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 나한테는 글쎄 그저 그랬던 영화 -
영화 광고 중에서 '잠'이라는 홍보를 매우 많이 본 것 같다.
대체로 경험상 인스타그램에서 엄청 많이 나오는 광고 영화치고는 제대로 된 영화를 본 적이 없는데,
그렇게 속고도 이번에 또 속아본다 하는 생각으로 보게 되었다.
그런데 느낀 점은 예고편이 다했다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예고편 말고는 볼게 뭐랄까 딱히 없다는 점? 그저 강유미랑 이선균이 연기를 잘한다는 점?
분명 뭐랄까 예고편에서는 좀 더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연출되었는데, 막상 까고 보니까 공포물보다는 미스테리물이 맞다고 해야할까? 그런 느낌인다.
그리고 공포영화에서 가장 안좋아하는 클리셰가 하나 있다.
그건 바로 뭐 시작할 때 항상 동물부터 죽이고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공포영화의 한계가 이 부분이겠지만, 아무튼 뭔가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징조를 관객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는 키우는 동물부터 건드리는게 제일 쉬운 방법이지만 그걸 너무 쉽게 쓴다면 뭐랄까 아쉽다고 느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큰 감명은 생각보다 영화는 영화를 잘 아는 사람이랑 봐야 좋다는 것이다.
영화를 보고 지인이랑 이야기를 나누어봤는데, 되게 한 장면 장면을 깊게 이해하고 그것을 적용하여 해석을 하는 것을 보았다. 아니 나는 그냥 표면적인 인간이라서 보여주는 장면 그대로 이해했는데, 친구는 거기에 감독이 의도한 바를 찾더라고
그런 점에서 사과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진 것을 표상으로만 보는 사람은 그냥 사과가 떨어진 것이지만 그 안에 있는 함축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사람은 중력의 개념을 떠올리는 것처럼 기본적인 판단능력과 더불어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랑 영화를 본다면 더욱 알차다는 점이다.
- 결국 해석에 관한 문제에 관하여 -
결론적으로 말하면 엔딩장면에 관한 해석이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진짜 접신을 해서 그로부터 해방되었다는 견해고 다른 하나는 극 중 캐릭터의 연기라는 점이다.
대체로 정설은 연기를 한것으로 흐른다. 나는 표면적인고 표상적인 것에 휘둘리는 사람이기에 나오는 연출과 보이는 현상이 자연스럽게 빙의였기 때문에 당연힌 그런 줄 알았는데 앞서 말한 분석 잘하는 지인의 의견을 듣다 보니 그 말이 맞는거 같다.
그 해석의 근거는 몇가지가 있는데,
1. 극 중 캐릭터가 해당 인물에 대한 연기를 몇번 했다는 점
2. 극 중 캐릭터가 굉장히 연기를 잘한다는 점
3. 빙의 한 영혼이라 판단되는 인물의 가족 정보가 먼저 노출되었기 때문에 연기를 했다고 가정했을 시 생기는 개연성
4. 최종적으로 빙의가 풀렸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은 연출
이런 느낌으로 결국 진짜 빙의가 된게 아니라 연기라고 말하는 것이 더욱 합리적이라고 해석한다.
물론 나의 의견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해당 근거에 대한 반박의견을 할 수는 없고 마찬가지로 주장에 대한 근거를 들 수는 있다.
1. 극 중 캐릭터가 연기를 해야겠다고 다짐한 감정선의 비개연성
2. 최종적으로 빙의가 풀렸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다는 점
3. 그와 관련해서 몽유병 상태에서 증상을 맨정신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점의 비개연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