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리츠커상은 일본의 건축가 야먀모토 리켄에게 돌아갔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작품의 기술적 측면과 새롭게 정의된 커뮤니티 공간을 높게 평가했습니다. 다만, "공동체로 하여금 사회적 요구에 대한 책임을 깨닫게 했을 뿐 아니라 건축의 형식에 의문을 개진했다"라는 문장으로 심사평이 마무리되는 것으로 보아 그의 가장 큰 업적은 새로운 공공성의 제안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개인 간의 접촉면을 늘이는 공공성, 그런데 이것은 일본 건축가중에서 야먀모토 리켄만의 관심사는 아닙니다. 80년대 이후 많은 건축가들이 자폐적인 건축에서 탈피, 커뮤니티 공간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으며, 지금은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교류를 촉진하는 건축적 장치들을 자신들의 작품에 삽입하고 있습니다.
아홉번째 프리츠커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 후보조차도 내지 못한 한국. 하지만, 저는 이것을 우열을 가리는 평가결과로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건축은 시대의 거울'이란 말이 있듯, 일본의 사회-문화가 건축에 투영되고, 이것이 세계인들의 마음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즉, 문화의 차이, 공감할 수 있는 요소의 많고 적음의 차이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