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고관절에서 소리날 때 유의할 점

by 요가언니 Jun 21. 2021


‘우둑’

‘뚝’


양 발을 넓게 벌리고 오른손을 오른 발목에 짚고 왼손을 천장으로 뻗는 삼각자세를 할 때면 수련실에 동시다발적으로 이런 소리가 퍼진다. 고관절에서 나는 소리이다.


“자꾸 골반에서 뚝 소리가 나며 뼈가 어긋나는 느낌이 들어.”

다리와 골반이 제자리찾아 맞아들어가느라 그래.”

“골반이 삐뚤어졌다는 말인가? 어디 잘못된 것 아니야?”


고관절은 골반뼈에 대퇴골이라고 부르는 허벅지뼈가 소켓처럼 박혀있는 형태를 하고 있다. 고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이유는 골반뼈에서  돌고 미끄러지며 움직여야 하는 둥그런 대퇴골두의 어딘가가 걸려 뼈와 힘줄이 부딪히며 소리가 나기 때문이다.  걸리는 걸까?


골반뼈와 허벅지뼈가 만나는 소켓 사이에는 수많은 근육들이 얽혀있다. 그 근육들이 모두 고르게 탱탱하면 좋겠지만, 어딘가는 축 늘어져있고 어딘가는 단축되어 있다 보니 늘어진 근육은 잡아주는 힘이 없고, 단축된 근육은 끌어당기게 된다. 제자리에 있어야 할 뼈가 제 위치에 있지 못하니 움직일 때마다 어딘가 충돌이 나는 것이다.


소리가 나는 위치를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앞쪽에서 소리가 난다면 허리와 다리를 이어주는 장요근을  풀어주고, 골반 바깥쪽에서 소리가 난다면 대퇴근막장근 쪽을 이완시켜주면 짧아진 근육들이 풀어지면서 소리 나는 현상이 완화될  있다. 그것으로도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 그러니까 충분히 유연한 사람에게서 소리가 난다면 근육의 잡아주는 힘이 부족하다는 신호일  다. 특히나 허리와 골반의 균형을 잡아주는 중둔근 운동을  필요가 있다.  


“그런데 참 억울하다. 이렇게 매일 요가하고 운동하면 몸이 좋아야 하는 것 아니니?”

“너의 몸은 충분히 건강하고 좋아.”


요가를 해서 몸이 안 좋아지거나, 요가를 해도 몸이 좋아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요가를 하면서 자신의 몸에 더 관심을 기울이게 된 것이고 예민해진 것이다. 자신의 몸이 아픈지도 모르고 살다가 어느 날 아침 일어나니 목이 안 돌아가거나, 허리가 움직여지지 않아 침대 밖으로 나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라는 것은 없다. 오랜 시간 누적되어왔고, 신호를 줬으나 알아차리지 못했거나 무시했을 뿐이다. 그런데 매일 매트 위에 서서 오늘은 느낌이 어떤가, 어제와는 어떻게 다른가, 오늘은 더 편안해졌는가에 집중을 하다 보면 보이지 않던 것이 비로소 보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건 내 몸에 이로운 예민함이다.


우리 강아지는 나와 하루에 한 번 산책을 하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엄마 곁에 껌딱지처럼 붙어있다. 부엌에 가시면 졸졸, 방에 들어가시면 졸졸 그렇게 하루 종일 엄마만 쫓아다니고 엄마 침대에서 함께 잔다. 자연히 긴 시간 강아지를 관찰하시는 엄마는


“오늘은 일어나는데 다리를 잘 못 펴네. 보니 무릎이 불편한가?”

“배를 자꾸 핥는데 배가 아픈 건 아닐까?”


 같은 질문을 던지시곤 한다. 하루에   산책할   눈에는 완벽하게 건강하고 에너지 넘쳐 보이는 강아지가 엄마 눈에는 항상 어딘가가 불편해 보인다. 엄마가 너무 예민하게 키우신다고 생각했었는데, 병원에서 MRI,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작은 강아지 뱃속에 굉장히 많은 결석이 어서 바로 대수술을  적이 있다. 엄마의 예민함이 뾰족한 형태의 결석이 장기를 찌르고 있어서 많이 아팠을, 하지만 말을   없는 강아지의 고통을 덜어주었다. 그건 나를 키우실 때도 마찬가지였어서 행여 다치지 않을까, 아프지 않을까 세심하게 관찰하고   앞서 관리해주셨다. 그래서  병은 물론 잔병치레도 없이 이렇게 건강하게 자랄  있었다. 그러니 주저하지 말고  예민해져도 된다.


또 다른 친구는 예민하게 몸을 관찰한 나머지 햄스트링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처방해주는 물리치료, 주사, 약 복용을 모두 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어떨 때 아픈데? 앉아 있어도 아파? 아니면 걸을 때?"

"아니, 일상생활에서는 아무런 문제도 없어. 그런데 요가를 할 때 깊숙이 상체를 숙일 때 아파.”

"그 자세는 나도 그래. 무리하면서까지 완벽한 자세를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아프지 않을 만큼만 해."


나는 요가를 좋아하고 잘하고 싶지만 모든 자세를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은 갖고 있지 않다. 마음 수련으로서의 고난도 자세에 대한 도전의 가치는 인정하지만, 사람마다 체형이 다르고 가동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 능력을 넘어서는 과신전을 할 생각은 없다. 마음의 성장을 위해 몸을 다치게 할 수는 없다. 정신만큼 몸도 중요하다.  


요가를 하면서 내 몸과 마음를, 내가 있는 상황과 환경을 세세히 들여다본다. 그리고 포기하지도 욕심부리지도 않는 그 중간 어디를 걸어가는 연습을 한다.



요가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 요가 자세를 하면서 도전은 하되 부상이 없도록 무리하지 말고, 몸과 마음을 이완하되 즐거운 감각에 몰입하지 않도록 중도의 태도를 유지하며 정신 수련도 함께 하는 것이다.                   

   - 리나 자쿠보윅스, <요가 마인드> 중에서-




글: 에디

그림: 제시

매거진의 이전글 변비에 도움이 되는 요가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