것도 아주 큰 영향을 미쳤다.  


둘째 2019년까지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자만하거나 동요하지 않고 장기적인 회사의 미래를 위해 인프라 투자를 단행했다. 그 결과로 우리 회사의 이름으로 사옥을 매입하여 작년 연말부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중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잠깐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코로나 시대에 보다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전면 리모델링하면서 지하 공간을 모임과 공연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초기 설계를 했었는데, 코로나가 터지고 나니 오히려 대규모 공연장보다는 우리와 같은 소규모 공연장에 대한 수요가 훨씬 더 많아지게 되었다. 바로 온라인 콘서트가 대세로 자리 잡게 되면서 대관료가 비싼 대형 공연장보다 제대로 시설을 갖춘 소형 공연장이 더 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공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사실 그때는 코로나 같은 건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음향, 조명, 영상 설비에 비용을 제대로 들여 시설을 갖춰놓은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그게 우리의 새로운 사업의 단초가 될 줄은 그때는 전혀 알지 못했던 것이라 더 신기하고 놀라울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직원들의 의식 변화가 가장 고무적인 효과이다. 코로나 초기에 이런 신사업에 대한 의견을 내비쳤을 때, 모든 직원들이 결사반대를 했었다. 지금 해오던 일이 잘되고 있는데 왜 또 힘들게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는지, 코로나 금방 끝나면 또 바빠질 텐데 굳이 지금 큰 비용을 들여서 위험한 도전을 해야 하는지, 어렵게 자리를 잡은 만큼 리스크를 최소화하여 안정적이고 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이었음을 모르는 바 아니었다. 하지만 상황을 꾸준히 지켜본 나로서는 더 늦기 전에 미리 대비를 해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들이 머릿속에 그려지는 상황이었으나 너무 급작스럽게 제안을 하여 직원들의 반발과 경계심을 산 것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많은 시간이 지나도 코로나는 기약 없이 지속되고, 기존 해오던 일들은 점점 더 취소나 연기가 되었다. 동종 업계의 다른 회사들이 심각한 경영 위기에 무급휴가, 해고, 폐업을 한다는 소식을 들어서인지 조금씩 신사업에 대한 거부감이 점점 약화되는 것이 느껴졌다. 협의 끝에 3개팀 중에서 1팀을 신규 사업팀으로 선정을 하고, 본격적으로 새로운 시장 조사에 뛰어들 예정이다.


지금까지 해오던 일과는 조금은 다른 영역이지만 어느 정도 교차되는 점도 있고 미래 성장 가능성도 높은 사업이라 우리가 가진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능력을 다시 한번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코로나가 선물해준 것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이제 연휴가 지나면 기존에 우리 회사가 늘 해오던 프로젝트도 새롭게 시작이 되고, 또 새로운 영역의 사업도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이다. 올해의 마무리가 과연 어떻게 될지, 새로운 사업이 순조롭게 런칭이 될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하지만 처음 회사를 시작한 2016년 이후 2년 주기로 찾아오는 새로운 기회가 항상 우리에게 큰 선물을 안겨줬다는 점에서 한번 기대해 볼만 하다. 그만큼 또 열심히 후회하지 않도록 달리다 보면 2022년쯤에 오늘을 돌아보며 현명한 선택이었음을 확인하게 되길 기대해본다.


#코로나가준선물  #코로나19  #코로나

#신사옥  #신사업  #온라인콘서트 #초긍정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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