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다. 올 한 해를 뒤돌아보면 여느 해 때와 마찬가지로 ‘힘들었다.’라는 생각 뿐이다. 요번 년도 용케도 버텨냈구나 싶다. 삶을 경험한 시간은 점점 늘어가고 있지만 사는 것은 조금도 쉬워지지 않는다. 나도 이제 40대 중년이고 이 정도면 삶 숙련자 정도는 되는 경험을 쌓은 것 같은데 여전히 하루하루가 힘겹고 단 하루도 수월한 날이 없다. 사는 게 게임이었다면 진작에 혹평을 받고 망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 정도로 성장 곡선이 엉망진창인 컨텐츠다.

그런 생각으로 주변을 돌아보면 알고 지내는 모든 사람들이 다 존경스럽다. 이렇게나 어려운 게임을 어떻게든 계속 굴려 가고 있는 역전의 용사들이다. 지금 살아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어느 정도로 제법 높은 자부심을 가져도 괜찮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가끔 다른 사람들에 비해 제대로 못 살고 있는 것 같다는 푸념을 털어 놓는 지인이 있다. 그럴 때마다 나는 터무니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삶은 기본적으로 너무나도 어렵고 너무나도 복잡하다. 제대로 산다는 것과 제대로 못 산다는 것의 기준을 정하는 것조차 난제다. 이렇게 어렵고 복잡한 것을 유지시키는 것 자체로 이미 대단한 것이다. 

그런 마음으로 나는 살아있는 모든 이들을 응원한다. 살아가는 모든 존재를 응원한다. 물론 그중에는 나도 포함되어 있다. 올 한해도 그랬고 새해에도 마찬가지다. 

2023년을 무사히 지나온 모든 이들에게 축하의 인사를 건넨다. 그리고 2024년에는 조금 덜 다치고 조금 덜 힘들게 살아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안 다치고 안 힘든 것은 불가능하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