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Love Before the First Sight

by Romantic Eagle

그럼에도 헤어지기를 인정하기가 더 버거운 관계는 존재했다.


심지어 만나기 전부터 나와 그를 만나게 하기 위해 세상이 잠시 다리를 놓아준 것처럼, flat mate를 구하는 그에게 연락을 했고, 그렇게 2019년 7월의 어느 날, 오후 1 시에 그가 나타나 나에게 눈을 맞추고 나를 그의 집으로 데려갔다.


“그 날 이후로 나는 그를 덜 사랑한 적이 없었다.--love before the first sight” 그 날 이후로 그를 덜 사랑한 적 없이 10 개월을 flat mate로 지냈고, 그를 덜 사랑한 적 없다는 말은 내가 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해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후로도 그는 나에게 같은 정도로 “사랑하는” 존재였다라는 뜻이었다. 그래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한정적이고, 얼마나 적은 감정을 극대화 하기에 충분한 도구임을 나에게 증명했고, 그럼에도

“사랑한다”라고 말을 내뱉어야 사회적으로 내 감정을 인정이라도 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둘이 같이 있음이 이미 증명하는 “사랑"을 왜 사회적 프로토콜을 빌려서 “물질화”하려고 했는지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이해할 수 없지만, 그 당시에 아마 나는 “타인의 그에 대한 접근”으로부터 꽤 불안정한 상태였지 않았나 싶다.


어쩌면 그가 같이 있는 순간 이외에 보장하지 않는 애정의 척도가 내 성에 차지 않아서였을 수도 있다.

“남자 친구”, “여자 친구”에 대한 개념에 가까이 살지 않아 버릇한 그와 나로서, 우리 사이를 그렇게 “연인”으로 정의하기도 어색해해야 했던 우리의 풋내 나는 2개월 정도의 “연인 같았음"은 그의 편의를 위해 “좋았던 기억”으로 남아야 하기로 동의되었지만, 나도 인정할 수 있을 만큼의 우리 사이에 대한 “정해진 멀어짐”은 사실, 인정하고 싶지 않아야 하는 “내 억지”로 겨우 유지되는 것처럼 보였다.


이렇게까지 여자가 몰래 혼자 서술해야 하는 억지만큼, 이 여자가 흘려야 했던 눈물은 억지일 수 없었다.

그러나 나는 알아야 했다.

나에게 얼마만큼의 존재라고 해서 바로 그 상대도 나를 그 정도로 여길 수 없다는 것을.


이때 즈음 알아야 했다. 내가 결혼하자고 했을 때, 정중하게 no thank you를 말할 수 있는 그를 여전히 품에 안으며, 각자의 성장 속도가 다르듯, 사랑의 개념에 대한 속도도 달라야 했음을.

그리하여 내가 여러 촉매제를 통해 서른 즈음 깨달은 사랑에 대한 어떠한 정도의 정의를 바로 그 상대도 알아야 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을.

그래서 멋대로 사랑한 게 멋쩍어서 나는 그에게 Thanks for letting me like you라는 말을 해야 했다. 그리고 그는 그 또한 나를 자발적으로 좋아했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겸연쩍은 반응을 보였다.


“That’s not even your prerogative.”


사실 나는 알았다. 그토록 외로워도 괜찮아야 했던, 외로움이 곧 가장 최초의 정체성이 되어야 살도록 프로그램된 나에게, 세상에 대한 나의 정의를 거의 “무”에 가까운 상태로 숨 쉬던 나에게, 비슷한 눈과 숨을 쉬는 그도 나를 무척이나 사랑한다는 것을. 적어도 나에 대한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10개월을 고민했다. 이건 지나가는 감정이라고, 충분히 다룰 수 있고, 단지 같이 사느라 서로에게 조건화되어 좋아하는 것처럼 착각하는 거라고. 그러나, 이런 같이 살 수 있는 “합리적인” 기회가 아니면 어떻게 우리가 만나 서로를 알아내고, 서로를 알아차리고, 서로를 만질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서 늘 나는 그에게 무슨 말이라도 하고 한국으로 돌아와야 했다.


그렇게 혼자 삼키던 좋아한다는 말이 10 개월이 지나자 강력한 “불안적 통증”으로 다가왔다. 그리하여 뱉어낸 나의 고백으로 우리의 just flat mate의 관계는 끝이 났다.

그리하여 깨달은 사실은, 모르면 물어야 하고, 참지 말고 알아내야 혼자만의 동화로부터 깨어날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동화는 happy beginning이었다. Sad ending이 보장된.

LDQG8263.JPG Amager Strandpark. Tame Impala "Yes,I'm chang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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