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바꿔준 스윙댄스를 만나다
27살의 나는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다. 나의 유난히 약한 멘탈과 너무 강한 업무 강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지만 동료들에 비해 한참 뒤쳐지는 영업실적 등의 이유였다. 그 당시 나는 온라인 광고 대행사에 AE로 근무하고 있었다. 아직 1년차가 되지 않은 나는 하루의 대부분을 콜 영업으로 보냈고, 업무 시간 내내 영업을 하고 저녁에는 밀린 광고주 업무를 처리했다. 그리고 1시간 30분이 걸려 퇴근하면 자정이 훌쩍 넘곤 했다.
1년간 열심히 노력했음에도 실적은 형편없었다. 동기들은 대부분 일찍 퇴사하긴 했지만 그 전까지는 각자의 팀에서 광고주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1년이 다되어가도록 단 하나의 광고주도 수주하지 못하고 팀 선배들의 광고주에 들러붙어 있었다. 가뜩이나 힘든 업무 강도에 "이 일이 나와 맞나?"라는 심리적 스트레스까지 극도로 심해졌다.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해져 자연스레 불면증이 찾아왔다. 술을 찾는 일이 잦아졌고, 친구들과 어울려 술을 취할 정도로 마시면 야식까지 먹고 자는 습관까지 생겼다. 체중이 엄청나게 불어났고, 특히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넘어가는 밤에는 단 한순간도 잠들지 못하고 시뻘개진 눈으로 출근하곤 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친구들과 어울려 주말에 축구를 했다. 하지만 축구는 아무래도 학창 시절부터 꾸준히 하던 운동이라 딱히 신선함이 없었다. 오히려 오전에 축구하고 사우나에 갔다가 국밥에 반주를 홀짝이곤 했다. 그러다가 삘받으면 해가 지기도 전에 만취해서 집에 돌아가는 경우도 있었다.
평일은 살인적인 야근과 스트레스, 불면증. 그리고 주말에는 오전에 운동이랍시고 친구들과 어울려 공을 차고 그리고 다시 낮부터 술. 일이고 연애고 나발이고 이렇게 살아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하루 피폐해져가던 찰나 친구가 스윙댄스라는 취미를 추천해주었다. 학교 다닐때 장기자랑 정도를 준비해본 적이야 물론 있었지만 파트너 댄스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친구에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 나같은 사람이 무슨 춤이냐 라고 말하며 극렬하게 거부했다. 하지만 친구는 끈질기게 한번만 시작해보라고 나를 압박했다.
결국 나보다 두달 앞서 스윙댄스를 시작했던 그 친구의 영업력에 넘어갔고, 그 친구와 토요일에 서면에서 만났다. 친구가 없었다면 그 상황에서 스윙 빠 건물에 들어갈까, 그냥 집으로 돌아갈까 고민하다가 결국은 그냥 집으로 갔을 것 같다. 하지만 그 친구는 그런 마음까지 알고 있었는지 나랑 미리 만나서 나를 빠에 배달시켜주고, 안에 넣어주고, 강사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게 잘 부탁한다며 나를 소개시켜주기까지 했다.
신기하게도 그 친구도 스윙댄스빠에서 만난 인연과 결혼하여 가정을 꾸렸다. 앞으로 쭉 연재할 컨텐츠에서 자세하게 이야기 하겠지만 그 정도로 스윙댄스는 좋은 취미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그때까지만 해도 이 취미를 6~7년간 지속하게 될지는 몰랐다. 물론 지금은 춤을 추러 다니지 않은지 꽤 됬다. 하지만, 27살 무렵에 춤을 시작해서 거의 춤을 추지 않게 된 34살까지 나의 인생은 춤 때문에 정말 많이 바뀌었다고 자부할 수 있다. 실제로 스윙댄스에 관련된 글은 내 브런치에 두개나 있고, 반응도 나름 내 글치고는ㅠㅠ 괜찮은 편이다.
다만 그 글들은 이 취미를 시작한 계기와, 그만두게 된 계기. 이렇게 두개만 있다. 그 사이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많은데,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인생을 바꿔주고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게 해준 이 취미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어서 옴니버스 형태로 연재를 시작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