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결〉

관계의 간격은 호흡이다 1

by 리다

어떤 관계는 흐릿하게 멀어지고,
어떤 관계는 이유도 없이 서늘해지고,
어떤 관계는 설명할 수 없는 피로가 온다.

예전에는 그게 모두 ‘거리’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너무 멀어졌거나, 너무 가까워졌거나.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거리는 하나도 변하지 않았는데
관계가 흩어지는 순간이 있었다.

그때 깨달았다.
사람 사이에서 변하는 것은 거리보다
호흡이라는 것을.

누구는 조급해하고
누구는 천천히 숨을 쉰다.
누구는 말을 쏟아놓고
누구는 오래 담아둔다.
누구는 빠르게 다가오고
누구는 한참을 서성이다 겨우 한 걸음 내딛는다.

서로의 호흡이 어긋나는 순간,
관계는 흔들렸다.
어떤 말이 날카롭게 들렸던 날도
사실은 그 말 때문이 아니라
그날의 호흡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사람을 잃은 줄 알았다.
내가 잃은 것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람과 내가 함께 만들어온 리듬이었다.

리듬을 되찾는 일은
사과보다 어렵고
이해보다 오래 걸린다.

기다려주는 일.
말을 아껴두는 일.
말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아는 일.

그리고,

그 사람의 속도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어 보는 일.

그렇게 하면
떨어졌던 결이 조금씩 다시 맞춰졌다.

어쩌면 관계라는 것은
가까이 다가가는 일이 아니라,


서로의 호흡을
조금씩 조절해 가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관계의 간격은 호흡이다.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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