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잠깐] '불합격'에 지지 않는 마음의 기술

심리학이 알려주는 취업 멘털의 회복력

by 제인 마크



우리는 취업을 스펙 경쟁이라고 부르지만, 사실은 심리전에 더 가깝다. 누가 더 많은 자격증을 갖췄느냐보다, 누가 오래 자신을 믿을 수 있느냐가 승패를 가르기 때문이다. 수많은 지원서를 내고도 답장이 오지 않는 며칠 동안, 마음은 무너지고 자존감마저 흔들린다. 그때 우리를 가장 힘들게 만드는 큰 적이 뭘까? 바로 내 안의 목소리다. "나는 안 될지도 몰라"라는 그 목소리는 우리 마음속의 강한 지진을 일으킨다.


미국의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는 "사건이 사람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해석하는 방식이 사람을 무너뜨린다"라고 했다. 이는, 불합격이라는 사건 그 자체보다 '나는 부족하다'는 해석이 고통을 만든다는 뜻이다. 다른 비슷한 연구에서는 동일한 실패 경험 후에도 '성장 마인드셋(growth mindset)'을 가진 사람들은 좌절보다는 학습과 성찰을 더 경험한다고 보고했다(Dweck, 2006). 즉, 실패는 우리의 능력을 증명하는 시험이 아니라, '나 자신을 얼마나 유연하게 해석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심리적 거울인 것이다.



불합격의 순간, 마음의 회복력이 필요한 이유


하버드 의대의 조지 보낸노(George Bonanno) 교수는, 수십 년간 '회복 탄력성(resilience)'을 연구하며 이렇게 말했다. "회복력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해석의 습관이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사건을 일시적이고 특정한 문제로 보는 사람들은 훨씬 빠르게 정서적 균형을 회복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실패를 인생 전체의 낙인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더 큰 불안과 우울을 겪었다.


취업 시장에서 반복되는 불합격 통보는 누구에게나 상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회복력은 '내가 무너졌다는 걸 먼저 알아차리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다. 그리고 그 힘은 불합격이라는 단어를 마주쳤을 때 우울이나 자책이라는 감정에 매몰되지 않고, 다시 일어서 나아가볼 수 있게 해 준다.


심리학에서는 그와 같은 능력을 '자기 연민(self-compassion)'이라 부른다. 자기 연민은 단순히 '나'라는 사람을 불쌍하게 여기는 태도가 아니라, '나 역시 인간으로서 불완전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스스로에게 따뜻하게 대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이러한 감정 조절 능력이 높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가 낮게 나타났고, 실패 후 다시 도전할 확률이 실제로 높다. 즉, 자기 연민은 다시 쓰는 자기소개서보다 더 강력하나 재도전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돌보는 것이야말로, 취업이라는 장기전을 버티는 가장 현실적인 전략인 셈인 것이다. 물론 이는 이직 과정에서도 마찬가지다.



진짜 경쟁력은 '정신의 지속력'이다


사실 '실패'라는 단어 앞에서 우리는 쉽게 무기력해지고는 한다. 나 또한 그 단어 앞에서는 쉽게 감정이 요동치고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알고 있는 한 가지 사실은, 실패는 우리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증거가 아니라 방향을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신호라는 점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테레사 아마빌레(Teresa M. Amabile) 교수는, '작은 성공의 심리 효과(The progress principle)'이라는 연구에서 "작은 진전이 인간의 내적 동기를 유지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즉, 오늘의 면접이 망했다고 해도, 어제보다 자기 이해가 깊어졌다면 그 실패의 경험도 이미 진전인 것이다. 그러니 어쩌면 취업 준비의 본질은 합격을 향한 싸움이 아니라, 불안 속에서도 자신을 잃지 않는 훈련일지도 모른다.


오늘날, 자기소개서를 쓰는 것은 그저 글을 쓰는 게 아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다시 생각해 보고 정의하는 작업이다. 또한, 면접에서 자신 있게 대답하는 건 연습의 결과가 아니라, '살아온 삶과 노력을 스스로 믿고 인정하는 마음'의 결과이다. 그러니 결국 취업은 스펙전도, 또 경쟁전도 아닌 '심리전'이다. 그 심리전의 승자는 끝까지 자신을 믿고 일어선 사람이 될 것이다.


만약 오늘 불합격 통보를 받았는가? 안타까운 결과일지는 몰라도, 그것은 절대 당신이 부족하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아직 당신의 문을 열 타이밍이 아니었을 뿐이다. 그러니 그냥 크게 숨 한 번 쉬고 털어내어 버리자. 아니면 있는 음식을 먹거나 한숨 푹 자고 일어나는 것도 좋다. 대신 무엇을 하든 한 가지만 꼭 기억하자. 마음의 회복력은 언제나 스펙보다 오래간다는 것을.


취업 시장에서 '진짜 준비된 사람'은, 화려한 자기소개서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먼저 단련해 놓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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