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향향 Sep 28. 2024

욜로(YOLO)의 반성

블로그 쓰기


한때 '욜로(YOLO : You Only Live Once)'가 유행이었다. '욜로 하다 골로 간다'는 말이 맞다. 맛있는 거 먹고, 휴가 생기면 꼬박꼬박 해외여행을 가던 나는 땡전 한 푼 모으지 못하고 30대를 맞이했다. 요즘은 'N잡'이 유행이다. 2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것을 말한다. 동생 A는 퇴근 후에 동생 유튜브를 편집하고, 본인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여러 창구로 돈을 벌고 있다. 친구 B는 편집 외주를 받으면서 부수입을 번다. 회사 다니면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으로 부수입을 창출한다는 사람도 꽤 많다고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하는 것도 없으면서 남들과 똑같이 놀고먹으려는 내가 참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선가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도대체 내 월급이 다 어디 갔나' 궁금하면 SNS를 보라고. 2015년부터 기록한 나의 인스타그램 피드를 쭉 돌아보니 어찌나 열심히 놀았던지. 내가 한심해지려던 순간 지난 소비를 생산적으로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블로그를 써야겠다!

 

과거에도 블로그를 썼던 적이 있다. 대학생 때는 연애 이야기를 올렸다. 돈이 없던 대학 시절 '어떻게 하면 돈 없이도 알차게 데이트할 수 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적었다. 운이 좋게 검색 상위에 두 번 정도 노출이 됐다. 첫 번째는 빼빼로데이 키워드가 알고리즘을 탔다. 남자친구에게 줄 빼빼로 케이크를 만드는 포스팅이었다. 두 번째는 웨딩드레스 카페에 간 포스팅 덕분에 방문자 유입이 많이 됐다. 2010년 당시에는 웨딩드레스를 입어보면서 사진을 찍고 커피를 마시는 드레스 카페가 있었다. 그때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지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블로그를 접었다.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 건 결혼 준비를 하면서부터다. 결혼 준비 리스트를 만들면서 공유하고 싶은 정보들을 블로그에 올렸다. 운이 좋게 네이버 연애·결혼 블로그 '썸랩'에서 메인 화면에 노출해 준다는 연락을 받았다. 네이버 메인에 내 사진이 노출됐다. 덕분에 방문자 유입도 꽤 늘었다. 그리고 결혼이 무산되면서 블로그를 닫았다.


최근에 다시 또 블로그를 시작했다. 여행과 맛집 위주로 포스팅을 올린다. 블로그도 트렌드를 잘 읽는 게 중요하다. 여름엔 '계곡 맛집' 포스팅을 올린 걸 많이 봤고, '아이유 콘서트 티켓팅 후기' '흑백 요리사 출연 식당 리뷰'를 올린 날엔 하루 방문자 수가 5,000명이 넘었다. 


아이유 티켓팅 포스팅으로 방문자수 5,000명 기록


철 없이 돈만 쓰면서 살던 지난날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요즘은 퇴근 후 활력소가 됐다. '잘 관리하면 네이버 인플루언서도 가능하지 않으려나?' 기대감도 가져본다. 그래도 지난 기록들이 현재의 나에게 도움이 되는 거 보면,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의미가 있나 보다.

이전 08화 실패한 나에게 위안을 주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