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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길을 찾아보자-03] 개성

과거를 탐독하여 현재를 살아가기

by BeWrite

10년 전의 나 그리고 10년 후의 나

이 글은 10년 전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2014. 11. 25 ==

느끼는 것을 그대로 행동에 옮긴다. 즉흥적이면서도 막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실 틀에 얽매이면서 형식을 추구하는 것이 훨씬 더 낫지 않을까?

문장은 한 단어 한 단어가 모여서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러한 것들은 한 사람의 입을 통해 나오고 그것을 통해서 대화의 장이 열린다. 사람이 말하고 듣는 것만큼이나 집중을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의 겉모습이다. 근데 요즘은 다들 남이 하는 것을 따라하고 심지어 그것을 추구하고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자신의 주제 파악에 대해서는 안중에도 없는 것이다. 소신있게 행동하고 유행따라 강남 가는 일이 빈번해져서는 안 된다. 각자 개개인의 개성은 누구나 다 존재하기 때문에 자기 것을 추구하는 것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이 아닐까?

난 적어도 여기 이 백지에서는 나의 자유로움을 표현하고 싶다. 검사받기 위한 글도 아니고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도 아닐 뿐더러 모든 것을 내려놓고 편안하게 쓰는 글이기에 이 scene에서 만큼은 절대적으로 형식, 문법 흐름에 얽매이지 않고 타인이 추구하는 모든 방식과 정답에 대한 고정관념을 거부한다. 이 노트 안에 답은 없고 오로지 자유분방함, 내 스타일, 나의 철학, 나의 느낌 등 내가 생각하고 느낀 것들을 그대로 적는다. 그러기에 나는 창의력을 수동으로 만들지 않고 자발적으로 뽐낼 수 있으며 타인이 생각하지 않는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으므로 오히려 고민거리는 신경쓰지 않고 나의 모든 것을 재조명할 수 있다.

난 늘 그렇듯이 내가 옳다는 길을 추구했지만 그것이 때로는 안 좋은 결과로 이루어질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한시도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멈추어 본 적이 없다. 그래서 나는 그것 때문에 모든 가십거리를 다 버리고 나에게만 집중해 왔고 마음의 단련을 해왔다. 나란 존재는 그랬다. 여자에 대한 관심은 없었고 애초에 이성 관계에 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고 지금도 그렇다.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요즘 연애를 하는 것도 그렇고 제대로 된 짝도 없는 것 같고, 요구하는 것도 너무 많고, 연애가 무슨 Business의 일부인 것 마냥 눈치도 봐야 하고, 심지어 그것 때문에 삶이 피폐해지고, 정리해보면 결국 my way가 가장 현명하고 무너지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길이자 뼈대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my way 이 녀석 덕분이라 믿는다.





좋은 일, 나쁜 일, 애매한 일, 귀찮은 일 모든 것을 일로 치부하기 보다는 그 상황에서의 느낌을 더 느껴보는 것이 어쩌면 삶을 더 기름지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들을 가져다가 한데 뭉쳐서 어떤 크나큰 에너지가 충만한 시너지로 활용한다면 추후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누가 알겠는가? 모든 생각은 언제나 그렇듯이 이성을 기반으로 하지만 그 이성 역시 감정에 좌우될 때도 있다. 이것에 근거하여 모든 행동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감정 컨트롤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난 그것을 해나갈 것이고 끊임없이 그것의 끈을 붙잡고 있을 것이다. 그래야만 봄날의 빛을 바라볼 수 있을 테니까...



Question is the great answer. but if you are not resolve your crucial answer, that is not the question, is your nonsense.
(질문은 훌륭한 대답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대답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은 질문이 아니라 넌센스일 뿐이다.)




== 2025. 03. 12 ==

10년 후의 나와 10년 전의 나는 정말 많이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사실 개성을 추구하는 것은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다. 하지만 저 당시의 연애관은 정말이지 폐쇄적이어도 너무 폐쇄적이었다. 아마도 연애를 하지 않으면서 나의 개성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이 이상적인 삶이라고 여겼는지도 모른다. 만약 타임머신을 타고 10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분명하게 말해주고 싶다. 그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나는 젊은 시절의 날 것이 그리울 때가 있다. 내가 말하는 날 것은 뭔가 정리되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임팩트가 있고 그 안에 진실과 본질이 섞여있는 뭔가를 의미한다. 실체가 있을 수도 있으나 없을 수도 있다. 내가 유치원에 다니기 전부터 글쓰기를 시작했는데 그때만 해도 내가 무엇을 쓰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글쓰는 게 정말 재미있었다. 글이 세상의 전부인 것처럼 느껴졌다. 연필로도 글을 쓰고 볼펜으로도 글을 썼다. 심지어 붓펜으로 한자까지 썼다. 어렸을 때는 언어에 대한 경계심이 없었기 때문에 외국어를 쓰는 것에도 큰 불편함이 없었다. 지금은 머리가 커져서 그런지 글을 쓰는 데 있어 좀 더 신중해지고 맞춤법에도 민감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개성을 포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10년 전 글 중에서 "소신있게 행동하고 유행따라 강남 가는 일이 빈번해져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있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특히나 요즘처럼 새로운 것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에는 자기만의 개성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 그러려면 나의 개성과 자유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장소가 어디인지를 찾아야 한다. 적어도 흰 종이나 화이트보드에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것이 젊음과 개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지름길이 아닐까 싶다. 표현 방법이 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림이 될 수도 있고, 조각이 될 수도 있고, 음악이 될 수도 있다. 어쨌든 자기 생각과 의견을 뭔가로 표현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개성을 지킬 수 있는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10년 전의 나는 내가 옳다는 길을 추구했다고 적었는데 무엇이 옳은 길이고 무엇이 나쁜 길인 걸까? 사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길이 누군가에게는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갈 수는 없으니까. 하지만 저 당시에는 옳은 길을 가기 위해 온전히 나 자신에게만 집중한 듯 하다. 전역이 코앞에 다가온 시점인지라 학교로 돌아가는 게 나름 불안감을 느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10년 전의 나는 아예 생각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저때 생각은 많았지만 정리를 잘하지는 못했다. 지금처럼 뭔가를 하나하나 살펴보면서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생각을 펼쳐나가고 또 펼쳐나가는 식이었다. 뭔가 이성적으로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중심을 잡아볼려고는 하지만 그게 행동으로 잘 옮겨지지 않는 그런 시기였으니 말이다.




Question is the great answer. but if you are not resolve your crucial answer, that is not the question, is your nonsense.

이 문구는 왜 적었을까? 갑자기 이 문구가 왜 튀어나왔을까? 이건 10년 전의 나에게 한 번 물어보고 싶다. 지금의 나로서는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추측하건대 아마도 어디에서 보기 좋은 문구를 보고 작성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음... 그래도 이 문구를 보니 몇 가지 느낀 점들이 있었다. 첫째는 답을 통해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서 답을 구하는 것이다. 일례로 수학 문제를 하나 풀었는데 답을 확인한 이후에 그 답에 대한 과정이 왜 이렇게 나왔는지에 대한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애초에 문제풀이에 앞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질문들을 한 다음에 그 질문들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질문을 통해 답을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니 이는 질문이 곧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대답을 준 것이다. 뭐 어쨌든 저 문구에 대한 생각은 이쯤에서 정리하기로 한다.

난 10년 전의 나를 통해 지금의 내 삶을 돌아보고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 내가 이 글을 봤을 때 과연 나는 어떤 생각으로 이 글을 볼지 참으로 궁금하다. 또한 이 글을 보면서 어떤 감정이 마음을 지배할지 역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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