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625일상일기
01. 서울사람으로
지난 월요일 이삿짐을 제주에서 서울로 보내고, 화요일 서울에서 이삿짐을 받았다. 시원섭섭한 마음이 남아서인지 서울의 땡볕더위가 달갑지만은 않았다. 사실, 제주로 내려갈때 주소지변경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제주에 사는 서울사람이었지만, 다시 서울사람이 되는 적응기간이 필요해보였다.
02. 이삿짐정리의 시작
이사업체가 떠난 후, 화요일 오후부터 본격적인 이삿짐정리가 시작되었다. 이제 이삿짐정리엔 도가 텄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쌓인 짐들과 마주하니 기가 빨리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어차피 해야할 일. 마음을 다잡고 한 공간 한 공간씩 정리를 해나가다보니 다음날 집안 정리가 얼추 끝이났다.
03. 이사도 나를 알아가는 과정
- 나름 미니멀리스트
이사할때면 늘 듣는 말이 있다. “왜 이렇게 짐이 없어요?” 신혼때는 신혼이라 그리 말하는 줄 알았고, 이후에는 그냥 하는 말인 줄 알았는데 정말 그런가 보다.
간혹 친구들이 와도 “너네 옷은 어디다 두고 살아?” 라든가 하는 식으로 짐이 없음이(?) 드러나고는 한다. 그러고보면 다른 친구들 집과 다르게 가전을 비롯해 우리집이 없긴 뭐가 많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그게 우리 부부 취향인 것도 같고…
-나름 변해가는 일상
이삿짐 정리할때 내가 애지중지 눈에 띄는 곳에 배치하는물건이 달라지곤 한다. 저번 제주로 내려갈 땐, 커피 프렌치프레스. 이번엔 캘리용품들. 제주에서 힐링한답시고 커피프렌치프레스를 유리선반 맨 앞에 진열했던 기억이 난다. 정말 신기했던 것은 힐링을 찾으면 찾을수록 내가 하고픈 일에 생산적으로 열중할 수 있게 되었던 것… 그리하여 서울로 올라온 지금 시점에는 캘리용품이 제주로 내려갈 때보다 두 배이상 늘어났다.
04. 이사를 마치며
이사는 늘 힘들다. 체력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그러나 새집(우린 이전에 살던 집이긴 하지만)에 정붙이는덴 이삿짐정리만한게 없다. 내 살림을 정리정돈하면서 우리집 곳곳과 인사나누고 정붙이는 시간. 하고나면 몸살이 날똥말똥 죽을맛이지만 마음이 장소에 깃드는 시간. 그 시간이 이삿짐정리를 하는 기간인 것 같다.
다 끝내고 나니 속이 시원합니다만,
피로회복제 한 잔 들이키고 자려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