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앞에 서서 감정 없는 웃음을 짓는 것은 어색하다.
자연스럽게 행동하라는 디렉팅에 내 몸은 더욱 삐그덕거린다.
어두컴컴한 지하의 눈이 아프도록 밝은 조명은 태양의 것만 못했다.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다.
양손과 등허리는 가본 적 없는 곳으로 움직인다.
시간이 지날수록 굳어가는 입꼬리는 땀방울과 함께 밑으로 떨어진다.
결과물을 보니 꽤나 봐줄만하다.
제삼자의 눈으로 나를 바라보니 조금은 어색하다.
몇 해나 함께 지내왔지만 볼 때마다 참 낯설다.
언제 한 번 안아줄 수도 없는 그 녀석을 그렇게 가만히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