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이 환하게 웃으며
아무렇지도 않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가 내린다
짙어가는 비
온몸으로 맞아내며
차오르는 숨을
가쁘게 내쉬며
또
한 숨을 길게 뱉어 낸다
하늘 아래 하늘
온몸으로 받아 낸다
쉴새 없이
퍼져가는
소리 없는
그 수 많은 절절함
가벼운 스침
그것만으로도
온몸을 감싸고
휘몰아쳤다가 잦아들고
아른거리다가 깊이 새겨지는
서성거리다가 멀어져가는 듯
당연한 일이라 여기지만
희끗한 그림자
안타까움이 늘어가면
비가 오려나
기다린다
-2022. 4. 29. 박형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