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리더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적절히 뒷받침한다는 것은 리더의 의중을 가장 잘 이해하는 참모이다. 어쩌면 리더와 같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참모라 할 수 있다. 참모가 이처럼 리더처럼 생각하려는 이유는 그래야 리더가 편안히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참모는 리더를 지원하고 조력하는 역할에 강점이 있으며, 주로 조직에서 내근업무를 하며, 조직의 살림꾼 역할을 한다. 인재 발굴과 양성의 인적관리와 내외부의 활동에 필요한 각종 지원의 물적 관리, 조직 구성원들 간의 팀워크를 유지하며 균형과 조화를 통한 조직관리, 조직이 경제적으로 안정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재정관리 등을 잘하는 참모다.
과거 중국 한나라의 소하가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소하는 진나라의 함양에 도착했을 때 다른 사람들이 진나라 황궁의 재물과 호화로움에 정신이 팔려 있을 때에도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소하가 제일 먼저 했던 일은 바로 진나라의 법과 행정제도, 예절, 관습과 각종 문헌이 담긴 사료들을 챙기는 일이었다. 사람들이 소하의 이런 행동을 이상히 여겼지만, 소하는 누구보다 이런 서적들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소하의 이런 노력으로 유방이 촉으로 밀려났을 때에도 법과 제도, 경제 사회 등 빠르게 나라를 정비하여 한나라의 기틀을 다질 수 있었으며, 나라가 안정적으로 유지 발전함으로써 유방이 중원으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리고 유방이 전쟁터에 나갔을 때에도 유방을 대신하여 나라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승상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여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하였으며, 초창기 전쟁에서 폐하고 돌아올 때마다 유방에게 다시 나가서 싸울 수 있는 군수지원을 철저하게 준비했다.
또한, 소하는 인재를 알아보고 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방에게 추천하였다.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한신이다. 한신은 원래 하후영이 천거를 한 인물이었는데 소하가 몇 번 그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니 한신의 인물됨이 다르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신이 유방의 군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자 소하는 전후 사정 가리지 않고 그를 뒤쫓아갔다. 사람들과 유방은 가장 가까운 소하마저 유방을 버리고 떠났다고 생각을 했다.
당시 한신은 유방에게서도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자 이에 불만을 품고 도망친 것이었으며, 이 소식을 듣고 한신을 붙잡기 위해 소하가 달려 나갔던 것이다. 소하는 가까스로 한신을 따라잡아 그를 설득하였다.
“만약 나와 같이 돌아가서도 제대로 천거되지 못한다면 나도 한나라를 떠날 테니 나를 믿고 다시 유방에게로 갑시다.”
한신은 그제야 소하의 말을 믿고 다시 유방의 군영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유방은 소하가 아무 말 없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자 그 연유를 물었다.
“그대는 왜 나에게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소하는 한신을 쫓아간 사연을 말했다.
“한신이란 자는 장수로서 지금 한나라에는 그에 견줄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왕께서 한중의 왕으로 남으실 생각이라면 한신을 중용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러나 천하를 얻고자 한다면 한신이 없이는 대사를 도모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참모의 가장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가 훌륭한 인재를 알아보고 이를 주저 없이 리더에게 추천하는 것인데, 소하는 이런 부분에서도 뛰어났던 것이다. 그전까지 아무에게도 인정받지 못하던 한신의 진면목을 소하는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또한 그는 인재를 대하는 예의도 잊지 않았다. 유방이 한신을 대장군으로 임명한다고 했지만 소하는 이렇게 말했다.
“오늘 대장군을 임명한다고 하시면서 대장 될 사람에 대한 태도가 마치 어린아이 대하듯 하십니다. 이런 자세로 인해 한신 같은 호걸들이 대왕 곁을 떠나려 할 것 같아 두렵습니다. 한신을 대장군에 임명하시려 한다면 좋은 날을 택해 목욕재계하신 다음 단을 세우고 예를 갖추어 의식을 행하셔야 합니다.”
소하의 이런 노력 덕에 한신은 유방의 곁에 남을 수 있었으며 최종적으로 한나라로의 통일을 이룰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던 것이다. 훌륭한 인재를 알아보고 그 인재를 활용하기 위해 자신의 리더에게 추천을 하고, 또한 이를 맞이하는 과정에서 예의를 갖출 줄 아는 소하는 리더의 뒤에서 충실히 리더를 뒷받침하는 참모였던 것이다.
리더로부터 부여된 업무에 대해 소임을 다해 충실히 수행하는 참모는 다소 소극적일 수 있으나, 매사에 꼼꼼하고, 일이 정확하고 안전하게 달성되도록 하는데 주력하는 사람이다. 리더가 의도한 바대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점에서는 완벽을 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로잔 배더우스키는 젝 웰치와 같이 있으면서 그런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참모였다. 그녀는 단순한 비서가 아니라 잭 웰치와 함께 했던 기간 동안 GE를 잭 웰치와 함께 이끈 조력자이자 파트너였다. 즉, 리더가 시키는 일만 하는 그런 비서가 아니라 리더가 편안하게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잭 웰치가 성격이 급하고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엄청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은 어느 회사의
CEO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단지 그 열정을 공유하고 함께 할 수 있는 참모가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인데 로잔 배더우스키는 그 역할을 충실히 잘했던 것이다. 그녀는 모든 내용을 잭 웰치가 30초 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정리하여 준비했다. 이러한 것만 보더라도 그녀와 잭 웰치는 조직의 상하관계가 아닌 파트너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단순히 잭 웰치의 지시에 따르고 행동하는 사람이었으면 이와 같은 일정을 소화할 수 없었을 것이다. 뒤에서 묵묵히 잭 웰치처럼 생각하고 일을 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참모는 리더가 한걸음 더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지원해주는 파트너이다.
PS : 리더가 편안히 일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