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의 심리학 3
많은 지원자가 자기소개서를 쓰며 가장 망설이는 질문 중 하나는 이것일 것이다.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경험과, 그 극복 과정을 서술하세요."
하지만, 이 질문은, 단순히 지원자의 '극적인 서사'를 끌어내기 위한 것이 아니다. 여기서 회사가 궁금한 것은, 지원자가 어떤 환경에서 일했는지보다, 그 속에서의 경험을 어떻게 '해석'하고 '소화'했는 가다.
심리학적으로, 이 질문은 '회복탄력성(Resilience)' 간접적으롤 평가할 수 있는 질문이다.
회복탄력성은, 어려움과 시련을 마주했을 때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나는 '심리적 능력'을 말한다.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긍정심리학의 맥락에서 이 회복탄력성을 중요한 '심리 자본' 중 하나로 꼽는다. 그리고 여기에서는 단지 어려움을 겪은 사실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일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스스로 어떤 '의미'로 만들었는지가 핵심인 것이다.
또, 이 질문은 '자기 서사(Self-narrative)' 능력을 살핀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 구조를 가지고 살아간다. 이는, 단순한 경험의 나열이 아니라, 자신을 이해하고 설명하며, 미래의 성장 가능성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연구에 따르면, 자기 서사가 잘 정리되어 있는 사람일수록, 자기 이해 수준이 높고 정체성의 안정성이 크다고 한다.
따라서, 이는 지원자가 그저 '힘들었다'는 감정을 표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경험을 어떻게 바라보았고, 그것이 지금의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려는 질문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쓰면 좋을까?
첫째, '가장 힘들었던 경험'은 반드시 거창할 필요가 없다.
오히려 일상적이지만, 정서적으로 자신에게 의미가 있었던 경험을 서술해야 더 큰 공감을 줄 수 있다.
둘째, 그 어려움을 해석한 과정을 중심으로 서술해야 한다.
셋째, 그 경험을 통해 얻은 변화의 단서를 드러내야 한다.
그러니, 성장 지향성(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도록 해보자.
마지막 넷째는, 조심해야 할 표현을 기억해야 한다는 것이다.
누가 봐도 일상적인 경험인데, 너무 과장된 극복 서사로 글을 쓰면, 진정성이 떨어져 자기소개서의 전반적인 신뢰도를 떨어뜨릴 수가 있다.
또 반대로, 감정에만 너무 매몰된 이야기는, 평가자가 지원자의 성장을 읽어내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경험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결국 그 상황과 경험을 바라보는 나의 시선이라는 점을 기억하자.
이 질문은, "당신은 어려움을 단지 견뎠나요, 아니면 그 안에서 이해하고 헤쳐나갔나요?"를 묻는 셈이다.
자기소개서는, 단순히 내가 어떤 환경을 통과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환경을 지나면서 어떤 '나'로 바뀌었고 성장했고, 또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해 나갈 수 있는지를 드러내는 공간이다.
우리가 말하는 '힘듦'은, 결국 내가 나를 성장시키는 힘이기 때문이다.
추가적으로,
만약 기업의 인사 담당자라면,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검토할 때에도 이러한 점들을 기반으로 하여 보다 객관적으로 지원자의 역량과 가능성을 평가해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