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달우드 아로마 - 요가 무드라사나
일은 사람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성장시킨다.
규칙적인 출퇴근과 식사 덕에 난 더 건강해졌다. 일을 하며 쌓이는 경험과 기술로 자신감이 생기고, 일을 통해 버는 돈으로 자존감이 높아진다.
동시에 일은 사람을 인격적으로, 체력적으로 훼손시킨다.
연말부터 몰리기 시작한 과도한 업무로, 정해진 시간 내에 산적한 일을 처리해내야 한다는 단 한 가지의 목표만 보고 있는 나는 한껏 날을 세우고, 악을 쓰고 긴장상태로 살았다.
자연히 명상도, 요가도 내 삶에서 옅어지고 있었다.
요 몇 주간 나는 항상 화가 나 있었고, 흥분상태였다.
100여 일만에 아쉬탕가 레드 클래스에 들어가는 나는 자포자기 상태였다. 그동안 수련을 안 했는데 이제와 어쩌겠나 하는 무기력한 마음으로 매트 위에 섰다.
그런데 선생님의 핸즈온을 받아서 난생처음으로 요가 무드라사나를 성공했다.
뻣뻣한 내가 가슴과 어깨를 열어냈고, 골반도 충분히 열었고, 척추도 유연해졌다는 것이니 뛸 듯이 기뻐하고 그 순간을 즐겨야 했다. 그런데 마음이 이상했다.
과도하게 끌어당겨 불편하게 꼬아 올린 양발을 등 뒤로 교차한 양손이 잡고 있는, 그러니까 손과 발로 결박한 상체를 숙여 나를 낮추듯 고개를 숙여서였던 것일까. 기쁜 것도 아니고 힘든 것도 아닌 그냥 겸손한 마음이 올라왔다.
이 자세에서는 자연스럽게 양발 뒤꿈치가 복부를 압박하게 되는데, 변비가 있는 나는 장기를 자극하여 연동운동을 강화시키는 이런 아사나를 좋아한다. 그런데 오늘은 그런 효과가 기대되는 것이 아니라, 몸에 힘을 푼 채 지금처럼 바닥에 기대어 쉬고 싶기도 하고 그런 내가 안쓰럽기도 한 복잡한 감정이 들고났다.
묘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 샌달우드 캔들을 켜고 <요가 디피카>를 펼쳤다.
받다 파드마 아사나에서 머리를 앞으로 구부려 마루에 닿는 자세인 요가 무드라사나는 특히 쿤달리니(창조적인 잠재 에너지, 에너지의 원천 )를 일깨우는데 유용하다고 쓰여있었다. 아마도 발 뒤꿈치가 복부를 자극하여 스와디스타나 차크라(천골 차크라)를 깨워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 무드라사나에는 마음을 침착하게 해 주고 스트레스를 해소해주는 효과도 있다고 하던데, 오늘 나의 감정은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저렇게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데 샌달우드 캔들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샌달우드 아로마는 자신과 마주하게 하고, 스스로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도와주기 때문에 요가나 명상을 할 때 많이 사용한다. '신성하게 달콤한 향'이라 불리며 역사적으로도 불교와 힌두 사원에서 향으로 태워지거나 종교적인 조각이나 성전을 만드는데 쓰였다.
신경계를 안정시키면서도 강화하는 효과가 있어 분노가 가득 차 있거나 화가 나있을 때, 그리고 불안, 초조할 때 사용하면 좋다. 강박적으로 자신을 몰아붙일 때 샌달우드 아로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게, 현재에 머무르게 도와준다고 한다.
아유르베다에서는 항염, 해열 효능에 집중하여 열을 내리고 울혈을 해소하는 데 사용했다. 진정이 필요한 거친 기침의 기관지염에는 유칼립투스와 블렌딩 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이렇게 나를 안아주는 방법을 하나 더 알게 되었다.
나는 분명 또 화를 낼 것이고 흥분할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에게는 샌달우드 아로마가 있고, 억지로 감정을 다스리기에 앞서 내 몸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