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생초보 알바의 네 시간
지금 이 시간에 이렇게 끄적이고 있는 이유는 온몸이 아파서 끙끙대면서 자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잠결에 아픈 게 더 힘들게 느껴져서 그냥 일어나 버렸기 때문이다.
어제 아침부터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알바 가기 두 시간 전부터는 안절부절하다가, 유튜브에서 <초보 알바 필수팁>, <초보 알바 포스기 사용법> 등을 검색해서 봤다.
그리고는 한 이십 분 먼저 카페에 갔다.
사장님의 오리엔테이션이 시작되었다.
작은 카페인데 웬 메뉴가 이렇게 많은지, 각각의 레시피를 설명해 주는데 머리로 쫓아가기가 어려웠다. 다행히 코팅된 레시피 매뉴얼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놨다. 집에 가서 외우려고.
그리고는 포스기 사용법을 알려줬는데,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생각했다. 아 그런데 저녁 타임에 네 팀의 손님을 받으면서 포스기 화면을 누르는데 내 손가락의 터치를 기계가 안 먹는 거다. 옆에서 사장님 왈, 손톱이 너무 짧아서 화면 인식이 안 되는 거라고 볼펜 뒤끝으로 해보라고 했는데, 그것도 안돼서 결국엔 주문을 한건도 처리 못하고 사장님이 하게 되었다. 어찌나 민망하던지.
환절기라 그런지 주문은 커피 외에 대추차, 생강차 등도 있었다. 평소 집에 있는 머신으로 매일 커피를 만들기에 커피 음료는 자신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procedure가 막 얽혀버렸다.
여기 매뉴얼에 따르면 카푸치노 만들면서 에스프레소 위에 시나몬 파우더 먼저 깔고, 우유거품 올리고 나머지 스팀 우유 부으랬는데, 우유거품 먼저 올리고 나서 시나몬이 생각나서. 사장님 눈총을 받으며 시나몬 파우더를 뿌려줬다.
대추생강차 주문은 당연히 대추청과 생강청을 혼합해야 함에도 각 청의 병을 꺼내 들고 머리가 정지되어 버리고.
뭐가 어디에 있는지, 동선도 파악이 안 된 상태에서 비좁은 바 안에서 사장님과 서로 동선이 꼬이고.
마감하느라 등 돌리고 설거지하는 시간이 오히려 마음이 편했다. 머신 마감도 샤워스크린 나사까지 분리해서 닦아주니 삼십 분 정도는 소요되고. 음식물 쓰레기 등 분리수거까지 꼬박 한 시간이 걸렸다. 그 사이에 이미 내 허리와 발목은 과부하가 걸려 피곤함에 두 눈이 뒤로 쑥 들어가 버린 상태가 되었다.
나오면서 “아. 카페 사장 아무나 하는 거 아니네요.” 했더니, “아직 배울 거 많은데 벌써 그러면 어떡하냐고.” 하시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