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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언니 Aug 23. 2023

스포츠 분야 크리에이터의 건강 관리 비법

손목닥터 9988


요트 탈 때도 내 손목에는 스마트밴드가


오랜만에 브런치에 들어와 보니, (꽤 오랫동안 글을 쓰지 않았다는......) 스포츠분야 크리에이터가 되어있었다. 나는 운동선수도 아니고, (아직은) 전공자도 아니고, 대단한 전문지식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내가 선망하는 ‘스포츠의 분야’의 크리에이터라니, 과분한 영광이다. 요트와 요가 글을 쓰기 때문일 텐데, 막상 크리에이터라 불러주니 요가 이야기도, 요트 이야기도 꺼내기가 망설여진다. 브런치북 대상을 받은 것도 아니고, 이게 뭐 대단한 타이틀도 아닌데 말이다.


어떻게 해야 스포츠분야 크리에이터답게 운동, 건강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 아, 손목닥터 이야기를 해야겠다!


시계를 거의 차지 않는 내가 올 초부터는 항상 손목시계를 차고 다닌다. 아이폰과 에어팟, 맥북을 쓰는 내 손목에 있는 것은 응당 애플워치여야겠으나, 이건 비슷하게 생긴 조인핏이라는 스마트밴드이다.


공짜


요가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손목닥터 9988 2차 연도 사업 포스터를 본 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사업신청을 했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99세까지 팔팔한 건강을 위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일종의 건강관리 프로그램인데 첫째로 스마트밴드를 무상대여 해주고, 둘째로 활동 기록에 따라 포인트를 준다고 했다. 나는 부모님, 친구 할 것 없이 서울에 살거나 직장이 있는 내 주변인들 모두에게 링크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스마트밴드를 받았다.

나의 눈길을 끈 포스터

이 사업은 하루에 8000보를 걷거나 스마트밴드에 있는 운동, 그러니까 달리기, 걷기, 하이킹, 사이클, 크리켓, 요가 등 종목을 선택해서 200kcal 이상 소모하면 200포인트를 준다. 매일 200포인트 받는 것을 주 3회 성공하면 추가 500포인트를, 이를 4주 연속 성공하면 800포인트를 추가로 지급하다 보니 받을 수 있는 포인트가 쭉쭉 올라간다. 게다가 5,000포인트를 달성하면 서울페이+ 5천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방법도 매우 간단해서 오늘 밤에 전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내일 새벽 2시경이면 돈이 들어온다. 그렇게 들어온 서울페이로 편의점에서 음료도 사 먹고, 디저트도 사 먹고 하니 돈 맛을 알게 되었다고나 해야 할까? 정말 하루도 빼놓지 않고 운동을 하게 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8000보, 200kcal란 어떤 수준이냐 하면, 내가 절대 할 수 없을 만큼 어려운 것은 미션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매일 꾸준히 하기에도 쉽지 않은 딱 그 정도이다. 그런데 포인트라는 당근이 있으니 매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의지를 돈으로 산다는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처음에는 활동 포인트만 받았다. 그런데 앞서 말했듯이 한번 포인트 맛을 알게 되니, 어떻게 하면 포인트를 더 딸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피드에 올라오는 건강콘텐츠를 읽으면 100점, 매일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면 10점, 식단을 기록하면 50점이라고 했다. 오, 그렇다면 어디 한번 음식사진을 찍어볼까?


매일 고기를 먹지는 않는데 어쩌다보니 식단 사진이…


식단기록, 이건 진정 신세계였다. AI는 내 생각보다 똑똑했고 정확했다. 불고기, 고등어구이, 된장국, 김치, 심지어 햄버거, 피자까지 AI 이 녀석, 모르는 음식이 없었다. 처음에는 AI가 음식을 제대로 인식하는지 AI를 테스트하는 재미에, 그다음에는 칼로리 계산 기능으로 내가 먹는 음식의 칼로리를 체크하는 재미에, 그러고 나서는 하루에 50포인트씩, 주 3회 성공하면 150포인트, 4주 연속 성공하면 주는 300포인트를 챙기는 재미에 지금까지도 끼니마다 음식사진을 찍는다. 이를 통해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확실히 볶음밥, 볶음우동, 튀김 등 기름이 많이 들어간 음식의 칼로리는 어마어마하다는 사실!


사업이 거의 종료되어 가던 시점이 되어서야 ‘건강관리’라는 탭을 클릭해 봤다. 마음건강 서비스는 명상 앱이 통째로 들어가 있는 것과 다름없었다. 유료로 사용해야 하는 명상 콘텐츠가 그냥 들어가 있다니! 수면장애 이력이 있는 나는 매일 밤 손목닥터 마음건강 서비스를 틀어놓고 잠든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나면 50포인트가 들어와 있다.


제대로 활용을 못해서 아쉬운 것은 ‘홈 트레이닝’이라는 메뉴였는데, 스마트폰 카메라로 내 몸을 인식시킨 채로 AI선생님의 안내를 따라 운동하는 프로그램이다. 가령 스쿼트를 하면 내 무게중심이 제대로 내려갔는지를 AI가 인식하여 자세를 체크하는 식이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바로 ‘리얼피티 자세검사’라는 항목이었는데 내 정면과 측면 전신사진을 촬영하면 아래와 같은 충격적인 결과가 나온다.


요가 5년 차인데 거북목, 굽은 등, 골반전만이라니, 심지어 골반도 틀어져있네.


그래서 지금까지 내가 획득한 포인트는 총 8만 포인트이다. 8만 포인트는 이미 서울페이 8만 원으로 전환해서 빵도 사 먹고 차도 마셨다. 그 밖에도 포인트는 병원, 안경점, 서점, 메가박스 등에서도 쓸 수 있다.  


다음 주 8월 28일부터는 3차 연도 참여자 15만 명의 모집을 시작한다고 한다. 가장 반가운 소식은 3차 연도에는 75세까지 참여 가능하다고 한다. 안 그래도 2차 연도 사업 신청당시 엄마 지인분께서 69세라는 나이제한에 걸려 서운해하셨는데 잘 된 일이다. 99세까지 팔팔하게 살아야 하니 나이제한을 없애면 더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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