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뿐히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익숙한 곳의 안개는
오히려 매번 마주하던
창 밖의 그림이 지워지는 신선함을
선물하지만
모르는 곳에서의 안개는
두려움을 준다.
때로는
인간을 잘 알지만서도
타인이라는 맥락은
결코 쉬울 수도
쉬워지지도
알면 알수록
몰라야 하는
대상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때로는 기억의 잃음이
긍정적인 의미일 수 있는
방식으로
그렇다고
요금에 해당하는 바가지를 쓸
정도까지는 가고싶지
않을 뿐이다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에
여기서 정리된
개념이
다음 장소에서
성립되기는 힘들었고,
이 사람과 합의 본
내용으로
다음 사람과
합의를 볼 수 없었다.
비슷한 사람만
만나는 것 같지만서도
개개인의 입장으로 들어가면
결코 비슷한 선로를 선택해
살지 않았고
그렇다고
너무 미지적인 사람과의
대화는
여러 의미로
불편했다
타인에게
읽히고 싶지 않지만
타인을
읽을 수 있어야
안심이 되는
안개가 걷혀야
편안한 것은
나만 추구하는 장면은
아닐 방식으로
모든 조건을
다 배제하고도
만나고 싶어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이성이 통제할 수 없는
어느 영역의 소관이라 생각한다
더 잃을 감정이 없다
여겨도
순간적으로 겪어야 하는 감정은
있었고
그런 상실감을 겪으면서도
이것이 나를
실제로 잃을 정도는 아님을
이해하는 정도로
살고 있지만서도
매번의 기대가
매번의 시도가
실패로 귀결되기에
본인에게 당황스러움만
남길 때가 있다
어쩌면 그 당황의 구간도
나라는 사람이기에
견뎌야 하는 특수 구간이라
여기면
덜 억울한 방식으로
억울하다는
자기 판단만
버리면
그냥 오늘을 열심히
사는 사람만 남을 것이었다.
내가 다니는 직장은
오늘 쉬지 않는다.
왜이렇게 아침 공기가
가벼운지 의아해 했는데
역시 나 이외의 많은 사람들의
오늘이
꽤 가벼울 방식으로
오늘 버스에는
사람이 덜 탈 것임이
오늘의 버스는
가벼울 것임이
기뻐야 하는 출근하는 자의
하루는 이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