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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범수 Mar 21. 2019

고혈압인데 사랑해도 될까요?

혈압 높은 사람을 위한 생활 가이드

우리나라 30세 이상 고혈압 환자 중 절반은 자신이 환자인 줄 모른다. 알고 있다고 해도 그 절반은 혈압을 조절하지 못한다. 고혈압은 노인들 문제라는 인식 때문이기도 하고, 혈압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생긴 문제일 수도 있다. 알듯 모를 듯, 하지만 반드시 알아둬야 할 고혈압 관련 상식들을 문답 형식으로 모아봤다.

◆혈압이 높지 않은데 약을 왜 계속 먹어야 하나

혈압약은 일시적으로 혈압 수치를 낮춰주는 것이지 원인을 치료해주지 않는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고혈압에 진입한 사람은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


혈압 조절의 목적은 높은 혈압이 야기할 수 있는 각종 합병증(심장병, 신장병, 혈관질환, 동맥경화증)을 예방하거나 발병을 늦추는 것이다. 다만 혈압이 일정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조절될 경우 의사 판단에 따라 약을 줄이거나 끊어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대부분 혈압이 올라가서 결국은 약을 다시 먹어야 한다.

◆잴 때마다 다른 혈압… 고혈압인가 아닌가

혈압을 측정할 때마다 수치가 크게 바뀐다면 두 가지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 우선 '백의(白衣) 고혈압'이다. 의사 앞에서(혹은 병원에서) 혈압을 재면 더 긴장하게 돼 혈압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다. 혹은 혈압을 재는 방법이 잘못됐을 수 있다(혈압측정법 표 참조). 올바른 방법으로 혈압을 재되, 한자리에서 2∼3번 재고 그 평균을 낸다. 2주 뒤 같은 방법으로 다시 한번 재고 또 평균을 낸다. 두 평균값을 더하고 나눈 최종 평균값이 가장 실제에 가까운 혈압 수치다.  

◆소금 말고 고혈압에 좋지 않은 음식은?

짜게 먹는 습관이 혈압에 좋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소금 섭취를 줄이면 혈압이 상당 수준 떨어진다.

하지만 소금 외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음식들이 많이 있다. 동물성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간 달걀노른자, 간, 곱창, 오징어 등과 튀긴 음식, 소시지, 생선 내장, 과자류, 피자 등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이들은 혈압을 직접 높이지 않지만 혈압과 함께 합병증의 원인이 되는 다른 인자들을 악화시킨다.

술, 담배도 마찬가지다.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혈관질환에 좋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렇다고 음주를 권장할 수는 없다. 육류 섭취는 회피할 필요가 없다. 뚜렷한 신장장애가 없는 한 단백질 섭취는 제한하지 않는다. 커피는 혈압을 일시적으로 상승시키지만 장기적인 악영향은 없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커피에 포함된 크림은 콜레스테롤이 높으므로 주의한다. 매운 음식도 고혈압과는 상관없다.

◆고혈압 환자가 성생활해도 될까


기본적으로 회피할 이유는 없다. 단 혈압을 잘 조절하고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성관계 도중에는 혈압이 올라가지만 상황이 종료되면 정상으로 돌아오거나 평소보다 약간 더 떨어진다. 학계에서는 고혈압 환자를 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으로 분류해 성행위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표 참조). 대부분 사람은 저위험군에 속하며 이들은 별다른 치료나 평가 없이 일상적인 성생활이 가능하다.

하지만 중간위험군과 고위험군은 심장전문의가 성행위를 다시 해도 좋다는 결정을 내릴 때까지 유보하는 편이 낫다. 성행위 도중 심장질환이 발생할 위험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며 평소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일수록 위험이 낮다. 비정상적인 체위, 배우자 외 상대자, 자기 집 외 장소에서의 성행위, 과식이나 과음 후에는 심장사고 위험이 증가한다.

비아그라 같은 발기부전 약을 복용할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니트로글리세린 등 협심증약을 먹고 있는 사람,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병력이 있는 사람, 조절되지 않는 고혈압ㆍ부정맥 환자, 중증의 간 기능부전 환자, 신부전 환자 등은 발기부전 약 복용이 금지될 수 있다. 자신이 여기에 해당되는지 개인적으로 판단하기 힘들기 때문에 발기부전 약은 임의로 복용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의한 뒤 복용을 결정한다. 

◆고혈압은 남자에게 더 위험할까

그렇지 않다. 통계청 조사 결과를 보면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2배 높다. 폐경 후 고혈압이 생기는 유병률도 여성이 남성을 앞지른다. 여성호르몬이 원인일 수 있다. 더욱이 고혈압은 남성의 병이라는 인식이 있어 여성들의 고혈압을 악화시킨 측면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피임약이 혈압을 다소 올릴 수 있는데 대부분 심한 정도는 아니고 복용을 중단하면 회복된다. 여성 에스트로겐을 함유한 피임약일 경우이며, 최근 피임약에는 그 양이 매우 적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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