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이 아픈 거만큼 부모 속이 쓰라리는 일은 또 없으리라.
20대 때 멋모르고 술을 들이부었던 다음 날 느껴지는 쓰라림과 그 느낌이 많이 닮아있다. 숙취로 오는 속 쓰림은 물리화학적인 결과인데, 속상한 감정과 그 효과? 가 비슷하다는 게 갑자기 신기하다.
나는 전생에 지은 죄가 많은 징징이었나 보다. 최소한 나라를 팔아먹지 않았을까 싶다. 무탈하게 살기가 이렇게도 어려운 거였나. 나만 이렇게 뒤통수, 앞통수, 머리통 돌려가며 맞고 사는 것 같아서, 요즘 들어 몹시 억울하다.
순간순간 잔머리 잘 굴려야 하는 건데, 미련 곰탱이가 와서 나한테 “형님, 한 수 배웠습니다. ” 하고 큰 절을 할 것만 같다.
응급실 두 군데를 거쳐서 오늘 입원하게 된 아이가 학교 장학금이 입금되었다고 하면서, 어떻게 하면 삥을 많이 뜯어갈까 눈알을 굴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순간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나온다.
이렇게 한순간에 나에게 빛을 던져주는 아이..
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