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알리는 온도가
그리움이 없는 시공간을
그리운 듯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의 제 자리에
내 욕심을 개입시키면
나만 불행한 사람이
됨을 이해하지만
가는 마음의 속력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 없음이
평생의 한이었던 방식으로
내가 얼마나 많은
한이 맺혔든과 전혀
무관하게 흘러가야 하는
일상은
이 차디 찬 공기보다
더 차가운 것만 같다
사회의 시선은
중요는 하겠지만
자신이 자신을 보는
시선만큼 중요하지 않은 방식으로
어느 정도는
타인의 시선 밖에 나지
않아야
타인이
소정의
거래를 허락하는 것
같았다.
나를 향해
움직이지 않는 마음이
서러워서가 아니라
때로는
그러한 애틋함도
숨겨지고
삭혀지는 사실에 불과함을
이해해야 하는 것이
서러운 것이었다.
더 사랑하지만
더 사랑할 수 없고,
덜 사랑하지만
덜 사랑할 수도 없는
일련의 '것'들이
손님없는 진열대에
덩그러니
포장지 안에서
부패하기를 기다리는 것만
같은.
맘대로 할 수 없는 것들이
있어서
중용을 이해하는 삶을
살 수 있다지만,
그러한 단어를
몰라도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쉽게 말해서
그런 단어를 몰라도
좋으면 좋다고 표현하고
싫으면 싫다고 표현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은 욕심이 있다.
더 쉽게 말해서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