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입원 병실 자리가 빨리 나와서 어제 딸아이를 입원시켰다. 물론 내가 보호자 팔찌를 차고 옆에서 아이를 보살피고 있다. 입원하자마자 척추, 경추 MRI를 찍었고, 결과를 들을 수 있었다. 주치의 선생님이 일요일인데도 나와주셔서 검사결과도 들을 수 있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뇌척수액이 새는 곳은 발견되지 않았지만, 경험칙상 30프로 정도는 척추에서 미세하게 새는 경우가 있어서 월요일에 척추에 블러드 패치 시술을 해보자고 하셨다.
밤이 되어 병실 불이 꺼지고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하나씩 잠이 들었다.
나는 각자 자기만의 종교가 있고, 각자의 하느님이 있다고 생각한다.
새벽 3시에 건너편 할머니가 찬송가를 꽤 길게 불러서 환자들이 다 깨버렸다. 참다못해서 간호사 스테이션에 갔더니 옆방 환자까지 컴플레인하러 스테이션에 와 있었다. 간호사분이 병실로 들어와 노래를 제재하니 그제야 멈춘다.
나는 다시 잠이 들었지만, 잠이 깨버린 딸아이는 새벽부터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아침 식사가 배식되고 식사가 끝난 후 졸음이 쏟아지는 딸아이가 잠을 청하려던 때였다.
건너편 할머니는 전화 통화를 시작하더니 십 분이 넘게 상대방 목소리도 다 들리고, 본인 목소리도 큰 소리로 길게 통화를 이어갔다.
아무리 연세 드신 분이라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실 거면 1인실을 신청하셨어야지..
간호사 스테이션으로 다시 가서 컴플레인을 하자 다시 간호사분이 들어와서 통화는 병실 밖에서 해달라고 부탁을 하자 그때서야 전화를 끊었다.
다들 아파서 입원까지 한 사람들인데, 이렇게까지 배려도 예의도 없을 수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