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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져니박 Feb 04. 2024

더 강한 내일의 나를 위하여

<훅의 법칙>에 맞서 포기말고 존버 해야할 이유

훅이 그대를 아래로 잡아당기더라도

이전 글에서 "키 커어지세요~"하는 필라테스 쌤 주문을 잘 듣고, 어떻게 해야 하지 구체적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면 효과가 있다, '상상은 현실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필라테스 수업을 듣다 보면 그보다 더 이상한 주문이 있다. 그것도 꽤 자주.

회원님! 키 커어지면서, 최대한 버어티면서 내려오세요

보통 이 주문의 타이밍은, 코어의 힘으로, 찌릿찌릿하는 복근과 겨드랑이의 전거근 힘으로 열심히 페달을 끌어올려, 상반신이 체어 위로 빼꼼 올라온 직후다. 몸이 내려가면 당연히 키가 작아질 것인데, 무슨 소리인가. 게다가 체어의 페달에 걸려있던 스프링뿐 아니라, 중력까지 가세하여 나를 저 밑으로 끌어당기는 상황이다.


맨몸 스트레칭보다 기구 필라테스가 가지는 매력은 '긴장감'을 준다는 것이다. 수직으로 움직이는 체어든, 수평으로 움직이는 리포머든 여러 강도의 스프링이 걸려있고, 이것들이 기구 위 내 몸이 움직이는 것과 정반대 방향으로 잡아당기는 '힘'이 있다. 훅의 법칙에 따르면, 탄성을 가진 물체가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으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동일한 크기의 힘을 행하기 때문이다.


출처 : Unsplash 의 Suzi Kim



오늘 버티는 만큼, 내일 더 강해진다


어쩌면 잘 내려오기 위해 그만큼 힘을 다해 올라간 것이다. 내 신체의 한계를 넘어, 기구의 저항을 활용해서 더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키기 위해. 키 커어지기 위해 일직선으로 곧게 폈던 몸, 그때 사용하는 근육을  자극하는 것이다. '이렇게 잡아당겨도 똑바로 서 있을 수 있어? 키 커어지게 서 있을 수 있어?'

'아이고 힘들다' 하면서 그냥 몸의 긴장을 풀고 슝~ 하고 따라내려 가는 순간 의미가 없어져버린다. 오히려 스프링에게 져서 쿵~ 하고 맥없이 떨어지면 무릎 관절이나 허리에 무리가 온다고. 그래서 아직 스프링과 싸워 이길 짬밥이 부족한 왕초보에겐 필라테스 선생님이 가장 가벼운, 병아리색 스프링으로 바꿔주신다.


올라가는 것뿐 아니다. 다른 방향의 운동도 그렇다. 예를 들어, 기구를 활용하면 평소에 일자 다리 찢기가 어려웠던 사람도 쭈욱 하고 다리가 잘 찢어진다. 그러나 다시 원래 자세로 돌아갈 수 없다면, 정확히는 훅의 법칙에 의해 원 위치로 끌려가겠지만 '내 의지로, 잘, 천천히' 수축할 수 없다면 (운동한) 의미가 없는 것이다.


의미란 무엇인가. 바로 그 외부에서 오는 물리적인 압박, 그 긴장감을 이기는 과정에서 근육이 튼튼해지는 것이다. 저항에 이기고자, 의지를 갖고, 버티는 과정에서 근육은 더 강하게 수축하고 강해진다. 그 말인즉슨 지금 잘, 천천히 내려갈 때 내일 더 무거운 스프링, 더 많은 무게를 이겨낼 근력이 생긴다는 것.


힘에 부치더라도 맥없이 포기하지 말고
저항에 이기고자, 의지를 갖고, 버텨라.
그러면 내일 더 어려운 일을 해낼 수 있는 힘이 생긴다. 강해진다.  

쓰고 보니 그게 운동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출처 : Unsplash 의 Riccardo Pitzalis


져니박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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