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다
드디어 석사를 졸업했다. 논문을 쓰는 동안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석사 졸업을 위한 논문을 대학원 지원팀에 제출하고 나니 속이 후련하고 너무 행복했다. 8월 학위 수여일이 다가오는데 가족들이 함께 모여 축하를 해줄 예정이라 너무 두근거리고 기대된다. 7월은 그동안 힘들었던 것들을 보상받고 싶은 마음에 푹 쉬고, 또 푹 쉬었다. 물론 연구실 출근은 계속하고 있어서 생각보다 푹 쉬고 있지는 못했지만.!
짧은 방학을 돌아보며
논문 제본을 맡기면서 마음이 편해진 뒤로 짧은 방학 아닌 방학을 보내게 되었다. 추억해보면, 최종 심사 전 논문 검토를 요청했던 학부 시절 조교쌤과 오랜만에 만나 데이트를 했다. 이번 논문 검토도 엄청 꼼꼼하게 봐주셔서 '역시 박사 선배님~' 하면서 너스래를 떨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만나지 못했던 친구도 만나 논문을 전달해주고 그간 밀려왔던 수다를 떠느라 하루를 다 보냈던 일도 생각이 난다. 친구가 동네 카페도 찾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면서 거의 3년 만에 만났지만 엊그제 만난 것처럼 너무 편했더랬다. 친정에 다녀온 것처럼 친구가 감자, 고춧가루, 깨를 바리바리 싸주는데 왜 이렇게 웃음이 나던지. 언제나 고맙고 또 고마운 친구다. 함께 있으면 시간이 순식간에 없어져 녹아버리는 사람과 추억도 쌓고, 짧은 고향 방문을 해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동친과 짧은 산책도 하고. 푹 자고, 잘 먹고, 잘 쉬었다.
가족들과 상의하여 박사는 국내에서 진행하기로 이야기가 되었다. 물론 내가 하고 싶다고 너무 당연하게 박사를 진학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에 갑자기 긴장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짧은 방학이라는 표현이 참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담이지만 덧붙이자면 이 결정을 친구들이 더 좋아했다. 말은 안 했지만, 너는 한국에서 박사를 하게 될 거야 하면서 주문을 걸었던 친구도 있었더랬다. 어찌나 귀엽던지. 너희들 덕분에 내가 웃는다.)
다시 시작
8월이 되니 다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박사 진학은 내년 3월로 예상하고 있지만, 연구 계획서 준비도 해야 하고 학회지 준비도 해야 한다. 지난번 짧게 글로 적었던 방구석 학당도 계속 나가고 있다. 갑작스럽게 8월 중순에 진행하는 저자와의 토론에서 토론을 맡게 되었다. 지난 주말 방구석 학당에서 발표했던 여성주의적 관점의 표를 좀 더 정리해서 그것을 바탕으로 토론을 진행해주면 어떻겠냐는 참여 교수님의 제안에 부담스럽지만 해보겠다고 했다.
부담스럽진 않지만 그렇게 가볍지도 않은 지도교수님의 소통 세미나 참여도 8월부터는 적극적으로 하려고 한다. 두 번의 발표도 예정되어 있다. 공부의 감을 잃지 않으려고 조그마한 세미나 같은 것들도 알아보려고 하는 중인데 내가 또 일만 벌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떤 연구를 해야 하는가
박사 지원을 위해 연구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나는 어떤 연구를 할 것인지 고민을 해야 하는 지점이 다가온 것 같다. 미디어의 기억과 재현에 대한 관심이 있는데 미디어 쪽은 주제가 빠르게 변화한다고 해서 나와 맞을까도 고민이 된다. 다시 학부 전공으로 돌아가야 하나 생각도 들고.. 그런데 지도교수님께 지원을 하겠다고 말씀을 슬쩍해놓기도 해서 머리가 복잡하다.
대학원에서 친하게 지내는 쌤은 요새 논문을 쓰고 여러 가지 활동을 하느라 정신이 없는 것 같다. 쌤도 얼른 만나서 수다 떨고 싶은데, 항상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 분이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나도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나 응원하고 있다.
글 좀 써 글
친구가 글을 좀 쓰라고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최근 친구도 글쓰기 모임을 나가 일주일에 하나씩 글을 쓰고 있다. 오랜만에 글을 쓰며 글 쓰는 게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친구가 새삼 내가 대단하다고 느껴졌다고 이야기해줬다. 나도 부족한 글인데 언제나 친구들은 응원해주고 등을 두드려준다. 부끄럽지만 나는 내 친구가 더 대단하다고 느낀다. 언제나 무언가를 하려고 노력하고 시도하는 네가 항상 멋지다고 생각해. 함께 글 쓰면서 함께 추억을, 생각을 쌓아가보자.
친구에게 글을 써보겠다고 했지만 막상 글이 써지지 않아 한참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어제는 다른 친구가 최근 글에 좋아요를 눌러주었다. 글을 쓰라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좀 써라 하는 압박이 느껴지기도 했고,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지 알려주고 싶기도 했다.
오늘의 글은 항상 응원해주고 지켜봐 주는 친구들 덕에 쓰는 글이다.
이 글을 볼지는 모르겠지만, 이번에 나와 함께 석사 졸업을 한 오랜 친구에게도 자랑스럽다고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자주 연락을 하지는 않지만, 나는 항상 너의 삶을 응원한다고. 너의 평안과 안녕을 기도한다고 이렇게나마 짧게 적고자 한다.
잠깐 갓생 산다고 지키지 않았던 일주일에 글 한 개 발행을 슬슬 시작해볼까 한다~!
일주일에 한 개는 어렵다면.. 이주일에 하나라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