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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서 길을 찾아보자-01] 진로

과거를 탐독하여 현재를 살아가기

by BeWrite


10년 전의 나 그리고 10년 후의 나

이 글은 10년 전에 작성한 일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 2014. 11. 12 ==

25살에 처음 쓰는 일기라고 해야 하나? 예전에도 많이 썼지만 지금 시기에 쓰니 뭔가 감회가 새롭다. 이제 나의 전역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이 시점에서 내가 일기를 쓰고자 하는 것은 앞으로 내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나의 솔직하고도 말하지 못했던 것을 적는 것으로나마 남기고 싶다는 취지에서가 바로 첫 번째 이유다. 두 번째로 내 인생을 좀 더 건전하고 올바르게 살아가고자 하는 것이다. 일기를 쓰면서 하루에 대해 자신을 평가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 내 자신을 고쳐나갈 수 있기에 내가 펜을 들고 노트에 일기를 쓰는 것이고 더불어 나의 글 솜씨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기에 일기를 쓰겠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뭐 어찌됐든 이제부터 내 인성애느 또 다른 전환기를 맞았다. 지금 시기에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앞길이 결정되는 것이니 하루하루를 정말 의미있고 보람되게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을 따라서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것을 정확히 인식하고 명확하게 목표를 잡아야 내가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주변에선 요즘 잘 되는 것이 어렵다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된 사람들을 보면 결국 자신이 하기에 달렸다는 것을 느꼈다. 그러기에 난 결코 내 자신을 가만히 놔두지 않을 생각이고 그 동안 생각해 온 것들을 실현해 나갈 것이다. 내 마음 속의 웜홀을 찾기 위해...


== 2025. 3. 10 ==

10년 전의 나는 어떠했는가?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없었던 터라 여러모로 부족한 게 많았다. 취업을 해보지 않았고 프로젝트 경험도 없었으니 뭐가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는지도 모르는 그냥 군대만 갔다온 남자였다. 나는 12월 4일날 전역했다. 전역을 한 달도 남기지 않았던 저 당시를 생각해보면 왠지 모르게 저 시절이 그립기도 하다. 최근에 나는 내가 예전에 작성한 글들을 보면서 내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에 대한 사색과 숙고를 했다. 난 늦게 군 입대를 했다. 그래서 자대를 갔을 때 선임들이 나를 많이 놀렸다. 그래도 군 생활에 잘 적응하고자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군 생활 잘 마치고 무사히 전역할 수 있었다. 그 당시에 나를 잘 대해준 선후임들, 간부님들 덕분에 지금도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일기 내용 중에 "하루하루를 정말 의미있고 보람되게 내가 생각하는 가치관을 따라서 앞으로 전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다. 한창 어릴 때인데도 저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가 않는다. 그래... 어느 정도 인식은 하고 있었구나... 하지만 지금은 어떤지 내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물론 회사에 취업하고 경력을 쌓으면서 사회생활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IT분야에 종사하며 3년 이상의 경력이 있는 지금으로서는 10년 전의 나와 비교했을 때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게 많다고 생각한다. 10년 이후에는 어떨까? 아마 지금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다.

10년 전의 나는 20대였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는 나이를 먹고 아저씨의 전철을 밟고 있다. 나이를 먹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진 않는다.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피지컬적으로는 20대에 미치지 못할지언정 생각하는 것과 판단하는 것에 있어서는 10년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는 것을 느낀다. 그때는 막연하게 행동하고 판단하는 것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좀 신중하게 생각하고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경향이 많이 줄어들었다. 세상은 점점 갈수록 자극적이고 휘황찬란하게 하는 것들로 넘쳐나지만 그런 것들을 어느 정도 절제할 수 있는 마인드와 행동습관도 가지게 되었다.



8년 전에 나에게 물어본다.

지금 내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8년 전 작성한 글에서 그 답을 구해본다.


== 2017. 1. 3 ==

알아주는 이 없어도 마음은 편안하다. 그런데 하루를 작심삼일로 바꿔놓으려는 환경과 조건이 염려스럽다. 사람은 자리를 잡아야 편하다는 것을 느낀다. 자리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원하는 것을 할 수 조차도 없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래서 혼자가 더 나을지도 모를 일이다. 사실 나는 지금이 더 편하고 만족스럽다. 하나를 선택하고자 반드시 하나를 버려야 하는 건 당연지사 아니던가? 옛날 학자들과 위인들은 일상을 어떻게 보냈을까? 아마 낭비하는 시간이 없었을 것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천재였다기 보다는 배움으로 인해 천재가 되고 위인이 된 사람들이었을 터, 나는 그들의 끝자락이라도 잡고 싶은 마음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내 속에 가득한 지적 욕구가 오직 나의 지지대이며 더 이상의 지원도 없다. 주어진 환경의 악조건은 나를 구속시키려 들지만 오히려 내가 좀 더 고생하면 되지 하는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걸어나갈 뿐이다. 나는 하루를 책과 글로 시작하며 오로지 인간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고자 졸음을 참아가며 게으름과 싸우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 아버지가 되고자, 부끄럽지 않은 어른이 되고자 부단히 힘쓰며 나의 한계에 도전하고자 애쓰는 나. 이성의 비판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정확성과 근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와 사상들을 공부한다. 탄탄한 기본과 다듬어진 생각을 가진다는 게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이러한 능력과 기반이 없기 때문에 내가 더 부지런해졌는지도 모른다. 내 일을 통해 사람들의 삶을 이롭게 하고 게으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일을 한다면 사사로운 마음에 치우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 2025. 3. 10 ==

8년이 지난 지금 나는 여전히 혼자다. 혼자이고 싶어서 혼자가 된 것은 아니다. 물론 직장에서는 혼자가 아니지만 특별한 일이 없을 때는 변함없이 혼자가 맞다. 왜 혼자인가? 사람을 많이 만나면 분명히 장점도 있다. 특히나 IT 업계에서 일을 잘하려면 커뮤니티나 여러 모임에 참석해서 개발에 대한 트렌드와 다른 동료 개발자들의 특장점을 배우는 것도 굉장히 좋은 일이다. 하지만 사람을 많이 만나면 자기에 대한 생각을 할 시간이 줄어든다. 그리고 역설적으로 자기 역량과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자신만의 기준도 없이 남이 하는 대로 누가 하는 대로 해야 한다는 식의 사고방식을 가지게 될 수도 있다. 여러 상황들을 고려했을 때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의 비중을 많이 두는 편이다. 그렇다고 협업을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아니다. 협업을 잘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을 못하면 어떻게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자신만의 루틴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자기 루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그저 자기 먹고 싶은 거 마음대로 먹고, 마시고 싶은 거 다 마시고,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어떻게든 원하는 것들로 채워나가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근데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삶의 방향성과 규칙성이 사라져서 언젠가는 자신의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자기 인생을 돌아볼 시간을 가지려면 최소한 혼자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자기 인생이 좋아질 수 있겠는가? 무엇보다 게으름과 싸워야 한다. 그리고 공부해야 한다. 옛날 같으면 즐기기 위해서 공부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살아남기 위해서 공부해야 하는 시대이다. AI는 이미 많은 것들을 학습했고 머지않아 많은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옛날 방식으로 공부해서는 안 된다. 공부를 하더라도 지혜롭게 해야 한다. 노력만 요구되는 공부는 이제 끝났다. 노력에 지혜까지 더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 관리를 잘해야 한다. 마음이 불안해서 자꾸 사람을 만나거나 무언가에 의존하는 습관을 들이게 되면 결과적으로 좋지 않다. 오히려 무언가에 대한 의존도가 심해져서 인생이 더 나쁜 방향으로 흘러갈 수도 있다.


8년 전의 나 그리고 8년 후의 나...

8년 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만 8년 전의 생각을 8년 후에는 실행시킬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를 되돌아보는 것은 곧 과거의 나로부터 길을 찾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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