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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맹현 Feb 09. 2021

1.
지구도 안 만들었으면서

아침부터 떼를 쓰는 통에,

아침부터 자두에게 꾸중을 듣던 아기호두.

기분이 좋을 리 없는 아기호두가 뜬금없이 한마디 합니다.

 

아기호두 : 그럼 엄마가 지구를 만들었냐?

자두 : 아니. 나 지구 안 만들었는데?

아기호두 : 지구도 안 만들었으면서...

자두 : ㅎ.ㅎ.ㅎ...


잠시 후, 어린이집으로 가는 차 안.

아직도 기분이 안 풀린 아기호두입니다.

 

아기호두 : 그럼 엄마가 운전을 잘하냐?

자두 : 아니. 나 운전 잘 못하는데?

아기호두 : 운전도 잘 못하면서... 그럼 엄마가 레인지로버 살 수 있냐?

자두 : 아니. 못 사는데?

아기호두 : 레인지로버도 못 사면서. 그럼 엄마가 돈 많냐?

자두 : 아니. 돈 많이 없는데?

아기호두 : 돈도 많이 없으면서.

 

자두는 더 뭐라고 할지 궁금해서, 막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꾹 참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기자두가 한마디 합니다.

 

아기자두 : 그럼 엄마, 장난감 두 개 사줄 수 있냐?

자두 : 아니. 장난감은 한 개씩만 사줄 거야. 

아기자두 : 장난감 두 개도 안 사주면... 그럼 엄마가 사람을 다 만들었냐?

자두 :  아니. 엄마가 사람을 다 만들지 않았지.

아기자두 : 우리 둘 밖에 안 만들었으면서.

자두 : ㅎㅎㅎ... 그래 엄마가 너희 둘 밖에 안 만들었지. ㅎㅎㅎ...

 



얘기를 듣고 보니 정말 그렇다. 

별 것도 아닌 엄마가 너희를 혼냈다. 혼낼 자격도 안 되면서 말이다.

너희를 혼내려면 최소한 지구 정도는 만들어야 하고, 이 세상 사람들 정도는 다 만들어야 하는데 말이지.

미안. 이제는 정말 항복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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