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소연 Apr 07. 2020

소비자는 낯선 익숙함을 선호합니다

20%의 새로움으로 말하기


# 소비자가 좋아하는 방식은 낯선 익숙함입니다

 

사람들은 새로움에 열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순도 100% 새로움에는 냉정합니다. 이질적이라 거부감이 먼저 들기 때문입니다. 가장 선호하는 것은 ‘낯선 익숙함’또는 ‘익숙한 낯섦’입니다. 이미 익숙한 제품,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20% 수준의 새로움이 더해질 때 호감이 상승하면서 마음이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영화 산업을 봐도 이 경향은 두드러집니다.      


이미 친숙한 상황을 낯설게 바꾸기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동물 버전을 바꾸면? - 라이언킹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야기 속 마녀가 사실은 악당이 아니라면? - 말레피센트

 친숙한 히어로들이 팀으로 움직인다면? - 어벤저스     


익숙한 영웅 스토리에서 변화의 계기를 바꾸기


 ‘평범한 존재가 어떤 계기를 만나 영웅으로 성장한다.’    

 

   ① 어떤 계기가 초능력이라면? 스파이더맨, 플래시 등

   ② 어떤 계기가 존재라면? 킹스맨, 드래곤 길들이기 등

   ③ 어떤 계기가 사건이라면?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비슷한듯 다른 히어로들 (사진 : 픽사베이)

그러니 우리가 소비자에게 마케팅할 컨셉을 기획할 때도 이 규칙을 기억하시면 좋습니다.




# 좋은 아이디어는 조금 낯설게 말하기부터 시작하세요     


식품 회사에 다니는 문 과장은 겨울이 싫습니다. 담당 분야가 아이스크림인데, 겨울만 되면 매출이 급감하거든요. 추워서 손이 꽁꽁 어는 계절에 누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려고 하겠어요. 경영진도 이 사실을 잘 알면서도 좋은 방법을 생각해내라 채근입니다.


광고를 늘리고, 판촉 프로모션을 할 수도 있겠지만 효과가 그다지 크지는 않을 겁니다. 저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방법의 하나는 ‘낯선 익숙함’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대단히 새로운 게 아닙니다. 익숙함에서 낯선 요소를 살짝 넣은 방식이 대부분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아이디어를 꺼내야 할 때는 상황을 낯설게 바꿔서 다시 한번 물어보면 의외로 길이 보이곤 합니다. 저는 고민에 빠진 문과장님께 상황을 낯설게 만드는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아이스크림을 겨울에 따뜻하게 먹을 수는 없을까요?

우리가 떠올리는 전형적인 아이스크림 이미지 (사진 : 픽사베이)


‘아이스크림은 겨울에 안 팔린다. 겨울에는 따뜻한 걸 선호하지 차가운 걸 먹고 싶어 하지 않기 때문이다’가 문제라면 아이스크림을 따뜻하게 먹으면 해결될 일입니다.




# 낯설게 말하고 나면 방법이 보입니다     


문 과장은 ‘아이스크림을 겨울에 따뜻하게 먹는다’라는 질문으로 고민에 빠졌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따뜻하게 먹는다니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네요. 탕비실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숨 쉬고 있으려니 인턴사원이 다가옵니다.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물어봐요.     


  “혜정씨, 혹시 아이스크림을 따뜻하게 먹는 법 알아요?”
  “네? 아뇨. 한 번도 그렇게 안 먹어봤는데요.”
  “그렇지? 단 걸 따뜻하게 마실 리가 없잖아.”


  고개를 끄덕이며 나가려는 문 과장을 향해 인턴이 덧붙입니다.     


 “코코아는 달아도 따뜻하게 마시잖아요. 그리고 생각해보니 요즘 뜨거운 고구마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 얹어 먹는 것도 유행이에요”


그렇습니다.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디저트를 따뜻하게 먹는 방법은 이미 있었습니다. 게다가 따뜻하게 먹는다는 것이 꼭 아이스크림 온도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상황을 말할 수도 있는 거죠.


이 기준을 적용하면 소비자에게 익숙한 ‘아이스크림을 겨울에 따뜻하게 먹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아이스크림 자체를 따뜻하게 먹는 방법입니다.


투게더, 월드콘 등의 인기 아이스크림을 파우더로 만들어 코코아처럼, 화이트 초콜릿처럼 타 먹는 겁니다. 맛있게만 만든다면 낯선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보다 초기 입소문 효과가 훨씬 클 겁니다.


둘째, 아이스크림을 따뜻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겁니다.


뜨거운 에스프레소 위에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올려 먹거나 고구마, 와플 등과 함께 먹는 방식입니다. 활성화하려면 다양한 레시피가 폭발적으로 공유되어서 유행하도록 마케팅을 해야겠네요.


셋째, 아이스크림을 따뜻한 상황과 함께 먹는 경우입니다.


찜질방에서 땀을 쭉 빼고 난 다음에 먹는 건 아무리 겨울이라도 식혜 같은 차가운 음료입니다. 땀을 흘리는 순간들을 고민해보면 기존에 없던 시장과 소비자가 보일 겁니다.         


아이스크림을 따뜻하게 먹을 수는 없을까? (사진 : 픽사베이)


그림으로 표현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어때요? 새로운 마케팅 기획을 해보실 길이 보이지 않나요?

출처 : 박소연 브런치


오늘도 사방에서 쪼임 당하며(ㅠㅠ) 고군분투하고 계시는 많은 기획자들과 마케터 분들을 응원합니다 :)



일하는 사람의 언어 도구로 '진짜 워라밸'을 얻고 싶으신 분께 추천합니다.

책 바로 가기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말합니다


이전 06화 모호한 내용은 자세하게 얘기해도 모호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