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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Mar 20. 2024

현실도피처, 호주로

전역 후 취업실패로 선택한 호주 워홀


2008년 12월 1일 나는 공군에서 총 5년 6개월 간의 복무를 마치고 전역을 했다. 21살 공군 운전병으로 시작하여 22살 직업 군인의 길을 걷겠다는 나의 각오는 간부의 신분을 선택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또 다른 꿈을 위해 전역까지 결심하게 되었다. 결국 오랜 군생활의 종지부를 찍고 26살 사회로 나온 나는 첫 항공사의 서류탈락은 여러 군데의 탈락으로 이어지고 자신감은 점점 바닥으로 향하고 있을 어느 2009년 3월 나는 모든 현실을 잊고 도망치고 싶었다. 


인생 최대의 고민이었다. 나이가 적은 것도 아니고 호주에서 1~2년 보내고 오면 나이는 20대 후반으로 취업하기도 더 힘들고 죽도 밥도 안될 수 있는 미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고민은 깊었다. 하지만 취업과 결혼을 한다면 과연 내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내 마음이 원하는 바를 행동으로 쉽게 옮길 수 있을까? 생각을 해보니 지금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러던 중 어느 유학원의 호주 워킹홀리데이 설명회 광고를 보게 되었다.


"OO아 나랑 같이 호주 호주로 가자! 워킹 홀리데이 비자로 호주 가면 여행도 하고 돈도 많이 번데! 시급이 2만원이 넘는데!"


호주에서 영어공부도 하고 돈도 벌고 여행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고 싶었다. 오랜 여정이 될 수도 있을 선택을 혼자 하기에는 두려웠다. 그래서 친구에게 같이 가자고 제안을 했고 친구는 심각하게 고민을 했다. 왜냐하면 그 친구는 영어가 상당히 서툴렀고 영어권 국가의 해외여행 경험이나 체류경험이 없었기 때문에 나보다 더 두려웠을 것이다. 친구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나와의 호주 워홀을 함께 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호주로 떠날 준비를 위해 하나씩 알아보고 준비해 나갔다.



그러던 중 부산의 어느 유학원에서 호주 워킹홀리데이를 준비하는 사람들을 위한 설명회에 참석했다. 군복무 중 배낭여행으로 호주를 다녀온 경험이 있는 나였기에 호주라는 나라가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워킹홀리데이는 배낭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여정이었기에 출발 전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싶었다. 그 유학원은 호주 브리즈번에도 지사가 있었기에 호주에서 초기에 정착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는 판단에 유학원을 통해 어학연수 코스와 항공권이 패키지로 묶인 상품으로 준비하기로 했다.



호주에서 계획은 이러했다.

브리즈번의 Shafston College에서 어학연수 3개월 코스로 워홀을 시작하고 연수 기간은 College 내 기숙사를 이용한다. 3개월이 끝나면 Job을 구해서 바로 일을 시작하고 무조건 한국인 사장 또는 아시아인 사장의 회사 또는 식당은 피한다. 그리고 귀국 전 1~2개월은 IELTS 시험준비를 준비하고 한 달은 여행 후 귀국한다. 계획은 거창하고 완벽하게 세웠다. 완벽한 계획을 있어야 허송세월 보내지 않고 2년이라는 시간을 알차게 보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주변에서 호주 워홀을 떠나는 이들은 세 마리의 토끼를 다 잡으면 성공적인 워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돈도 충분히 벌고 영어 공부도 하고 여행도 하게 된다면 정말 최고의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나는 꼭 세 마리의 토끼를 잡고 싶었다. 아마도 전역 후 취업실패에 대한 좌절과 바닥까지 떨어진 자존감을 이번 기회를 통해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미군부대에서 배운 어설픈 영어 회화실력과 부끄러움이 많은 내성적인 나로서는 남들보다 몇 배의 노력을 해야 했다. 또한 남들에게 뒤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라 계획한 대로 일이 풀리지 않으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며칠 동안 고민했다.



나는 호주 대사관에서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발급받고 여행자 보험가입과 국제운전면허증 준비등 한국에서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준비했다. 유학원의 도움으로 출국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는 2009년 3월 19일 친구와 함께 호주 브리즈번행 비행기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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