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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퍼엄마 Aug 28. 2024

운동으로 하나 된 우리 가족

개학을 하면서 헬스를 다시 시작했다.

여름방학에도 헬스장을 다닐까 생각했지만 방학이라 애들 데리고 이곳저곳 다니다 보면 빠지는 날이 많을 것 같아 미뤄둔 상태였다. 2학기가 시작되면 당분간은 정신없이 바쁠 테지만 원래 바쁠 때 일을 더해서 몰아치는 것이 나의 스타일이다. 그리하여 8월 15일 광복절에 헬스장을 다시 찾았다.


오랜만이었다.

2021년, 코로나가 대유행이던 시절 남편이 일을 쉬게 되었다. 위기가 기회라 생각하고 집안일과 육아를 전적으로 남편에게 맡겼다.

"남자들도 육아휴직 쓰는 시대인데, 그냥 육아휴직 했다고 생각해!"

그동안 남편의 퇴근이 늦었기 때문에 퇴근 후 독박육아에 적잖이 지쳐있을 무렵이었다. 저녁 없는 삶이 오랫동안 이어졌고 회식이 있는 날도 아이 둘을 혹처럼 달고 나가야 했다.

남편에게 육아를 맡기고 제일 먼저 한 일은 헬스장에 등록하는 거였다. 그리고는 퇴근하고 집이 아닌 헬스장으로 향했다. 처음으로 pt도 받았다. 그동안 가격 때문에 엄두도 못 냈는데 남편도 실직한 상황에서 무슨 생각에서였는지 거금을 투척했다.

 

그때 매일 두 시간씩 운동하고 식단까지 하면서 살이 10kg 정도 빠졌고 내친김에 6개월 후 바디프로필까지 찍었다. 지금은 전생같이 아득하기만 하다.

그때부터 꾸준히 해왔다면 아마 지금쯤......


아무튼.

헬스를 다시 시작했다.

시간은 퇴근하고 둘째를 피아노 학원에 보내고 그 사이!!!

퇴근하고 지쳐서 구겨진 종이처럼 집에 들어오곤 했는데 헬스를 시작하고는 다시 힘이 솟는다!

일단, 너무 재밌고, 트레이너선생님의 우쭈쭈 칭찬 릴레이에 어깨가 마구 솟는다.

"어머! 회원님~ 욕심난다!! 에이스네!!"

트레이너선생님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젖 먹던 힘까지 짜내는 중이다. 덕분에 어젠 너무 무리를 했는지 팔에 알이 단단히 뱄다.


즘 아들도 운동에 꽂혀서 매일 맨몸 운동을 엄청 하는데 엄마가 헬스장에 다닌다고 하니 너무 부러워한다. 구경시켜 줄 겸 한 번 데리고 갔더니 눈이 돌아간다.

고등학생되면 보내주겠다 달랬더니 그동안 집에서 할 수 있게 운동기구를 사달라 한다.

남편은 문틀에 풀업바를 달아주고 밴드와 아령, 푸시업바도 사다 줬다. 이러다 홈짐이 될 기세이다. 덩달아 막내도 오빠를 따라 운동을 하겠다 한다.


"우리 가족 다 운동하는데 아빠만 안 하네?!"

"우리 집에선 아빠가 젤 뚱뚱하잖아!!"


아들과 딸의 말에 남편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밤 9시에 아들이랑 나가서 열심히 뛰고 옷이 흠뻑 젖어 들어왔다.

"밖에 비 와??"

"아니, 땀인데?!"


오늘은 아들이 푸시업 대결을 하자길래 엄마는 팔이 아파 움직일 수도 없다 했더니 그럼 스쿼트를 하자고 한다.

스쿼트를 20개씩 3세트 하고 나니 에구에구 소리가 절로 난다.  

'엄마는 그만~"을 외쳤고. 그대로 누웠다.

 다리 수난시대다.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ㅎ

운동하는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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