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사랑하는 나의 삶
언젠가 늦은 오후였다.
카페 창가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시간은 아주 특별한 무언가가 벌어지는 때가 아니라,
조용히 혼자 있을 수 있는,
그런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순간이라는 걸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늘 더 나은 무언가를 바라며 안간힘을 써왔었다.
더 멋진 결과, 더 빠른 성장, 더 눈에 띄는 변화 같은 것들이다.
그렇게 누가 정해준지도 모르는 기준을 좇아, 내가 간절히 원하는 나를 계속 미루어 왔었다.
그래서일까?
나는 때때로 무척이나 공허했던 것 같다.
열심히 살고는 있는데,
왜 나는 내 삶을 살고 있다는 감각이 이렇게 희미한 건지.
정신분석학자 도널드 위니컷은 '충분히 좋은 삶(Good enough life)'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는 우리가 반드시 완벽하거나 특별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오히려 일상을 무너뜨리지 않고 ‘충분히 괜찮은’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그 자체로 우리는 꽤 단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말이다.
그 말은 왠지 마음에 오래 남았다.
'충분히 좋은'이라는 말은,
그렇게 '나에게 위대한 보통'이 무엇인지 묻게 만들었다.
나만의 보통을 만든다는 건, 어쩌면 내게 익숙한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
아침에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는 사소한 습관,
퇴근길에 늘 지나치는 골목의 느릿한 공기,
혼자서도 괜찮은 식탁 위 작은 꽃 한 송이,
그러한 누군가에겐 별것 아닌 순간들이,
나의 하루의 균형을 잡아주는 기둥이 되어준다.
심리학에는 '자기 일관성(self-concordance)’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자신의 내면 가치에 부합하는 목표를 가진 사람일수록 심리적 안녕감과 삶의 만족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것은 다시 말해, '내가 진짜 원하는 삶을 살고 있다'라는 느낌이 사람을 가장 오래 행복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그 기준이 남들이 보기에는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는 '보통의 것'일지라도 말이다 ㅡ 나의 삶에서 중요한 건 무엇보다 나의 기준이니까ㅡ.
나는 그날 카페를 나서며 속으로 중얼거렸었다.
"그래, 이대로도 꽤 나답게 행복한데 뭐”
특별할 것 없는 작은 하루였어도,
나에게는 이미 꽤 괜찮은 하루였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제는, 누군가의 기준을 좇기보다 내가 가장 잘 쉴 수 있는 리듬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누구의 칭찬이나 인정이 없어도, 고요하게 나를 안아주는 삶, 그게 내가 만들고 싶은 '나만의 보통'이기 때문에.
그 보통은,
언젠가 내 삶을 가장 위대하게 만들어줄 거라고 믿는다.
여러분의 위대한 보통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