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여 살지말라는 충고

by Silverback

넌센스한 제목을 붙이고 나니, 글을 쓰기 전부터 웃음이 난다. 가만 보면 성경은 우리에게 인간의 상식과 정반대의 율법을 가르칠 때가 많은 듯하다. 아니, 혹, 어쩌면 인간이 오랜 시간 동안 율법과 계명에서 벗어난 생활에 젖어 들어 그렇게 느끼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후후.


인간들은 산업혁명과 첨단과학기술의 진보를 겪으면서, 사람들이 모여 살아야 문명이 발전하고 인류가 풍요해진다고 믿는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는 그러하였다. 사람들이 모이면 혼자서 하지 못하던 힘을 발휘할 수 있고, 혼자서 해결하지 못하던 일을 해결한다. 사람이 모이면 기하급수적으로 인간의 능력이 배가되며, 믿을 수 없을 만큼 높은 효율을 드러낸다. 인간다운 삶이라는 목적의 진보와 편의. 높은 경제적 가치와 물질적 풍요가 우리를 21세기의 현실까지 이끌었던 것이다.


하지만 하나님은 인간들이 모여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자신이 창조한 생명체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고 교감하고 동조하고 기뻐하며, 때로는 슬퍼하며 분노하고 싸우고 다투는 역동적 관계를 예상하였을까. 하나님이 인간을 창조하였을 때, 그 원초적인 근본 취지를 고려해볼 때 인간들이 서로 달라붙어서 모여있는 모습을 기대하였을까?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 거대한 프로젝트를 이행하거나 커다란 힘을 발휘했을 때, 인류에게 도움이 된 것이 많았던가 아니면 피해가 된 경우가 많았던가. 솔직히 나는 잘 모르겠다. 비행기를 타고 다니고, 태어날 때부터 수많은 백신을 맞아가며 건강하게 장수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여 집에 앉아서 음식을 배달시켜먹는 일들을 생각하면 사람들이 모여서 참 많은 것을 창조하고 이룩했다고 믿게 되지만, 거꾸로 역사 속의 그 수많은 전쟁과 학살, 셀 수도 없는 무기와 핵폭탄, 또한 측량할 수 없이 많이 파괴된 환경과 생태계를 위협하는 일들을 생각하면 그 반대의 생각도 든다.


일단 교회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것을 추구한다. 목사들이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목사 안수식을 받은 후 스스로 신축 교회를 세워서 개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그마한 상가건물 2층 한 구석에라도 들어가서 월세를 내어가며 시작해야 한다. 신앙이라는 신성한 영역에 침투한 경제적 압박. 교회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최우선의 과제로 생각하는 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은 어떤가. 능력이 있고 학벌이 좋은 사람들을 모아들여야만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고, 대량으로 판매를 하여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학교는 어떤가. 학생수가 많아야 학교에 들어오는 돈이 많을 테고, 그렇게 해야 수준 높은 교수를 많이 채용할 수 있고 번듯한 강당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야 사회나 언론, 정치계에 큰 목소리도 낼 수 있을 것이고 기업들에게도 성능좋은(?) 인력을 공급해줄 수 있을 것이다. 정치인은 어떤가,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서 당선이 되려면 수많은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연설을 해야 하고, 대다수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을 만들어야만 살아남는다는 사실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아파트는 어떤가. 1,000 세대가 넘는 대단지 정도 되어야 주변에 학교와 병원, 각종 편의시설과 상업시설이 들어서게 되고, 구청과 시청에 막강한 민원을 넣기가 용이하며, 아파트 값도 안정적이다. 군대는 어떤가, 적을 무찌르고 파괴하기 위한 집단이니 모이면 모일수록 힘이 커지는 것은 더 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패싸움은 어떤가. 설명할 필요조차 없다.


성경에서는 인간들이 모여들고, 그룹을 만들고, 당을 지어 인간의 힘을 넘어선 것을 계획하거나 도모하는 것에 대하여 고압적인 자세로 경고하고 있다. 내가 보기에, 하나님은 인간을 창조할 당시, 생명 하나하나 각자 모두 너무 뛰어나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그 존재들이 모이면 분명히 스스로 신을 능가하는 힘을 발견했다는 자만심에 빠질 것이 뻔하다고 생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성경 곳곳에서 무리 짓거나 당짓는 행위에 대해서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인간들이 하늘에 닿기 위해서 높은 바벨탑을 쌓을 때, 하나님이 그것을 직접 뽀개(?)버리고 하나의 언어를 사용하던 인류에게 여러 가지 언어로 분리하여 서로를 흩트려놓은 것은 대단히 엄중한 메시지를 전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님은 인류가 모여서 집단행동을 할 때 얻는 이익보다 잃는 것이 더 크다고 판단했을 것 같다.


말인지 막걸린지 모를 소리를 내는 수많은 정치집단들과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기 위해서 공공에 피해를 주는 기업집단들, 오늘도 지구촌 어딘가에서 핵무기 하나라도 더 만들 궁리를 하는 비범한 군사집단들, 자신들이 신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착각하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는 여러 집단들의 쓸쓸한 수고를 상상하며, 비현실적인 소고를 마친다.




[민수기 16:1-2]

레위의 증손 고핫의 손자 이스할의 아들 고라와 르우벤 자손 엘리압의 아들 다단과 아비람과 벨렛의 아들 온이 당을 짓고 이스라엘 자손 총회에 택함을 받은 자 곧 회중에 유명한 어떤 족장 이백 오십 인과 함께 일어나서 모세를 거스리니라.


[갈라디아서 5:19-21]

육체의 일은 현저하니 곧 음행과 더러운 것과 호색과 우상 숭배와 술수와 원수를 맺는 것과 분쟁과 시기와 분냄과 당짓는 것과 분리함과 이단과 투기와 술 취함과 방탕함과 또 그와 같은 것들이라 전에 너희에게 경계한 것 같이 경계하노니 이런 일을 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것이요.


[사도행전 23:12]

날이 새매 유대인들이 당을 지어 맹세하되 바울을 죽이기 전에는 먹지도 아니하고 마시지도 아니하겠다 하고


[로마서 2:6-8]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그 행한 대로 보응하시되 참고 선을 행하여 영광과 존귀와 썩지 아니함을 구하는 자에게는 영생으로 하시고 오직 당을 지어 진리를 좇지 아니하고 불의를 좇는 자에게는 노와 분으로 하시리라


[유다서 1:18-19]

그들이 너희에게 말하기를 마지막 때에 자기의 경건치 않은 정욕대로 행하며 기롱하는 자들이 있으리라 하였나니 이 사람들은 당을 짓는 자며 육에 속한 자며 성령은 없는 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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