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져니박 Jan 30. 2024

옮긴 지 벌써 3주가 되었다

회고 반복하면서 나를 알아가고, 내일 더 건강해지기

이곳으로 옮긴 지 벌써 3주가 되었다


연말연초 이런저런 약속이 많았다. 낮 최고 기온마저 영하 5,6도 찍던 추운 날이면 재택근무도 자주 했다. 그래도 나의 일상을 지탱할 최소한의 루틴은 필요했다. 그 아무리 날이 추워도, 일이 많아도, 몸이 지쳐도 나의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약속.


해가 바뀌고 1월의 첫 금요일. 나는 1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일시불로) 긁었다.  

그리고 그렇게 새로운 필라테스 학원을 다닌 지 벌써 3주가 되었다. 예전 살던 동네 필라테스 학원은 반년 넘게 12시 정오 타임을 다니다 보니, 선생님이랑 친해져서 장난도 치고 했었다. (애제자라고 그룹수업임에도 - 나를 위한 - 거북목 치료 루틴도 짜주시고 했었는데) 아직 이곳에서는 요일별, 기구별 나에게 맞는 선생님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 돌이켜보니 주 3회 이상 필라테스 꾸준히 다니는 나의 동기부여는 다음과 같다.

40% (돈 냈으니까) + 40% (뿌듯하니까) + 20% (재밌으니까?)


출처 : Unsplash 의 OC Gonzalez



OO를 할 때 뿌듯했다


나의 꾸준함, 성실함의 40%를 구성하는 '뿌듯함'의 실체는 무엇일까. 사실 집중해서 그날의 기구 필라테스 루틴을 하고 난 직후 일차적인 감정은 '안도감'이다.


'수고하셨습니다' 선생님의 인사말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큰 동작이 아니지만, 분명히 필라테스도 운동인지라 땀이 나고 숨이 가빠온다. 집중적으로 '조졌던' 근육들은 수업 마무리할 적에 스트레칭하면서 이완시키는 데도 얼얼하다. 빨리 집에 가서 쉬고 싶다.


조금씩 '뿌듯하다'라고 느끼는 순간은 분명히 있다. 필라테스 수업이 끝나고 10분이 지난 뒤다. 집으로 가는 길, 오늘 운동이 어땠는지 곱씹타이밍이다. 왜냐하면 '뿌듯함'이란 이차적인 감정을 유발하는 것은, 필라테스 동작과 피드백을 돌이키는 시간, 그 단편을 연결하는 스토리텔링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나의 몸을 돌봤구나,
내 근육이 어떻게 수축과 이완을 했구나, 그래서 수축하면서 후! 하고 숨을 뱉었구나.


가쁜 숨과 맺힌 땀에 멈춰있던 의식의 흐름을 풀어내다 보면 내일의 다짐으로 넘어간다.

다음에 이 동작을 할 때는 골반 균형을 더 의식해야겠구나,
똑같은 런지 동작인데, 캐딜락의 어떤 세팅이냐 따라 달라지는구나. 다음에는 무게를 올릴 수 있나?


깨달음이 있기까지 내 필라테스 동작에 대응하는 피드백들을 생각해 본다. 좀 더 균형 잡히고, 지속가능한 몸을 만들기 위한 필라테스 여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피드백이 있었던가. 선생님이 사용하는 단어, 시범 동작, 터칭, 전면 거울을 보면서 즉각적으로 자세를 고치는 셀프 피드백, 기구와 내 몸 사이의 팽팽한, 물리적 긴장.


당장 눈에 띄는 몸의 변화는 없더라도, 예전 다니던 곳처럼 선생님으로부터 대놓고 인정과 관심을 받지는 못해도.


필라테스 매 동작마다 피드백이 쌓이고

이를 회고하면서 나는 나에 대해 이해하고, 

 건강한 나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필라테스를 할 때 따라오는 뿌듯함을 좀 더 오래 맛보기 위해,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써 본다.


져니박 씀.


출처 : Unsplash 의 Caroline Veronez




매거진의 이전글 상사(上司)? 상사(上事)! 일을 보내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