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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져니박 Sep 23. 2021

[넷플릭스]의 시대를 앞서나간 깐부

# Persona : 모바일 퍼스트 고객님, 퍼스트 클래스로 모십니다



우린 깐부잖아,
넷플릭스 드디어 다운로드와 손잡다.


넷플릭스는 1997년에 세워진 회사입니다. 생각보다 오래되었죠? 그리고 넷플릭스가 공식 다운로드 기능을 도입한 것은 무려 2016년 11월입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요? 아래 같은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사용자가 다운로드한 것을 며칠 안에는 볼까?',
'사용자가 접속한 환경이나 기기에 따라 다운로드가 오래 걸릴 텐데... 지치면 어떡하지?',
'필요한 것 다 다운로드하면, 넷플릭스 언제 다시 접속하려나?'


이렇듯 경영진은 오프라인 영역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관리할 수 없고, 온라인에서의 경험을 해칠 수 있다고 판단하여 다운로드 기능을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면서 법적 마찰도 있었습니다.


출처 : 놀면 뭐하니? | [놀면 뭐하니? 선공개] "우린 깐부잖아" 오징어 게임(Squid game) 배우 오영수 인터뷰 MBC 211016


다운로드가 아무리 깐부하자고 해도, 근 20년간 거부했던 넷플릭스는 어떤 계기로 전략을 바꿨을까요? 2016년 최초 도입 후 2019년에는 아예 Smart Downloads 라 하여 넷플릭스의 추천 알고리즘을 적용시킨 다운로드 기능도 제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모바일 퍼스트 고객을 
퍼스트 클래스로 대접하다
 


2016년 1월 인도 시장에 진출한 넷플릭스는 사용자 경험 리서치(UX study) 를 실행했습니다.  

'직장으로 몇 시간 걸려서 출퇴근을 하시나요?'
'언제 콘텐츠를 다운로드하시고, 언제 어디서 밀린 콘텐츠 정주행을 시작하시나요?'

 

그리고 몇 차례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페르소나(Persona), 즉 사용자의 연령, 성향, 하루 일과를 총망라하여 '실제 있을 법한' 고객을 정의해보았습니다. 핵심 페르소나는 Mobile First , 웹보다 모바일 환경에서 정보를 접하는 고객이었습니다. 인도는 미주나 유럽과 달리 공공망 인프라가 취약한 곳이었고, 유튜브를 사용하는 사람들 중 70%가 다운로드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습니다.  


출처 : thinkwithgoogle | India's mobile-first ecosystem in numbers

페르소나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넷플릭스는 모바일 포맷에 맞게 콘텐츠를 인코딩하는 등 모바일 환경에서 영상을 보는 경험을 최적화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인도의 신규 사용자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사용자들도 한두 시간 걸리는 퇴근길에 (오프라인 환경에서 편하게) 콘텐츠를 볼 수 있게 되니 만족하였습니다.  


3년 뒤2019년 2월에 발표된 Smart Downloads를 보면 좀 더 적극적으로 다운로드 기능을 고도화했습니다.  넷플릭스가 고객 대신 번거로운 일(We do the work)을 해주겠다 선언했는데요. 같은 시리즈 내 에피소드 #다 보고 나면, 다음 에피소드 #2 다운로드해준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1 삭제도 해줍니다.


그로부터 2년 뒤 2021년 2월, Downloads for You에서는 더 나아갑니다. 와이파이에 접속한 상태이면, 백그라운드에서 알아서 고객의 입맛(taste) 따라 영화, 드라마를 다운로드해줍니다. 즉, 앱을 켰을 때 추천해주는 그 리스트를, 아래 이미지에서 보이듯 직접 저장공간에 넣어주는 것입니다!


출처 : 넷플릭스 뉴스  Downloads For You Release


넷플릭스는 더 이상 모바일 퍼스트인 페르소나를 신흥시장에 한정시키지 않습니다. 고객이 넷플릭스의 콘텐츠를 잘 볼 수 있게 고객 경험(UX)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응당 언제 어디서 접속하더라도, 심지어 오프라인 환경에서도 같은 경험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콘텐츠를 시청하는 것뿐 아니라 이전에 탐색하고 저장하는 여정(User Journey)도 보다 편리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넷플릭스의 리드 제품 디자이너, 폰즈 모리스는 Simplicity(단순함)을 중시한다고 밝힙니다. 복잡한 단계나 기능이 하나라도 끼어들면, 불편함을 호소하는 고객이 생기고, 이탈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수십 개 국에서 수백 가지 기기로 접속하는 고객 모두가 넷플릭스의 best-in-class 최상급 경험을 하려면, 좀 더 쉽게, 안정적으로 넷플릭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야흐로 모든 것이 디지털화되고, 연결되는 세상입니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등 오프라인 경험이 온라인과 연결되고, 모든 기록이 클라우드에 저장되고 쉽게 꺼낼 수 있습니다. 사무실 컴퓨터에서 검색한 제품, 휴대폰에 남은 위치 정보, 스마트워치의 통화 기록, 오프라인 매장에서 결제한 기록 등 다양합니다.


그런데 고객이 원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을 한 번에 보여주는 데에 있지 않습니다. 어떤 복잡한 시스템, 최신 통신 기기 정보가 제공되는지는 상관이 없고 정말 '단순하게 내가 지금 원하는 것을' 보여주면 됩니다. UX 리서치를 하다 보면, 한두 가지 기기만 사용할 수 있는 상황에 처한 페르소나가 도출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아나요? 다수가 혼합현실, 온오프라인 연결을 이야기할 때, 특정 디바이스만 선호하는 Watch First, Voice First인 일부 페르소나의 니즈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보다 직관적이고 안정적인 경험을 모두에게 제공할 수 있을 지도요. 마치 넷플릭스가 Mobile First인 고객들의 니즈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오히려 쉽고 최적화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며 전 세계 고객에게 호응을 얻은 것처럼 말입니다. 


져니박 씀.


커버 출처 : Unsplash Rodion Kutsai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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