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블라인드 리더

조명받는 블라인드 리더란

by 미운오리새끼 민

고인 물은 썩는다고 했다. 목표했던 결과물을 도출했을 때나 큰 위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조직은 그동안의 힘들었던 과정은 잊고 편안함을 즐기려 한다. 일종의 성과에 대한 보상심리라고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언제까지 편안히 머물러 있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경쟁상대가 없는 독과점 즉, 무주공산(無主空山)이라면 모르겠지만, 항상 언제 어디서 새로운 강자가 나타날 수 있는 게 지금의 사회다.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과 소비자의 트렌드에 따라가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항상 기러는 목표 달성 이후 새로운 일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대체적으로 리더가 비전을 제시하지만, 참모가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리더가 비전을 선포하는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참모는 리더에게 조직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즉, 1년, 5년, 10년, 100년 앞을 내다보면서 조직의 미래를 구상할 수 있는 비전을 갖고 있어야 한다.


한편 실패를 경험한 리더에게 참모의 새로운 비전 제시는 다시 도전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실패를 경험한 사람의 입장에서 다시 실패할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새로운 도전은 쉽지 않다. 이때 참모가 리더에게 다시 도전할 수 있는 비전 제시는 리더에게 절망에서 희망을 심어주는 것이다. 이처럼 참모는 성공, 실패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조직이 유지될 수 있도록, 조직의 미래를 생각하며 새로운 비전 제시를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리더에게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 대표적인 인물로 정도전을 들 수 있다. 정도전은 이성계를 만나서 이성계에게, 현재 고려 정권의 문제, 명나라, 원나라 등 국제정세와 향후 변화 가능성, 고려의 민심, 개혁 방향 등을 논리 정연한 말로 역설하며 새로운 시대의 역사적 소명의식을 심어 줬다.

변방의 야인에 불과했던 이성계는 정도전의 해박한 지식과, 그가 펼치고자 하는 원대한 꿈을 자신만이 할 수 있다는 설명에서 큰 감흥을 받았다. 실패하면 죽음을 감수해야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지만, 이성계에게도 자신이 중심이 되어 개혁을 해보겠다는 피 끓는 열정이 있었던 것이다. 정도전은 이성계의 열정에 불을 지펴 주었으며, 결국, 이성계는 위화도에서 회군하여 쿠데타를 통해 고려 정권을 잡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울 수 있었다. 정도전이 이성계에게 제시한 비전은 국가 개조를 통한 사회변혁이었다. 이는 정도전이 역사적, 정치적, 철학적 소견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


참모는 비전 제시에 앞서 필요성과 시급성을 제일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실행할 능력이 있는지와 결과물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정도전은 이런 사항을 종합적으로 설명하며 이성계에게 새로운 국가 건립을 제시했던 것이기에 참모로써 훌륭한 비전 제시를 했다고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의 소진 또한 연나라 문후에게 진을 제외한 연(燕)·제(齊)·초(楚)·한(韓)·위(魏)·조(趙)나라가 연합하는 합종책을 통해 진나라의 침약 위협을 막고, 연나라가 주축이 되는 통일 국가를 이룰 수 있다는 비전 제시로 6국의 재상까지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소진의 비전은 임시방편적 비전에 불과했다. 즉 필요성과 시급성은 있었지만 그것을 실행하는 주체 세력들의 확신이 부족했다. 결국 장의의 연횡책에 소진의 합종책은 무너졌으니 참모로써 비전을 제시하면서 충분한 대안을 갖고 한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상앙도 진나라 효공에게 제왕의 길과 부국강병론을 역설하여 재상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변법 시행과 중앙집권적 제도 확립 등을 통해 진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다졌었다.


하지만 상앙도 그 이후를 생각하지는 못 했던 거 같다. 즉, 결과물이 나오면 그다음 단계로 발전해 가야 하는데 상앙의 법 집행은 여전히 엄격하여 대신들과 백성들로부터 원성을 사게 된 것이다. 그리고 결국 그 자신도 자신의 법 때문에 죽음을 맞이했으니 지속 가능한 비전 제시는 아니었다.


제갈량은 유비를 만나 천하삼분론을 역설하여, 유비가 촉 땅을 얻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후한 말엽 잠시나마 유비가 조조, 손권과 함께 삼국을 형성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비록 천하 통일이라는 최종 결과물을 얻지는 못했지만 두 강국 사이에서 나라를 유지했다는 점에서는 제갈량이 제시한 천하삼분론의 비전은 유비에게 큰 결과물을 안겨준 것이다.


참모는 반드시 리더와 그 조직에 필요성과 시급성을 점검해봐야 한다. 그리고 조직에서의 수행 가능성과 그 결과로 얻어질 수 있는 효과성과 효율성을 따져서 리더에게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PS : 지금 세계 각국의 나라와 기업들이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서 도태되는 나라나 기업은 당분간 회생이 힘들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서둘러 준비들을 하고 있다. 이때 참모는 변환기 조직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비전을 제시해 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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