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정형외과 이야기 (1)
외래에서 만나는 많은 보호자분들이 궁금해하는 부분에 대해서 하나씩 주제를 잡아서 풀어나가고자 한다.
흔하게 소아정형외과를 방문하는 이유 중의 하나가 아이가 안짱 걸음을 한다는 것이다.
안짱 걸음을 걷게 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발 자체가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 것, 정강이 뼈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는 것,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는 것 크게 3가지 정도의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중 흔한 경우는 발 자체가 안쪽으로 휘어져 있는 중족골 내전증과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내회전 되어 있는 경우이다.
우선 각각에 대한 설명을 하기 전에 드리고 싶은 말씀은 사람은 모두 생김이 다르다. 눈이 크고 쌍꺼풀이 있는 사람도 있고, 코가 오똑한 사람도 있고, 턱이 조금 주걱턱인 사람도 있다. 이러한 생김의 차이는 말 그대로 사람의 개성이자 외모이지 눈이 작거나 코가 낮다고 하여 병은 아닌 것이다. 턱이 단순히 주걱턱이 아니라 씹는데 문제가 있으면 부정교합의 질환으로 치료가 필요한 것이고 단순히 눈이 작은 것이 아니라 눈꺼풀이 안 떠진다고 하면 안검하수로 수술을 요하는 것처럼 핵심은 기능적으로 제한이 발생하느냐이다. 걸을 때 발끝이 안쪽을 향하지만 정상 보행이 가능하고 기능적으로 제한이 없다면 이 역시 마찬가지로 생김의 문제이지 병은 아니다.
우선 발 자체가 안쪽 휘는 것, 의학적으로는 중족골 내전증(metatarsus adductus)라 한다. 이는 유아기에 흔하게 발견되는 발의 변형으로 발의 앞쪽, 전족부가 내층으로 편향되어 있다. 아주 경한 내전 변형부터 심한 변형에 이르기까지 그 정도가 다양하며, 아이의 나이와 변형 정도에 따라서 그 치료가 다르다. 수동적으로 발을 외전 시켰을 때 외전이 가능하다면 경과 관찰을 하거나 석고 붕대를 연속적으로 실시함으로써 교정할 수 있다. 연속 석고 붕대 교정이 실패한 경우에는 드물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는 경우가 있다. 수술을 하여야 할 정도로 심한 경우에서 교정 신발은 치료 효과가 없으며 오히려 아이의 발에 통증만 유발함으로 권하지 않는다.
허벅지뼈가 안쪽으로 내회전이 되어 있어, 다리 전체가 안쪽으로 돌아가 있어서 발까지 내족지 보행을 하는 상황은 '대퇴골의 전염각이 증가' 되어 있다고 한다. 실제 외래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 경우인데, 이런 아이들의 경우 바닥에 앉을 때 양반 다리를 하기보다는 W 모양으로, 발을 뒤쪽으로 엉덩이 옆에 두고 앉는 것을 편해한다. 주로 3-5세 사이에 흔하게 발견되며, 성장함에 따라서 대퇴골의 전염각의 감소하여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일반적으로는 특별한 처치 없이 경과 관찰을 하며 만으로 8세 이상이고 스스로 반대쪽 발에 걸려서 넘어질 정도로 심할 경우에만 수술을 고려한다.
글을 읽으면서 모야, 결국엔 다 그냥 두고 보는 거야? 하실 수도 있다. 맞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보조기나 추가적인 치료 없이 두고 보면 좋아진다. 정말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것인가에 대해서 마음이 불안함을 너무나 이해한다. 그리고 꽤 다수의 비 양심적인 의사들은 엄마의 이 불안 감을 파고든다. 비양심적인 의사들은 불안감을 파고들고, 대학병원에 있는 의사들은 엄마들의 불안감을 이해할 수 없다. 나 조차도 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까지는 이해하지 못하였는데 하물며, 남자가 대부분이며, 가정보다는 일을 중시하는 정형외과 특성상 대부분의 의사들은 소아정형외과에 대한 지식은 있으나,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다. 그러기에 정말 아이한테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걸까 불안한 부모의 마음은 누구에게도 이해받지 못한다.
전공의 시절, 아이가 뼈가 부러져서 깁스를 해야 한다고 설명하는데 그럼 유치원에 갈 수 있냐고 물어보는 엄마를 이해하지 못하였다. 지도교수님께서 안짱다리는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진다고 설명을 해주셔도 진짜 보조기 안 해도 되냐고 몇 번씩 반복적으로 물어보는 엄마들을 보며 답답하였었다.
그런 내가 첫아이를 임신하였을 때 아이가 괜찮을지, 정말 문제가 없을지에 대해 마음이 불안하여 아이가 태동이 있기 전에는 혼자 일주일에 한 번은 초음파 실에 가서 아이가 움직이는 것을 몰래 확인하며 의사로서의 입장이 아닌 엄마로서 보호자로서의 입장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물론 둘째를 임신하였을 때는 병원도 제때 가지 않고 관리도 잘 못해서 산부인과 선생님 뵙기가 민망하였던 기억이 있다. 첫 아이 임신 중 있었던 소소한 에피소드 들에 대해서는 다른 글에서 풀고자 한다.)
의사이기 전에, 양가 도움 없이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으로서 말씀드립니다.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