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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잠을 자기 위해서는

발레리안루트 아로마 - 비파리타 카라니

by 요가언니



핸드메이드 아이필로우 두 개를 선물 받았다. 하나는 아이필로우 속 알갱이가 팥만큼 크고, 다른 하나는 곡물만큼 작아서 그날그날 기분에 따라 두 개를 번갈아가며 사용한다. 라벤더 워터와 로즈 아로마 오일을 섞은 미스트를 아이필로우에 한두 번 분사하고 편안한 향을 은은하게 맡고 요가 니드라를 듣다보면 스르르 잠이 든다.


저녁 이후에는 커피 대신 릴랙싱 티를 마신다. 릴랙싱 티에는 passion flower, strawberry leaf와 함께 valerian, catnip로 만들어졌다고 쓰여있는데 아주 고약한 냄새가 난다. 그건 발레리안 때문이다.


발레리안을 모를 때는, 자꾸만 걸레 냄새 같은 꼬리꼬리 한 냄새가 나서 온 집안을 다 뒤져야 했다. 이것이 티박스와 우리고 난 티백이 버려진 쓰레기통에서 나는 냄새라는 것을 안 후에 티박스는 지퍼백에 밀봉해 보관하고 티백은 잘 말려서 버리고 있다. 이건 절대로 내가 예민하거나 과장해서 표현하는 것이 아니다. 서양에서는 더러운 양말 냄새라고 불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쥐오줌풀이라고 이름이 붙여질 정도이니 말이다.


고약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워낙에 동물들이 선호하는 향이라길래 우리 집 강아지에게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 바지 주머니 속에 티백을 넣어놓으니 어떻게 알고 와서는 내 주머니를 킁킁거린다. 강아지들은 싫어하는 향에는 가까이 가지 않지만 좋아하는 향에는 꼭 다가와 탐색한다.


발레리안은 전통적으로 불면증에 진정제로서 사용되어 허브 팅쳐, 허브티, 아니면 알약으로 활용된다. 살균, 혈압 정상화 효과가 있다고는 하지만 불면증이나 신경성 소화불량, 편두통에 사용되는 것이 대부분일만큼 불면증에 사용되는 대표적인 아로마이다.


잠 잘 자는 요가로 검색하면 굉장히 많은 컨텐츠가 나오는 만큼, 간단한 요가는 숙면에 도움이 된다. 내가 꼭 하는 것은 침대에 누워 벽에 다리를 올려 몸을 L자로 만드는 동작인데, 비파리타 카라니라는 어려운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간단하다. 그렇게 누워 눈을 감고 30초에서 길게는 5분 정도 유지하면 되고, 아이필로우로 눈을 덮으면 더 좋다. 다리로 몰린 피가 심장으로 순환이 되는 느낌이 든다. 부종, 하지정맥류 뿐 아니라 가벼운 허리통증, 두통, 불면증이 완화된다.


나의 수면시간은 보통 5~6시간 정도이다. 적정 수면시간은 8시간이라고 하고 나도 8시간을 자고 나면 몸과 마음이 다 회복된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든다. 하지만 아침시간을 부지런히 사용해야만 하는 내가 8시간 취침을 하려고 9~10시에 잠드는 것이 쉽지 않으니 최대한 질 좋은 잠을 자려고 많이 신경쓴다.


불면증을 달고 살던 시절에는 괴로운 매일 밤을 술로 보내며 잠을 청했었다. 술은 당연히도 불면증을 없애주지 못했고 피곤한 몸을 만들어 일상생활에까지 지장을 주었다. 술냄새를 풍기며 몽롱한 상태로 오전을 보내는 식이었다. 중독과도 같은 술을 극복해내기 위해 탈진할 정도로 운동을 해 기절하듯 잠들던 시기도 있었다.


아이필로우 덕에 돌아보니, 이제는 좀 더 내 몸을 존중하고 귀하게 여기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나는 또 이렇게 성장했나 보다.




매주 월요일에 만나요


글: 에디 (http://instagram.com/edihealer)
그림: 제시 (https://instagram.com/jessiejihye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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