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장님은 관상가였나
2박 3일 동안 몸이 아팠다. 병든 닭처럼 주말 동안 계속 잠에 빠져들고 어제는 일요일에 문 여는 병원 가서 수액도 맞고 왔다.
레서피도 외워야 되는데 미루기(procrastination) 증상으로 오늘 오후가 돼서야 밑줄 치며 대충 봤다. 보통 미루기 증상은 완벽주의자가 완벽하게 일을 못해낼까 봐 걱정이 될 때 나타난다고 하는데, 오늘 나의 미적거림은 알바가 너무 가기가 싫어서였다.
네 시간 일하는 동안에 느껴질 체력저하와 그 후에 올 통증을 생각하면, 마음속 깊은 곳으로부터 “하고 싶지 않은", "unwilling to do" 여서 표정부터 굳어지고, 한숨이 푹푹 나왔다.
면접 볼 때 사장님이 관상쟁이처럼 날 보면서 올 겨울을 못 넘길 것 같다고 했었는데.. 딱 봐도 일 못하게 생겼었나 보다. 마음이 너무 무거워서 일하러 가는 게 하나도 즐겁지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일주일을 채우고 말하는 게 나은가, 아니면 오늘 가서 못하겠다고 말하는 게 나은가'에 대해 나름 고민을 했다. 가면서도 계속 갈등을 했다.
차를 카페 뒤쪽에 주차하는데, 담배 피우러 나온 사장님과 눈이 딱 마주친 순간, 오늘 말해야겠다는 결심이 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