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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미기miggie Dec 21. 2018

자작소설, <어느 날,>

SF 시나리오

이제 인간의 일은 생각하고 의식하는 것입니다. 위험하거나, 고난도의 기술과 작업이 필요한 일에 더 이상 신경쓰지 마십시오. 당신의 상상과 생각의 아주 미세한 신경까지 인식할 수 있는 U-RP는 여러분의 무한한 상상을 실현시켜 줄 수 있습니다. 터무니 없는 상상이라구요? 괜찮습니다! U-RP를 통해 여러분
의 무한한 가능성으로 세상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세요
 Now, human’s role is THINKING and BEING CONSCIOUS. Never mind about work that dangerous, required high-tech skills any more. This can’t restrain your chance. U-RP, which can recognize even the slightest nuances of your imagination and thoughts, can realize your infinite imagination. Imaginative imagination? Fine! Make your world more colorful with your unlimited possibilities through U-RP.
 今、人間の役割は思考と意識です。危な、ハイテク技術を必要とする作業については決してにしないでください。これはあなたのチャンスを抑制することはできません。あなたの想像力や思考の微妙なニュアンスを認識できるU-RPは無限の想像力を現します。想像力あふれる想像力?ファイン!あなたの世界をもっとカラフルにし、U-RPを通してあなたの無限の可能性をげてください。
...  전 세계 길거리, 텔레비전, 인터넷의 광고를 차지하고 있는 U-RP의 광고문구이다. U-RP. you-replace라는 뜻으로 너를 대신한다는 기계 제품의 이름이다. U-RP는 AI 이나 VR, 로봇 등으로 한정시킬 수 없다. 신경 연결 기계 U-RP는 어떤 기술에도 접 합 가능하여 말 그대로 ‘무한한 상상’을 ‘실현’시킬 수 있다. 처음 U-RP가 세상에 나 왔을 때에는 기계라는 물질적이고 기술적인 것과 인간의 생각, 내면적인 것을 ‘연결’ 한다는 것을 한정적으로 보는 시선들이 많았다. 그들은 U-RP를 스쳐지나가는 아이디 어 정도로만 생각하였고 U-RP에 투자하는 모험적 알파컨슈머, 트라이슈머들을 실패 를 눈 앞에 둔 자들로 안타깝게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이제 시대에 뒤처진 자들로, U-RP이 그들의 삶에 빠르게 침투하는 것을 바라만 보며 인정할 수 밖에 없 는 것이다.
 J는 U-RP가 본격적인 생활 속 기술로 마케팅을 시작할 때부터 U-RP에 높은 관심 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생산에 함께 참여하려하는 프로슈머였고 흔히 말해 ‘대박’ 을 꿈꾸는 창업 정신 가득한 청년이었다. 그는 U-RP를 이용한 조그만 장난감, 가전제 품 등을 시도하였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괴짜로 비춰질 뿐이었다. 그러나 U-RP는 그것의 메인 광고 문구부터 괴짜를 지지하는 기술이었고 그는 남들의 시선에 상관하지 않고 U-RP 괴짜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J의 의도와는 달리 계속 되는 실패와 더 심해져가는 J의 끈기와 독기는 주위 사람들의 걱정을 샀다. 더 이상 이상을 쫓지말고 현실 파악하라는 주변의 조언에, 그는 굴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점차 외적, 정신적으로 피폐해져갔다. 현실과 이상이 다르다는 사실과 그 둘 중 하나만 선 택해야한다는 사실은 의욕과 열정으로만 가득한 J가 받아들이기에는 버거웠다. 그러 던 중, J는 VR에 주목했다. 실패와 한계에 지친 J가 가상 현실이라는 VR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몰랐다. 베르나르베르베르 소설과 SF 영화 중에서도 아바타를 가장 즐겨본 J는 이러한 류의 가상을 U-RP를 통해 현실 속에서도 구현 가능하다고 굳게 믿었다. J는 U-RP를 통해 그가 생각하는 유토피아를 설계했다. U-RP를 통해 상상하기 전, 상상을 구체화시키기 위해 몇 달을 연구하였다. 그에게 있 어서 상상 구체화 과정은 하나의 또다른 ‘세계’를 만드는 조물주의 역할이었다. 사회 의 형태부터 사회의 성격, 구조까지 그가 말하는 ‘이상’을 충분히 실현할 수 있는 세 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 J의 프로젝트의 가장 큰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세계를 미세한 생각까지 읽어버리는 U-RP와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사회의 디테일 하 나하나를 다 기억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세계 자체가 곧 J 자신이 되어야했다. J의 목적은 이상이 실현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 U-RP의 가능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가상사회를 만들어 그 가상사회가 곧 사회가 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의 열 정은 다시 불타올랐고 지친 눈빛은 다시 새롭게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를 괴롭힌 현 실에 대한 분노는 그가 실현하려는 가상세계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변했다. 이미 그는 그의 유토피아, 가상세계에 모든 것을 걸 준비가 되어있었다. U-RP를 통해 VR 가상세계를 완성시킨 J는 가상세계에서의 사회인들이 필요하였다. 그의 주변에 있는 AI 기술들을 모두 끌여모아 개조를 시작했다. AI와 VR을 결합시키고 사회의 구성원들 을 만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J의 프로젝트는 생각처럼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프로젝트가 진행될 동안 현실은 그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되었고 그의 분노는 U-RP 에만 집중하기에는 더더욱 커지고 있었다. U-RP에 대한 광적인 열정은 그의 분노와 광기에 얽히고 섞여 더 이상 분간이 불가능했다. 결국 J는 그의 가상세계에서 그가 만든 구성원들과 이상세계를 구현하는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그들은 그의 사회를 함께 따르지 않는 모든 U-RP, VR, AI 들을 하나씩 무너뜨리기 시작했고 대규모의 해 킹이 일어났다. 그의 가상사회는 치밀하고 완벽하게 구상되어 (현실의) 세계는 그저 당하고만 있을 뿐이었다. 세계가 J의 가상세계 때문에 난리가 났지만 현실의 J는 그 저 그의 연구실에 우두커니 앉아 가상세계를 전두지휘하고 있을 뿐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괴로워하던 J는 결국, 그 자체가 가상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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