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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길을 찾아보자-02] 자유

과거를 탐독하여 현재를 살아가기

by B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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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의 나 그리고 10년 후의 나

이 글은 10년 전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2014. 11. 18 ==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뭘 하려고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내가 오로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먹고 자고 그리고 가사 쓰고 음악 듣는 게 전부다. 과연 내 삶의 봄날은 언제쯤이면 올지...... 난 진짜 요즘 같아서는 내가 원하는 것을 하고 싶은 마음이 강하다. 참모습은 막에 드리워지고 가식만이 묻어나는 겉모습, 이것은 나와 또 다른 내가 만나는 곳에서 나오는 제3의 나란 말인가? 꽃은 피고 나서 시들고 나중에 다시 핀다. 물론 그게 똑같은 존재일지 아닐지는 모르지만...... 어쨌든 나의 감성을 움직임과 동시에 내가 스스로 역동적인 변화를 일으켜야 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싶다.




현실은 알고보면 장난감 속 세상과 같이 모든 것이 정해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의사, 변호사, 검사, 판사, 교수, 가수 그리고 모두가 이루고 싶어하는 것들은 전부 임자가 있고 늘 잘하는 사람들의 것이고 그래서 인생이 불공평하다고 말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솔직히 난 경쟁이 너무나도 싫다. 그리고 앞으로 내가 해 나가야 할 것에 대한 부담감도 느끼기가 싫다. 철없이 보일 수 있다 할지라도 나는 느끼고자 하는 것들을 여기에 적고 싶다. 안 그러면 진짜 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할지 모를 것 같아서 말이다. 내 어린 시절은 지금 생각하면 꽤 불행한 편이었다. 하고 싶은 걸 하면 되레 욕만 먹고 해야할 것을 하는 시기엔 원하던 대로 되지 않았다. 주변에 나에게 격려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지금도 그렇긴 하지만 학창시절 때 좀만 더 편안한 환경,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지냈더라면... 음악을 좀더 빨리 접하고 그것을 계속해 나간다면... 마음 속에서는 소리없는 통곡만 할 뿐이다. 지나간 시기를 후회한다고 해봐야 소용없지만 그래도 난 내 자신을 사랑한다. 내 자신마저 내가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내 인생이 불행할 것 같다. 그래! 고요 속의 외침, 기약 없는 다짐, 꿈을 향한, 나를 위한 기다림 지금은 이것들이 훨씬 더 내게 있어 영양가가 있어 보인다. 솔직히 난 조건만 된다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자신감은 있다. 군대에서 그래도 헛것은 안 배웠으니까. 난 나일 뿐이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다만 변한 것이라면 나를 향한 신뢰다. 내가 실수하든, 내가 잘못하든, 내가 잘 되든, 내가 뭘 하든...... 난 나를 최고라고 믿고 싶다. 그러기에 난 타인을 대하는 방법을 배웠고 대인 관계에 있어 공부도 했다. 말하는 것, 경청하는 것 그런 것들을 배웠다. 실질적으로 내가 이것들을 숙지하기 까지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 난 내가 능동적으로 해 온 게 실질적으로 별로 없다. 수동적인 나의 행동을 나라고 몰랐을까?




젊은 나. 그치만 쉴 새 없이 찢겨지고 버려진 나.

피만 봤던 나.

아직 많은 것을 해보지 못한 나.

죽어버린 어릴 적의 동심...... 예전의 것을 아직도 그리워하는 나.

향수에 취해 추억을 떠올리는 나.

차가울 만큼 더 차가워지고 연애에 관해서 무심한 듯 변해버리 나.

성공하고 싶은 나.

정말이지 난 내 자신에 대해서는 그래도 어느 누구못지 않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있다.

난 내 자신을 알아야 성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것을 생각하고 늘 일에 전념해 왔고 진짜 난 나를 더욱더 믿어왔었다.

누구도 내 맘을 모르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난 글의 댄서가 될 것이다. 글로 춤을 추고 글로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글의 대가, 글의 스타가 될 것이다.

절대로 나는 내 삶을 스스로 끝내지 않을 것이다. 포기하는 것을 포기했으니까!



== 2025. 03. 12 ==

전역을 앞두기 전의 나는 여러모로 많은 생각에 잠겨있었고 많은 목표들을 가지고 있었다. 아직 성숙함이 익지 않은 10년 전 젊은 날의 모습은 지금 돌이켜봤을 때 많은 영감을 샘솟게 만드는 것 같다. 때로는 정리된 것보다 정리되지 않은 것들로부터 영감을 얻을 때가 있다. 많은 것을 알지 못했지만 열정과 패기가 있었던 젊은 날들이 그래서 소중하다는 생각이 든다. 10년 전 나는 내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했지만 돌이켜보면 결코 그렇지 않았다. 자신이 처해 있는 상황은 어떻게 보면 자기 스스로 느끼는 감정이 만들어내는 것이다. 하지만 그 감정이 결코 옳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나의 젊음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환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10년 전에 무엇이 자유인지에 대해 고민했다. 상황과 조건이 여의치 않아서 내가 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고 생각한 내 자신은 그 당시 상황을 불행이라고 생각한 듯 하다. 그때 난 부족한 게 없었다. 의식주도 충분했고 돌아갈 수 있는 학교도 있었다. 그런데 왜 내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얘기했던 것일까? 불행? 그것은 불행이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과정이었다. 자유롭게 살아가고 싶은,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고 싶은 내 스스로에게 불행이라는 단어를 외치며 인생의 과정을 순탄하게 통과하는 순간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난 10년 전의 글에서 자신을 사랑한다고 표현했다. 그건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데 어떻게 하루가 편할 수 있겠는가? 자기 자신을 생각하는 마음이 풍성한 사람일수록 스스로를 많이 되돌아보기 마련이다. 근데 10년 전의 나는 그걸 조금이나마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는 지금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나 어떤 행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진정한 자유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진정한 자유란 생각하는 것이다. 자신에 대해 생각함과 동시에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생각할 줄 아는 것이 진정한 자유인 것이다. 왜일까? 생각을 한다는 것은 스스로 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운데 이 과정에서 생각하는 근육이 많이 줄어든다. 익숙함에 빠지다 보니 생각하는 것마저도 귀찮아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20대의 나는 뭔가를 이루기 위해 글로서 다짐을 했고 목표를 세웠다. 비록 막연함에 젖어서 내 스스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구체적으로 알지는 못했지만 마음 속에는 늘 뭔가를 해야겠다고 되새겼다. 30대인 지금은 어떨까? 난 10년 전의 글로 이 질문에 답하고 싶다.


나는 변하지 않는다.


그렇다. 나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 내 마음속 어딘가에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결심이 아직도 남아있다. 얼마나 다행인가? 고요 속의 외침, 기약 없는 다짐, 꿈을 향한, 나를 위한 기다림... 이런 문구들로 10년 전 글로 적었던 막연한 것들을 10년 후에 다시 꺼내보니 내 마음도 10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 그렇다. 그 당시의 소중한 것들... 소중한 가치들을 어느 순간 잊고 살았다. 근거 없는 자신감과 추상적인 얘기들 그리고 온갖 희망적인 것들... 시간이라는 창고 안에 깊숙히 보관된 것들을 10년 후에 다시 보니 보이지 않는 먼지들이 기억을 못하게 하기도 했지만 이내 10년 전의 생각들이 다시 살아나 내 인생에 많은 영감을 주었다. 10년 전 나는 과거를 회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과거의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과거를 통해 나는 내 자유를 느낀다. 그리고 지금의 일상을 감사하게 보낸다. 이것이 진정 자유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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