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이 필요할 때도 있다

내면이란 지도를 펼치다

by BeWr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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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이란 건 없어져야 되는 것?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외로움을 느끼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외로움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이다. 외롭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고 외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에서 외로움에 대한 이미지를 찾아보면 전부 고개를 푹 숙이고 있거나 심하게 고민하는 듯한 모습만 가득하다. 마치 외로움이 부정적이고 가져서는 안 되는 것처럼 보여진다. 그렇다면 영어로 검색하면 어떻게 될까? 외로움이란 단어를 의미하는 alone, lonely, loneliness 를 입력해봤다. 얼라? 고개를 푹 숙이거나 고민하는 이미지보다는 혼자 어딘가에서 풍경을 바라보는 이미지들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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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외로움이란 단어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 건 8년 전이었다. 외로움, 왜 그렇게 인식이 안 좋은 단어로 치부될까? 보통 외로움을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외로움, 외로우면 우울해지거나 대인기피증에 걸려서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결과적으로 사회성을 잃게 되어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어서...' 라는 느낌을 가지고 외로움을 인식하며 외로우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편으로는 사람을 만나는 것을 좋아해서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외로움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외향적인 사람일수록 혼자 있기 보다는 사람들과 만나 술자리를 가지거나 카페에서 대화를 하며 외로움의 영역에서 벗어나고 싶은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사람을 만나면 다양한 의견을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풀며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기 때문에 퇴근 후 또는 주말에 만남을 가지면서 일상을 보내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 아닌가. 친구나 지인을 만나면 외로움을 잊어버리지만 헤어지고 나면 외로움은 다시 우리 옆에 와 있다. 외로움, 떨쳐버릴 수 있는 것인가?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에 고통스럽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외로움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으니 말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혼자 있다고 해서 외로운 게 절대 아니다. 데드라인이 얼마 남지 않았을 때 혼자서 정신없이 뭔가를 하고 있을 당시에 외로움을 느낀 적이 있었는가? 뭔가에 몰입하거나 집중하게 되면 외로움을 잊어버린다. 때로는 외로움이 꼭 필요한 순간이 있다. 바로 산책할 때이다. 나는 혼자 산책하는 것을 좋아한다. 산책을 하다 보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사색에 빠진다. 사물과 자연에 대한 사색을 하며 인생에 대해 돌아본다. 산책길에 아무도 없는 경우가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외롭지는 않다. 설령 외로움을 느껴도 그걸로 만족한다.




혼자서 뭔가를 한다는 것. 혼자서 걷고, 생각하고, 바라보는 것.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지만 아무도 없는 공간에 머물며 혼자서 뭔가를 하다 보면 왠지 모를 편안함이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뭔가 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올라오면서 의욕이 불타오르면 어느 순간부터 혼자라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좋아하는 것에 몰입한다. 내 주변에 머물고 있는 외로움에 대한 관심은 사라지고 마음속의 보이지 않는 의욕과 목표를 생각하며 하루를 살아간다. 외로움, 그것은 스스로 적응해야 하고 이겨내야 하는 것이다. 부모도, 친구도, 연인도 외로움을 없애줄 수는 없다. 외로움은 매순간 존재한다. 특히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은데 그럴 때마다 불쑥 튀어나와서 멘탈을 흔들기도 한다.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는 분명하게 알았다. 외로움은 항상 존재하는 것임을 말이다.



외로움에 머물고 있다면 차라리 편안하다고 생각해라

혼자 방에 있으면 편안하지 않은가? 혼자 여행을 가서 바다를 바라보고 자연을 바라보는 것만큼 여유로운 시간이 또 있을까? 한창 일이 바쁠 때 아는 지인분이 외로워지고 싶다는 얘기를 종종했다.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와서 외로울 틈이 없다는 것이었다. 난 그저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외로움이 부러울 수 있다니... 그런 얘기는 처음 들었다. 그때 알았다. 외로움을 좋고 나쁘다는 식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을 말이다.




외로움을 느끼는 것은 정상이다. 외로움을 느낀다고 하여 결코 비관적인 사람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도 아니다. 혼자서 하루를 보내는 게 불행하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외로움을 느끼는 하루를 보내서는 안 되는 것인가? 감정은 퍼즐이 아니다. 외로움이 제자리에 머물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외로움을 통해 더 성숙해지고 자신의 인생을 더 가치있게 변화시킬 수도 있다. 외로움은 불행으로 이어지는 길이 아니다. 마치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며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외로움을 원하는 사람들도 있다. 왜 그런가? 외로움에 머물면 간섭이 없기 때문이다. 완전한 나로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




외로움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는 타인의 말만 듣고 '아... 외로움을 느끼는 게 좋지 않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보니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혼자였던 시간이 더 많은 사람들은 외로움에 익숙할 것이다. 외로움을 이기지 못해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로움에 젖어 무기력해지는 사람도 있다. 그와는 반대로 외로움을 편하게 여기면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무겁고 가져서는 안 되는 것, 느끼면 곤란한 것이라고 인식하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외로움은 당연한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건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외로움, 인생은 외로움의 연속이다. 그 외로움과 함께 걸어나가면서 성숙해지는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외로움은 그저 부질없고 느끼고 싶지 않은 감정으로 치부하며 살아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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