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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기세상 Apr 24. 2024

Whitsunday 제도의 심장, 해밀턴 섬!

영주권에 대한 욕심을 가질 수 있게 해 준 곳

약 3개월 간의 데이드림 리조트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해밀턴 아일랜드로 떠나기 전 많은 리조트 식구들이 환송파티를 열어주었다. 뒤늦게 나의 추천으로 이곳에 합류하게 된 친구도 온 지 얼마 안 돼 내가 떠나게 되어 너무 아쉬워했다. 친구에게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정해진 VISA 기간 내에 다양한 곳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험해보고 싶었기에 나는 새로운 선택을 하는데 망설임이 없었다.


해밀턴 아일랜드에는 다양한 리조트와 호텔들이 있으며 데이드림 섬에 비해 비교가 되기 힘들 정도로 그 규모도 컸다. 섬에는 에어버스 A320이 이착륙 가능한 국내 공항이 있어 다른 주에서 방문하는 대부분의 관광객과 직원들이 이공항을 이용했다. 나는 바로 옆 섬에서 왔기 때문에 Ferry를 타고 왔지만 워킹의 후반부에 아내와 재방문할 때는 비행기를 타고 다시 찾게 된 곳이기도 하다.


< 해밀턴 아일랜드 섬과 A320이 주기되어 있는 공항 모습 >


사실 나는 이곳으로 이직을 할 때 데이드림 리조트에서 함께 일했던 한국계 호주인 형의 추천으로 비교적 쉽게 이직을 할 수 있었는데 당시 데이드림에서 받던 시급인 14.5 AUD에 비교해 16.9 AUD로 꽤 괜찮은 페이 조건에 직원숙소 및 관리비도 주당 총 80 AUD 내외로 부담 없었다. 이곳은 공항이 있기 때문에 원하는 날짜에 휴무 신청을 하여 브리즈번이나 멜버른등 주요 도시로 짧게 여행을 다녀오는 직원들도 많을 정도로 워홀러뿐만 아니라 현지 직원들에게도 인기 있는 근무지였다. 2시간 내외로 산책을 하면 모든 섬을 둘러볼 수 있는 데이드림 섬에 비해 이곳은 자동차로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넓고 아름다운 해변가와 등산하기 좋은 적당한 높이의 산이 있었고 공항 근처 낚시를 할 수 있는 Fishing Point 가 있어 내 마음을 사로잡는 곳이었다.



< 해밀턴 리조트에서 받은 주급 명세서(Payslip) >


나를 채용해 준 곳은 셰프형이 일하는 Pool Terrace라는 호텔 내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데이드림이나 이곳 레스토랑 일은 힘들었지만 괜찮은 보수와 힐링되는 섬생활이 힘든 부분을 잊게 해 주었다. 또한 영어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 나를 계속 노출할 수 있는 것 역시 만족스러운 부분이었다. 애초의 목표대로 나는 리조트 생활을 하면서 돈과 영어라는 토끼를 동시에 잡으며 현지의 아름다운 추억을 함께 남길 수 있었다.


나는 종종 이곳 해밀턴 섬에서 제일 높은 언덕에 오르는 것을 좋아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위로 해가 지는 노을을 바라볼 때면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인생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며 멋진 하루하루를 보냈다. 야자수 나무 사잇길을 가로질러 도착한 전망대는 내가 지내던 숙소에서 가까웠고 바닷바람을 맞으며 글을 쓰거나 앞으로의 미래를 계획하던 나의 모습이 어제처럼 느껴진다. 작은 유럽도시 같은 느낌을 주는 상점들이 모여있는 Hamilton Island Marina 근처 Front Street걷거나 선착장에 옹기종기 정박해 있는 배들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감할 때면 내가 정말 호주라는 나라에서 잘 적응해나가고 있다는 뿌듯함과 행복함에 빠져들곤 했다.


가끔은 한국의 가족들과 당시 여자친구였던 지금의 아내를 그리워하며 향수에 젖어들기도 했지만 그것 역시 나에게 좋은 느낌으로 남아있다. 가족들과 2년 넘게 떨어져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고 그리워할 기회를 또 언제 가질 수 있을까? 당시 나는 070 인터넷 전화기를 가져가서 종종 인터넷이 연결될 때 그리운 가족, 친구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외로움을 이겨냈던 기억도 생생하다.



< 해밀턴 섬 전망대에서 바라본 리조트 모습 >
< 해밀턴 섬 Front Street 과 Hamilton Marina 모습 >



해밀턴 섬의 기후는 지상의 천국이라 불릴 만큼 날씨가 너무 좋았다. 구름이 거의 끼지 않는 화창한 날씨에 온도는 연중 25도 전후로 섬생활을 하기에 최상의 컨디션이었다. 나는 가끔 공항 옆 선착장과 가까운 낚시터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밤낚시를 즐기곤 했다. 적막하고 깜깜한 한밤중에 섬에서만 살고 있는 특유의 새소리를 들으며 공항 가로등 불빛 아래에서 세상 모든 걱정거리를 잊고 낚시에만 집중할 수 있었던 그때가 참 행복했다.


해밀턴 섬에서는 다른 섬에 비해 워홀러들의 출신이 다양했다. 유럽에서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의 국가, 남미에서는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있었고, 아시아권에서는 일본, 대만, 한국인들이 대다수였다. 역시 외국 친구들은 퇴근 후 어김없이 맥주 한잔을 위해 펍이나 레스토랑을 즐겨 찾았다. 워홀을 온 목적이 돈을 벌고 영어 실력을 쌓기 위한 한국인들의 목표와는 다르게 외국 친구들은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고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에 목적을 두다 보니 항상 마시고 즐길 수 있는 곳에서 외국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부 워홀러들은 이곳에서 정착하기 위해 취업비자를 준비하거나 영주권 취득에 유리한 부족직업군의 학위취득을 위해 TAFE 코스로 준비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가 마음이 편안해지고 나를 잘 들여다볼 수 있는 아름다운 이 나라에서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곳에 온 지 3개월이 되어가던 어느 날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최대 2년까지만 지내고 떠나기엔 너무 아쉽고 미련이 남는 곳이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알아본 것이 영주권 취득이었다. 이곳에서 부족직업군에 속하는 과정을 전문학사 이상 수료하고 근무경험을 쌓으면 영주권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당장 전문대학(TAFE) 입학 조건인 IELTS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입학조건인 IELTS Academic 6.0 이상의 성적을 보유하면 입학이 가능했기에 나는 시험준비를 위해 당장 시드니행 비행기오 올랐다. IETLS 시험준비반이 있는 학원을 등록하면서 시드니에서의 도시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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