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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져니박 Sep 13. 2021

[월마트]의 2.2초에 바다 건너는 망고

#Journey Map : 블록체인과 함께하는 망고의 요람에서 무덤까지


새벽 배송,
신선함에 이르렀나?


'띵동'. 앱에서 주문한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벌써 도착했나 봅니다. 아파트 단지 밖으로 나오니, 초록, 빨강, 보라 형형색색의 트럭과 오토바이가 도로 위를 질주하고 있습니다. 물류 스타트업부터 유통업계 대기업까지 총알 배송, 새벽 배송을 뛰어든 지 몇 년째 익숙한 풍경입니다.

'속도가 생명이다'.


정말 당일 배송, 새벽 배송이면 충분히 신선할까요? 키우는 과정에서, 또는 운송하는 과정에서 오염되거나 변형이 이루어진 경우는요? 식중독 사고가 뉴스에 보도되면, 포털은 시끌시끌해집니다. 그때 조리시설이 문제였는지, 원재료부터 문제였는지 오염 경로를 규명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소비자의 불안은 커져가고 자칫 업계 전반에 걸친 불매운동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출처 : tvN | [#나의아저씨] [나의 아저씨 최종화 엔딩] │180517 EP16


미국도 2016년 오염된 밀가루에서 E.coli 즉 대장균으로 말미암은 전국적인 식중독 사태로 홍역을 치렀습니다. 오죽하면  '유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표현을 썼을까요. ('무죄 추정의 원칙(presumption of innocence)'이 아니다) 진짜 이 식품이 안전하고 결백하다고, 완벽하게 검증될 때까지는 계속 의심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멕시코에서 미국까지,
2.2초 만에 주파하다.
 


월마트의 식품 안전 부문의 총책임자였던 프랭크 이아니스 상무는, ExcellenceSwiss 세미나에서 망고 파일럿 프로젝트(Mango Proof of Concept)를 소개합니다. 때는 2016년 10월, 멕시코의 망고농장에서 태어나 북미 월마트 매장 2개에 도착하는 망고의 여행을 추적하는 것이었습니다.


농장, 포장회사, 운수회사, 수출입업자, 집배 회사, 월마트까지 모든 이해관계자가 HyperLedger Fabric 블록체인에 참여했는데, 그중 누구도 더 많은 정보를 알거나, 임의로 수정할 수 없습니다. 여기서는 '변경 불가능한 상태(immutable state database)'의 원장을 모두가 공평하게, 동일한 복사본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입 전에는 6일 하고도 18시간이 넘게 걸리던 망고 이동 경로 추적하기, 이번에는 얼마나 걸렸을까요? 단 2.2였습니다. IBM의 Food Trust 솔루션과 함께한 성공사례 영상을 보시면, 디지털 분산 원장에 기록된 정보를 바탕으로 망고 원산지를 찾는 데 엄청난 시간을 줄인 이야기를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MIT Innovations 12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월마트는 위에서 다룬 망고(미국)뿐 아니라 돼지고기(중국) 파일럿 프로젝트도 성공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유제품, 해산물, 육가공품 등 다양한 식품군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UnileverNestle, Dole 10개의 핵심 공급업자 및 소매업자까지 네트워크에 참여시켰습니다.


2019년에는 월마트 캐나다와 DLT labs이 HyperLedger Fabric 기술을 활용제삼자 물류(3PL, 3rd Party Logistics) 혁신 프로젝트도 했습니다. 최초의 '기업 전사적 차원의 블록체인 기반의 자동화 물류 네트워크'라고도 일컬어지는데요. 송장(invoice) 자체가, 이해관계자 모두의 분산 원장의 합의(Consensus)로 구성되다 보니 관련 분쟁을 97% 가까이 줄였습니다. 

출처 : DLT Labs |  Walmart and DLT Labs Disrupt Freight Invoicing with 97% Reduction in Disputes




블록체인에 투명하게 남은
망고의 여정에서 기회를 찾다!


MIT Innovations 12판에 실린 논문에서는 6일 18시간에서 2.2초로 추적 시간을 단축한 것 외에도 새로운 혁신의 기회를 찾은 성과도 소개합니다. 망고의 요람부터 무덤까지, 즉 생산, 해운, 가공, 유통, 가정까지 여정(Journey)을 투명하고 온전하게 추적하는 과정에서 안정적인 수급을 위한 방안을 찾았습니다.


사용자 여정 지도 (User Journey Map)UX 리서치에서도 자주 사용하는 개념입니다. 사용자가(User) 어떠한 단계 단계를 거쳐 목적(Goal)에 도달하는지, 혹시 그 과정에 만나는 사람이나, 온오프라인 채널 등 접점(Touchpoint)에서 불만이 생기거나 아예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포기하지는 않는지 대응(Mapping)시켜보는 것입니다.


망고는 제한된 시간 안에 재배되고, 고객의 가정에 도착해야 합니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단계 단계 망고의 여정에 장애가 되는 지점(Touchpoint)을 살펴보았더니, 출입국 통관(Border Control)에서 평균 4일을 지체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구체적인 수치로, 어디서 시간이 지연되는지 파악된 것입니다.


출처 : MIT Innovations 12 | A NEW ERA OF FOOD TRANSPARENCY POWERED BY BLOCKCHAIN


그전까지는 막연하게 Fault-finding, 즉 멕시코 소재 망고 농장이나, 운수 회사 쪽에 책임을 묻고 거래처를 변경하려고 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데이터에 기반해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었습니다.


'멕시코-미국 국경에서 통관 지체가 많구나, 다른 상품군도 그렇다면 관련 대책을 세우자.'


프랭크 이아니스는 어느 업계가 되었든, 블록체인을 성공적으로 도입한다면, 이슈가 발생했을 때 '어디 부서야, 누구 잘못이야' 서로 비난하는 일을 멈출 것이라 합니다. 정말, 식료품이든, 공산품이든, 코로나 백신이든... 다 같이 digital footprint을 짚어간다면, 속 시원하게 진짜 원인을 찾고 함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져니박 씀.


커버 출처 : Unsplash Rinson Ch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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