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이란 지도를 펼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을 벌지 못하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모은 돈, 하지만 그 돈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삶의 수명이 결정된다. 어렸을 때는 돈에 대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이 주시는 용돈을 받으면 문방구 근처 게임기에서 게임을 하거나 맛있는 것을 사먹었다. 초등학교를 다닐 때 돈에 대한 교육을 조금이라도 받았다면 삶이 어떻게 변했을까? 어릴 적에는 돈을 모았던 기억보다는 돈을 쓰기만 했던 기억밖에 없었을 뿐만 아니라 공부에 시간을 몰빵했기 때문에 그저 공부만 하다가 20살을 넘겼다. 이렇게 돈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을 조금씩 벌게 되면 합리적인 소비보다는 감정적인 소비를 하게 된다. 투자나 자산관리에 대한 배경지식과 공부 경험이 없으니 자연스럽게 소비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생각이 우선적으로 떠오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상황에 좌우되기 쉽다. 특히나 젊은 날에는 누군가에게 주목받고 싶거나 돋보이고 싶은 경향이 있기 때문에 뭔가 소비를 해서 자신을 뽐내고 싶은 욕구가 넘쳐난다. 젊고 활기찬 시기에 돈을 벌었지만 무분별한 소비만 하고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다면 쉽게 돈이 모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소비 습관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혈기왕성한 시기에는 자신의 몸이 건강하다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를 적절하게 통제하면 슬기롭게 젊은 시절을 보낼 수 있지만 무분별하게 방치하면 어두운 30대, 40대를 맞이할 수 있다. 소비가 메인이 되면 돈은 삶에 있어 불행한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있다. 주식, 부동산, 로또, 도박. 근본적으로 이 네 가지는 크게 다르지 않다. 로또나 도박은 모르겠지만 주식과 부동산은 절대로 투기나 단타 목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돈에 대한 자기만의 철학과 주관도 없이 카더라 정보나 투기꾼들, 중개사들의 의견만을 근거로 매수나 매매를 하게 된다면 수익을 얻기가 상당히 힘들 것이다. 돈을 벌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그리고 벌어놓은 돈을 관리하려면 또 공부해야 한다. 돈을 불리고 싶다면 지속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돈의 본질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예전에 경제학을 처음 공부할 때 느낀 점이 있다. 경제란 결국 인간의 욕망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다는 것이다. 적은 돈을 버는 것이 쉬울 수는 있지만 그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고 사용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평소에 돈을 대하는 마음과 소비 습관이 결국 그 사람의 수명을 결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주어진 여건에서 돈을 소비하여 삶의 질을 높이고 현재와 미래를 이어나갈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모두의 바람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삶을 누구나 살아갈 수 있다면 지금의 세상이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2021년, 부동산 광풍이 대한민국을 휩쓸었다. 그때 부동산 뿐만 아니라 주식, 코인까지 그야말로 투자와 투기가 판치는 시기였다. 지식산업센터, 어느 날 갑자기 튀어나온 지식산업센터는 수많은 사람들의 투기 심리를 부추겼고 결국 지금 2025년에는 초유의 공실 사태로 번지며 지식산업센터에 투자한 사람들은 엄청난 고통을 떠안으며 겨우겨우 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2018년, 이사 준비를 위해 모델하우스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어떤 영업사원이 상가, 오피스텔 쪽에 투자하라는 홍보를 적극적으로 하고 있었다. 나는 그 당시 부동산에 대해 전혀 몰랐기 때문에 상가 투자는 관심없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상가 투자에 관심이 있었는지 한참을 그 자리에 머물렀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다. 내가 알지도 못하는 분야인데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기대감과 희망만 믿고 거액의 돈을 투자한다는 것은 사실상 투기나 다름 없다. 뭔가 사람들은 착각하는 것 같다. 사실 먹고 살아가는 것에 큰 문제가 없다면 비록 당장의 빚을 갚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적어도 유지는 할 수 있으니 살아가는 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80퍼센트 이상 대출을 받아서 지식산업센터, 상가, 오피스텔에 투자한다? 이게 대체 뭐란 말인가. 사실상 도박이 아닌가.
돈을 따라가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맹목적으로 돈을 따라가면 행복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예 회복이 불가능한 상태로 숨만 겨우 쉬면서 살아가는 삶을 얼마나 버텨낼 수 있을까? 주변에 코인으로 돈을 많이 잃은 사람이 있다. 코인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커리어도 나쁘지 않아서 충분히 성공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국 욕심이 화를 부른 것일까? 코인으로 인해 많은 돈을 잃었고 지금은 겨우겨우 연명만 하며 살아가고 있다고 들었다. 이런 사례들을 보면 개인적으로 답답함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 사는 것보다 더 잘 살고 싶다는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상황이란 게 내가 원하는 대로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좋겠는데 그렇지가 않다. 특히나 돈에 대한 문제만큼은 스스로 공부를 해야 하고 웬만하면 빚을 많이 지지 않는 선에서 투자를 하는 게 맞다. 개미들이라면 더더욱 빚을 많이 내면 안 된다. 레버리지는 레버리지가 아니다. 굳이 말하자면 허술하기 짝이 없는 레버리지다. 돈은 행복을 만들어주는 주체가 결코 아니다.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마음의 영향력이 제로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돈은 소중하다. 삶을 지탱해주고 삶의 질을 높여준다. 돈은 귀한 것이다. 내가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월급이 200이든 300이든 열심히 노력을 해서 번 돈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단순히 200을 벌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졌다든가 300을 벌 수 있을 만큼의 능력을 가졌는지의 문제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월급과 연봉은 자기 자신이 사람답게,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지탱해주는 매우 중요한 것이다. 무엇보다 돈을 벌 능력을 가지고 있는 자기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더더욱 중요하다. 돈을 따라가는 것은 좋다. 하지만 돈 때문에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면 그로 인한 손실이 너무나 크다. 경제적 타격 뿐만 아니라 심리적 타격이 상당하다. 투자하는 삶을 살 것인지, 투기하는 삶을 살 것인지는 자기 자신에게 달렸다. 개인의 관점에서 볼 때 투자와 투기의 기준은 명확하다. 계획적으로 하나하나 따져보고 객관적인 관점에서 고려를 했는가 아니면 희망과 기대감, 약간의 정보들만 가지고 뛰어들었는지를 보면 된다.
소비 습관, 절제, 자산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면 사실 돈 걱정을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제대로 하기란 쉽지 않다. 상황과 감정이라는 변수 때문이다. 즉, 삶의 패턴과 여러 가지 요인들이 돈을 벌어주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소비하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내 삶이 중요한 건 사실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희망과 기대감이란 호재가 판단을 흐리게 만들어 삶의 비극을 조기에 맞이한 사람들의 욕망은 거대한 실패를 마주했을 때 크나큰 실망과 후회로 다가온다. 그들에게 돈은 더 이상 희망을 안겨다주는 것이 아닌 압박과 스트레스, 한숨만 가져다주는 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돈이 전부인 삶은 없다. 돈으로 망하는 삶은 많지만 그렇다고 돈으로 흥하는 삶이 적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돈이 우선인 삶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돈이 없어지거나 부족해지면 채우지 못한 행복은 알 수 없는 감정 표현으로 나타날 수 있다. 그것으로 인해 누군가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다. 나의 원동력, 나의 코어, 내 생각의 원천은 어디로부터 나오는가? 돈인가? 아니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인가? 나를 아끼지 않는데 아무리 돈을 많이 모은다고 한들 삶이 더 나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